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6
  • 쓰기
  • 검색

kill, baby, kiii (1966) 이탈리아 마을을 휩쓴 미소녀 유령.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1079 3 6

images (2).jpg

MV5BNzY1NTAyNzU0NV5BMl5BanBnXkFtZTgwODk3MDkwMzE@._V1_.jpg

 

금발 미소녀 유령이 등장하는 호러영화다. 미소녀유령이 나타나 이탈리아 어느 시골마을을 황폐화시킨다. 

다섯명이나 연속으로 죽어 나간다. 의사가 파견되어 이 사실을 조사하게 된다. 

그는 유령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나오는 증거들이 현실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다. 

마을의 무당은 의사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가까이 가지 말라고. 책임감 있는 의사는 멈추지 않고 

사건의 핵심을 추구해 나간다. 미소녀유령은 의사 앞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의사는 미친듯한 색채의 폭포와 

격렬하게 왜곡된 공간이라는 공포를 겪게 된다. 광기에 가까이 다가간다.  

 

당시 이탈리아 영화 대가들 - 가령 루키노 비스콘티감독의 격찬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호러영화의 문법을 따른다기보다 자기 영화미학을 실험한다는 경향이 강하다. 

가령 의사가 미소녀의 유령을 쫓아가다가 현란한 색채의 요동을 보고 뒷걸음치다가 벽에 기댄다. 그런데, 벽이 서서히 마을의 폐허스런 모습으로 바뀐다. 단순히 오버래핑이 된다기보다 미묘한 뉘앙스를 가지고 서서히 변하는데, 이것이 

인상적이다. 그의 괴로운 얼굴이 클로즈업으로 보이더니, 빠르게 180도 회전을 한다. 그 다음 장면에서 그는 

그 얼굴 포즈로 침대에서 깨어난다. 무당의 집이다. 무당은 그가 안간힘을 써서 그 저택에서 빠져나와 

쓰러져 있었다고 말한다.

 

의사가 대저택 복도에서 도망가는 미소녀 유령을 쫓아간다. 그런데 잡을락 말락했을 때 놓친다. 

그런데 아무 설명 없이 갑자기 필름을 다시 돌리듯이 의사가 유령을 쫓아가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번에는 잡았다. 그런데, 유령이 등을 돌리는데, 미소녀유령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이런 식으로 줄거리와는 상관없이 약 빤 사이키델릭한 장면들이 나온다. 호러영화를 만들려는 것인지, 

자기 영상실험을 하는 것이 주목적인지 아리송해 질 때가 있다.        

 

AypD.gif

Bava.jpg

tumblr_mn262eyijz1s01qkyo1_500.gif

 

그리고, 마리오 바바가 이 영화에서 만들어 낸 호러영화 기본 장치들도 다수 있다. 

금발의 미소녀 유령이 천진난만하게 노는데,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어나가는 것도 이 영화가 처음이다.

샤이닝에서도 이런 소녀유령이 나오고, 사일런트힐에서도 이런 소녀유령(?)이 나온다.

 

어떤 장면은 오멘에서 나온 장면과 아주 유사하다. 자살하려고 꼬챙이 위로 뛰어내려 꼬챙이에 푹 관통하여 죽는 장면은 거의 카피수준이다.     

 

아무도 없는 계단에서, 생전 아이가 놀던 공 하나가 통 통 튀면서 내려오는 장면으로

공포를 자아내는 것도 이 영화에서 나온 것이다.

 

히치콕감독의 현기증에서 나오는 나선계단장면이 공포의 소재로 아주 중요하게 사용된다. 

 

killbabykill057 (1).jpg

killbabykill057.jpg

kill-baby-kill-3.jpg

1966-kill-baby-kill-movie.gif

 

 

마을사람들은 미소녀유령이 나와서 죽인다기보다, 자기들이 과거 저지른 원죄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파멸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 마을에 공포를 드리우는 것은, 자기들 원죄에 대한 괴로움과 공포다. 

의사가 찾아내는 것은 이거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이 한사코

의사가 연쇄살인의 진실을 추구하려는 것을 방해했던 것이다.  

 

kill-baby-kill-movie-1966.gif

image-w856.jpg

 

swinging.gif

kill-baby-kill-2.jpg

 

creepy-girl.jpg

MV5BZmY2ZDE1MjMtYmRmNy00Nzg3LWIwOTgtZWI4YTA1YTYxODUwXkEyXkFqcGdeQXVyMjUyNDk2ODc@._V1_.jpg

 

자기 영상실험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때도 있지만, 

결국 이 영화는 잘 만든 호러영화다. 결과적으로 보면, 

잘 만든 호러영화의 문법을 따라가면서 그 안에서 격렬한 진폭을 만들어낸다.

 

마리오 바바의 영화는 견고하지는 않다. 너무 불안정하고 괴롭고 현란하다. 하나의 그릇 안에 안정적으로 담길 수 없다. 그래서, b급영화로 치부되는 때가 있었다. 하지만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19세기 계급사회 - 그 안에서 벌어지는 그로테스크하고 불안정하고 금기를 깨는 

불안정성이라는 주제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

 

밀라노 패션을 연상시키는 패셔너블한 이미지과 색채 그리고

너무 현란한 색채로 인한 현기증과 불안정함같은 

그의 전매특허가 나온다.

