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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고정관념을 뒤집어라! - 터커 & 데일 Vs 이블

다크맨 다크맨
196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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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커 & 데일 Vs 이블 (2010)

고정관념을 뒤집어라!


뭔가 화끈하고 유쾌하면서 재미도 있고 뒷끝도 좋은 피범벅 영화가 없을까? 왜 없겠어요. 당연히 있습니다. 엘리 크레이그 감독의 <터커 & 데일 Vs 이블>이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며, 따분한 시간을 단번에 날려줄겁니다. <터커 & 데일 Vs 이블>은 호러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들을 뒤집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애정이 가는 두 캐릭터의 등장, 그리고 이색적인 바디 카운트의 구성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물론 난도질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무자비한 신체훼손의 스펙터클도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숲속의 오두막을 구입한 터커와 데일이 집을 수리하면서 낚시도 하고 평화로운 여유를 만끽하려고 하는데, 놀러온 대학생들과의 만남으로 계획에 큰 차질이 일어납니다. 터커와 데일의 본심은 그게 아닌데,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튀면서 죽음의 그림자가 그들과 함께 하는 거죠.


우선 이 영화가 호러 영화들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 점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겠죠. 많은 호러 영화들이 시골 오지에 사는 사람들을 무자비한 악당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들은 무식하고 힘이 세며, 괴물이나 사이코패스 같은 상종 못할 부류로 자주 묘사되곤 합니다. 그에 반해 도시에서 온 젊은이들은 마약과 섹스를 즐기긴 해도 일방적으로 당하는 희생자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터커 & 데일 Vs 이블>은 이런 난도질 영화들의 클리셰를 뒤집어 놓았습니다.

 

tucker2.jpg


<터커 & 데일 Vs 이블>은 굉장히 잔혹하지만, 기본적으로 코미디 영화입니다. 포스터부터 흉악하게 생긴 남자 둘이서 대량 살인을 할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은 오해와 소통의 부재로 빚어지는 참극입니다. 터커와 데일의 강렬한 외모 덕분에 오해가 생기고, 오해는 끔찍한 사고를 낳고, 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많은 죽음으로 이어지게 되죠. 모름지기 첫인상이 중요한데, 불행히도 남을 진심으로 돕고 싶어 하는 선의의 마음을 가진 터커와 데일은 누구에게도 긍정적인 첫인상을 주기 힘든 외모입니다. 그냥 피하고 싶은 면상들이죠. 더욱이 한적한 호수 주변이나 숲에서라면 그들의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두려움과 공포를 줄 수 있습니다. 


터커와 데일은 놀러온 대학생들과 마주칠 때마다 매번 웃음의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쟤들은 외모만 봐도 사이코 살인마가 분명해! 대학생들의 이런 편견과 고정관념이 어이없는 상황을 초래하며 피를 부르게 되는데, 여기서 웃음의 타율이 굉장히 좋습니다. <터커 & 데일 Vs 이블>의 코미디는 억지스럽지 않고 무심한 듯 자연스러우며 능숙하게 흘러갑니다. 생긴 것과 달리 친근함과 호감을 끌어내는 터커와 데일 두 캐릭터를 잘 만들었기에 가능한 것이죠. 이 영화를 재미있는 코미디로 끌고 가는 것은 전적으로 캐릭터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터커와 데일 두 캐릭터의 케미스트리는 훌륭합니다.


