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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재자] 설경구의 설경구에 의한 설경구를 위한

adoobe adoobe
2408 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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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장한 잠실 타워 롯데 시네마에서 <나의 독재자> 시사회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 이야기에 앞서 새로 지어진 극장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좋아 보이더라구요. 앞으로 3D상영에 있어서는 이곳이 최고의 화질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네요. 게인을 높여주고 3D에 최적화된 실버스크린을 사용하고 있더라구요. 일반 영화볼 때도 블랙 표현에는 일반 화이트 스크린보다는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8관에서 보게되었는데, 8관은 일반관인 듯 합니다. 돌비애트모스가 적용된 관은 아니네요. 물론 <나의 독재자>는 돌비 애트모스 적용 영화가 아니니까 아무 상관 없지만... 의자도 너무 푹신하지 않고 앞뒤 간격이 넓어 저처럼 키가 크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발을 뻗을 수 있어 좋더군요. 물론 극장에서 발 뻗고 볼일은 거의 없지만요.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전시물들도 있어서 여러모로 구경하는 맛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저희 집과 거리가 너무 멀다보니 자주 이용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네요. 가끔 시사회나 사운드에 특화된 영화나 슈퍼G플렉스관에서 볼 만한 영화라면 시간내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각설하고 영화 <나의 독재자>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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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자신이 좋아하는 연극을 하기위해 아내가 죽어가는대도 변변히 치료를 해주지 못한 아버지 성근(설경구 분). 그는 배우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극단의 가장 허드렛일만 맡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리어왕의 광대왕역을 맏게 되고 어린 태식은 아버지의 연기를 기대하며 친구들과 아버지의 연극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옵니다. 처음으로 중요한 역을 맡게된 성근은 무대에 오르자 긴장한 듯 제대로 대사도 못하고 연극을 망쳐 버립니다. 실의에 빠져 홀로 있는 그에게 허교수(이병준 분)가 오디션을 제안하고 당당히(?) 합격을 하게 됩니다.

그 오디션은 다름 아닌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을 하는 것.

생애 첫 주인공의 역할에 말투부터 제스처 하나까지 필사적으로 몰입하며 진짜 김일성이 되어가는 성근. 하지만 결국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되고, 그의 일생일대 최고의 연기를 위한 노력은 물거품이 되버립니다.

1994년

다단계 MP로 살아가고 있는 태식(박해일 분)은 빚독촉에 시달리다 우연히 신문에서 본 자신이 예전에 살던 집이 신도시 개발 확정이 났다는 뉴스를 보고 그 집을 처분하려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인감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다 스스로를 여전히 김일성이라 믿는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 성근을 어쩔 수 없이 다시 옛집으로 모셔오게 됩니다. 한집에서 다시 짝퉁 수령동지와 조용할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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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표류기>를 상당히 재미있고 인상깊게 봤던터라 이해준 감독님의 <나의 독재자>도 조금 기대가 되었었지만 개인적으로 설경구 배우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볼까 말까 하던 차 저희 딸 아이가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수령은 아버지 아니네?"란 장면이 인상깊었는지 꼭 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벌써 고등학교를 들어갈 딸과 함께 어린이 가족영화가 아닌 이런 영화도 함께 볼 수 있게 되어 더 없이 좋았습니다. 앞으로 대학생이되고 어른이 되면 더 많은 영화를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아 내심 기대가 됩니다. 물론 그때도 딸과 아들이 아빠와 함께 영화를 봐 주어야 하겠지만요.

<나의 독재자>는 '설경구의 설경구에 의한 설경구를 위한 영화' 같아 보였습니다. 한 인간 설경구는 좋아하진 않지만 배우 설경구는 인정 합니다. 이 영화에서 설경구 배우님의 메소드 연기는 지금까지 그가 연기한 어떤 배역보다도 훌륭한 것 같습니다. 김일성에 빙의된 듯한 연기는 일품입니다. 그리고 배우라서 모든 연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냥 일반의 평범한 사람이 점점 김일성화 되어가는 연기가 더 훌륭했습니다. 완성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탈바꿈해가는 과정을 연기하는 것은 그만큼 연기의 폭을 다양하게 잡지 않으면 힘들 것처럼 보이거든요.

박해일 배우님도 연기를 잘하는 건 인정하지만 워낙 설경구 배우님의 연기가 훌륭하다 보니 많이 묻히는 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물론 극중 태식이 전반과 후반으로 나뉜 것처럼 아역이 맡은 분량과 어른 태식이 맡은 분량이 나눠져 있다보니 더 그럴 수도 있지만 박해일 배우님의 연기는 그동안 그가 많이 보여주었던 연기라 크게 도드라져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 약간 사나워 보이는 인상의 류혜영 배우님의 여정은 미스캐스팅 같아 보인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냥 잉투기의 불량소녀 같은 이미지가 훨씬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 그런지 가족이란 이야기를 꾸미는 중요한 캐릭터 임에도 여정의 캐릭터가 왠지 떠 보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뭐 배우들의 연기를 평가하고 그럴 정도나 되겠습니까만은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도 설경구 배우님의 연기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그 어떤 배우들보다 월등하게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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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현대사에 있었던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하여 한편의 따뜻한 가족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였습니다. 번뜩이게 재치있는 연출도 눈에 띄었습니다. 스크린에 비친 김일성의 모습이 태식에게 그대로 비춰지는 장면 같은 것들이었죠. 무명배우 성근이 이루지 못한 그의 이야기 아들에게만은 진정 멋지고 자랑스런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성근의 이야기를 풀어 놓기 위한 설정으로 리어왕과 김일성 대역이라는 설정은 너무나 멋진 설정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연출과 스토리도 이해가 가긴 하지만 그보다 더 한 남자의 이기적인 모습도 영화에서 보여 따뜻한 가족영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조금은 엷게 느껴졌었던 것 같습니다. 죽어가는 아내보다도 자신의 꿈이 더 소중했고, 자신이 주연이 되길 바랬던 한 남자의 모습 말입니다. 자신이 첫 주연을 맏은 비밀 연극이 엎어졌을 때 왜 그는 어린 아들도 버리고 월북을 하려 했던 것일까요? 이 나라는 그의 말대로 안되는 나라여서 였을까요? 대역이 아닌 주연이고 싶었던 사람의 모습이며 철저히 이기적인 모습의 아버지였습니다. 그리고  그런데 마지막에 딱지와 마지막 리어왕의 대사가 감동을 일으키기에는 뭔가 좀 이야기가 허술하고 부족해 보였습니다. 

 

저에게는 설경구 배우님의 연기와 이해준 감독님의 연출은 빛나지만 스토리는 왠지 모를 빈약함이 많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adoobe adoobe
32 Lv. 142480/160000P

영화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 생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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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왕 대사의 진정한 의미를 안다면 느낌이 완전히 다를까? 싶었는데, --의미를 잘 모르니;;; ㅎㅎ

13:32
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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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obe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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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대사가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주연 배우의 연기를 끝까지 해 보고 싶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자신의 연기를 봐 주는 관객은 그의 아들 태식이면 족했던 것이라고 느꼈어요..
그런데 위에 아트아빠님의 글을 읽어 보면 그의 인생의 최고의 연기는 아들 태식을 위한 연기였다는 그런 느낌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ㅎㅎ 하지만 그 소중한 자식 버리고 왜 월북하려 했을까요? 20년간 자신 때문에 힘들었을 가족은 생각을 못했을까요?
13:57
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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