 

또한, 19세기적 고딕소설을 연상시키는 대저택과 거기 얽힌 비밀, 계급의식같은 것도 나온다. 이 호러영화는 

계급의식을 그려내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3

  • 해리엔젤
    해리엔젤
  • 타미노커
    타미노커
  • golgo
    golgo

댓글 6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분위기 으스스하네요. 언젠가 한글 자막으로 제대로 보고 싶은데... 쉽진 않겠죠.

12:53
24.05.02.
BillEvans 작성자
golgo
유튜브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탈리아어로 하나, 영어로 하나 그렇게 있습니다. 이탈리아어로 나온 곳을 보고 싶은데, 자막이 이탈리아어이더군요.
13:26
24.05.02.
profile image 2등
다들 찔리는 데가 있다 보니 알아서 발광하는 거군요. 유령은 거들 뿐(...)
13:10
24.05.03.
BillEvans 작성자
잠본이
유령은 알고 보면 죽어서도 쉬지 못하는 불쌍한 존재죠.
15:38
24.05.03.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4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개막식 행사에 초대합니다. 7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13:34 1512
공지 '드림 시나리오'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51 익무노예 익무노예 24.05.10.09:31 4468
HOT 2024년 5월 19일 국내 박스오피스 2 golgo golgo 4시간 전00:01 760
HOT 존 오브 인터레스트 (2023)에 대한 인상 "평화로운 악... 3 Sonachine Sonachine 7시간 전21:19 735
HOT 코믹스 웨이브 단편 애니메이션 20일 0시 공개 3 GI GI 5시간 전23:05 334
HOT '자자 빙크스' 역으로 25년 동안 고통 받은 배우 2 카란 카란 5시간 전23:17 1048
HOT 화성에서 온 락스타를 기억하며 3 Sonachine Sonachine 4시간 전23:39 319
HOT '골든 카무이' 재밌네요. 2 하드보일드느와르 5시간 전22:57 603
HOT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호주 대형 거리 벽화 3 NeoSun NeoSun 5시간 전22:52 653
HOT 윤아 인스타 - 칸영화제 ‘악마가 이사왔다’ 부스 2 NeoSun NeoSun 5시간 전22:33 1194
HOT 이장우 가필드 더 무비 무대인사 2 e260 e260 6시간 전22:00 544
HOT <더 에이트 쇼> 짧은 노스포 후기 2 사보타주 사보타주 7시간 전20:47 1682
HOT 여기저기서 따온 클리셰 범벅한 플롯을 잘 섞은 "더 에... 4 방랑야인 방랑야인 7시간 전20:37 861
HOT 스필버그의 최고작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14 Sonachine Sonachine 8시간 전19:46 1408
HOT 리암 니슨,액션 스릴러 <호텔 테헤란> 출연 3 Tulee Tulee 8시간 전19:49 865
HOT 공각기동대 어라이즈 감독 "요즘 만드는 건 이세계물 ... 2 호러블맨 호러블맨 9시간 전19:15 1001
HOT 디즈니 플러스) 삼식이 삼촌 1~5화 - 간단 후기 4 소설가 소설가 9시간 전19:13 1399
HOT 삼식이삼촌 팝업 인증샷 6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9시간 전19:04 549
HOT 골든 카무이 영화가 공개되었습니다 3 카스미팬S 9시간 전18:36 706
HOT 더 에이트 쇼 단평 6 라인하르트012 9시간 전18:34 1202
HOT 졸업 3화까지 보고 2 라인하르트012 10시간 전18:27 562
HOT [그녀가죽었다] 예상되는 전개. 그럭저럭~~ 3 화기소림 화기소림 11시간 전17:11 584
1137194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00:17 194
1137193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00:14 310
1137192
normal
중복걸리려나 4시간 전00:08 368
1137191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0:06 310
1137190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00:01 760
1137189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23:52 301
1137188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23:45 430
1137187
image
applejuice applejuice 4시간 전23:45 376
1137186
image
Sonachine Sonachine 4시간 전23:39 319
1137185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23:33 320
1137184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23:28 320
1137183
image
카란 카란 5시간 전23:17 1048
1137182
normal
GI GI 5시간 전23:05 334
1137181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23:02 234
1137180
image
GI GI 5시간 전22:59 534
1137179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5시간 전22:57 603
1137178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22:52 653
1137177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22:33 1194
1137176
normal
totalrecall 6시간 전22:15 340
1137175
image
e260 e260 6시간 전22:00 544
1137174
image
e260 e260 6시간 전21:59 365
1137173
image
용산여의도영등포 7시간 전21:24 324
1137172
image
Sonachine Sonachine 7시간 전21:19 735
1137171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21:16 754
1137170
image
강약약약 7시간 전21:03 232
1137169
normal
사보타주 사보타주 7시간 전20:47 1682
1137168
normal
방랑야인 방랑야인 7시간 전20:37 861
1137167
normal
totalrecall 8시간 전19:58 1818
1137166
normal
무비카츠 무비카츠 8시간 전19:51 394
1137165
image
Tulee Tulee 8시간 전19:49 865
1137164
image
Tulee Tulee 8시간 전19:49 260
1137163
image
Tulee Tulee 8시간 전19:49 222
1137162
image
Tulee Tulee 8시간 전19:48 185
1137161
image
Tulee Tulee 8시간 전19:48 159
1137160
image
Tulee Tulee 8시간 전19:47 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