영화의 주요 볼거리인 바디 카운트 역시 무척 영리하게 짜여 있습니다. 살인마가 갑자기 등장해 찌른데 또 찌르고 목을 베고 척추를 쑥 뽑아버리는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터커 & 데일 Vs 이블>의 죽음은 어처구니없이 벌어지는데, 하나의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에요. 데일이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다 벌집을 건드리게 됩니다. 벌들은 자신의 집을 망친 데일을 쫓아다니며 공격하고 데일은 벌을 피하려다 대학생들에게 뛰어오게 됩니다.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는 학생들은 웬 흉악하게 생긴 살인마가 전기톱을 들고 뛰어온다고 여겨 혼비백산 도망을 치다 그중 한 명이 뾰족한 나무에 몸이 관통되어 죽습니다. 뭘 모르는 친구들은 살인마가 죽였다고 생각하게 되죠. 그 외에도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잔혹하고 피가 넘치지만, 모든 건 슬랩스틱 고어 코미디의 난장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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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커 & 데일 Vs 이블>은 공개가 되면서 호러 영화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면서 단숨에 컬트 영화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90분을 넘기지 않은 부담스럽지 않은 러닝타임의 미덕, 그 시간들을 꽉꽉 채운 웃음과 유혈 낭자한 죽음이 강력한 몰입감으로 장르 팬들을 매료시키죠. 무엇보다 터커와 데일을 연기한 두 배우의 탁월한 연기는 영화만큼이나 훌륭합니다. 


<터커 & 데일 Vs 이블>은 숲속에서 벌어지는 살인마와 일방적인 죽음을 당하는 십대들에 대한 유쾌한 풍자극입니다. 뭔가 보여줄 것 같지만 별 활약이 없는 시골의 고독한 보안관에 대한 묘사도 빼놓을 수 없죠.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장르의 전형적인 상황을 조롱하고 비틀며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가운데 우리에게 교훈을 남깁니다. 제 아무리 외모가 지랄 맞고 나쁜 인상을 줄지라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외모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초래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오해는 여유를 가지고 상대방의 얘기를 차근차근 들으면서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것! 가슴에 고이고이 새겨둬야 할 소중한 교훈을 일깨운 <터커 & 데일 Vs 이블>은 보석처럼 반짝 반짝 빛나는 컬트 클래식으로 장르 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덧붙임…


1. 터커가 벌집을 건드린 후, 전기톱을 흔들며 뛰어다니는 장면은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의 패러디입니다. 터커는 열정적으로 레더페이스와 비슷해 보이도록 연기하는데, 오리지널의 공포와 달리 웃음을 만들어냅니다.


2. 터커와 데일의 숲속 오두막은 두 영화를 참고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샘 레이미의 <이블 데드> 그리고 <데드 캠프>의 오두막입니다. 이 둘을 뒤섞어 놓은 디자인이라고 하는군요. 


3. 선댄스에서 첫 공개가 되어 큰 호응을 받았지만, 영화의 성격 탓에 배급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코미디 영화로 보기엔 너무 잔혹한 탓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뒤늦게 개봉을 했지만, 흥행은 좋지 않았습니다. 


4. 평소 난도질 영화에 혹평을 가하기로 유명한 평론가 '로저 이버트'도 이례적으로, 이 영화엔 후한 평가를 했습니다.


5. 오랜 시간 속편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국 나오지는 못했습니다. 이유는 전편보다 꼭 좋아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뒤져지진 않을 완성도의 속편 각본이 나와야 하는데 결국 보류되었습니다. 영화가 가진 재미와 캐릭터의 매력, 진부한 설정을 뒤집는 신선함을 생각해볼 때 속편은 나오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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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3등
유쾌하게 봤던 영화입니다. 말씀처럼 속편 언제 나오지 하며 기다렸던 영화이기도 하네요.
11:48
24.04.19.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소설가
속편이 나오면 당연히 보겠지만.. 안나오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2:25
24.04.19.
사소한 오해가 불러온 재앙. 오해가 오해를 낳고 편견이 편견을 낳다가 유쾌하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영화
12:07
24.04.19.
profile image

캬 요런 설정파괴 아주 좋아라 합니다.  볼 수 있는데 있나 얼른 찾아봐야겠습니다.  

유사한 컨셉 작품을 본 기억이 분명히 나는데 잘 찾을 수가 없군요..

15:14
24.04.19.
profile image

아쉽게도 국내 OTT 싸그리 다 뒤져도 해주는 곳이 없네요. 으음... 어디서 볼 수 있을지..

15:19
24.04.19.
profile image
요거 재밌습니다 골때리고여~~대신 완전 잔인하다는거ㅎㅎ
b급 고어액션물로서는 상당히 재밌는 영화~~
11:02
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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