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시대
작년인가가 중국의 여류 작가 샤오홍의 탄생 100주년이라서 샤오홍 영화가 황금시대 말고도 또 만들어졌던
모양이다.사실 중국 작가는 황금시대에 나오는 루쉰도 이름 정도나 아는 정도라서 샤오홍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왜 새삼 각광을 봤는지 생각해보니 영화에도 나오지만 국공합작등 격동기의 중국 역사의 한복판을 겨우 31년의
세월동안 온몸으로 살아낸 삶도 삶이지만 그녀의 글은 이념따윈 들어있지 않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문학 본연의
아름다움에 충실했던 모양이다.공산주의 시대에서는 유약하다고 비판받기 딱 좋았을 것 같은데,현대 중국인들도
많이 허한 모양이다.암튼 영화에도 그녀의 글이 꽤 언급이 되는데,읽어보고 싶어진다.러닝 타임이 딱 2분 모자른
세시간이지만 보다보면 시간은 의식을 안하게 된다.그당시 연안,칭따오등 중국의 곳곳을 그대로 담아낸 아름다운
촬영도 볼거리고 탕웨이와 풍소봉이란 중국 최고의 미남,미녀 배우도 볼거리지만 아무래도 홍콩 영화계의 큰누님
허안화의 섬세한 연출덕인 것 같다.금야성광찬란부터 최근까지 허안화의 영화는 될 수 있으면 놓치지 않을려고
하는데,쉬운 화법덕이다.그녀의 영화는 쓸데없이 꼬거나 자의식이 넘치거나 난해하지 않다.그게 올드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허안화 감독도 이젠 할머니다.작품 경향은 초기때나 지금이나 그닥 달라진 것 같지는 않지만 거기에
연륜이 더해졌음을 느낀다.
황금시대도 샤오홍의 일대기를 그리고는 있지만 그보다 인상적인건 시간의 순환이다.인자했던 할아버지와의 추억,
냉담했던 아버지를 대신했던 중국 문학계의 거목 루쉰,평생의 사랑이었지만 그만큼 상처도 주었던 샤오쥔과의
사랑과 이별등 그당시 시대 상황과 더불어 그녀의 가느다란 신경은 글쓰기엔 축복인지 몰라도 사랑에도 살아가는데도
별 도움이 안되었지 싶다.샤오홍은 그러니까 덜자란 아이였다.그녀의 글에 유독 지나간 시간을 그린게 많은것도
그래서인 것 같고 아이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태도도 그렇다.아이가 아이를 키울수는 없는 법이니까.
샤오홍은 궁핍하지도 않고 마음껏 글을 쓸 수 있었던 일본 유학 시절을 어쩌면 나의 황금시대 였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하지만 그 시절은 최고로 고독한 시절이기도 했다.샤오홍이란 작가는 어쩌면 자신의 목숨으로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다.특이한건 샤오홍을 알았던 사람들이 그녀를 회상하는 인터뷰 형식을 삽입했다는 거다.첨엔 영화가 다큐
형식도 아닌데,어색하다 싶더니만 영화를 보고난 후 기억에 남는건 그 부분이었다.샤오홍도 샤오홍이지만
샤오홍을 사랑하면서도 그 재능을 질투한 연인 샤오쥔,소설가란 이해안가는 족속이라고 일갈한 그 자신,자신의
한계를 알면서도 뛰어 넘을려고 했던 루쉰등 나오는 등장 인물들이 하나같이 인상적이었다.모든것에 굶주렸던 한 여류
작가의 이야기로도,지금은 과거지만 한때는 현재였을 한 시대의 이야기로도 읽힐 수 있는 영화였다.
해피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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