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FA] 디어 헌터
디어 헌터는 내게 영화 음악 프로 단골곡이던 카바티나란 음악으로 기억되는 곡이다.전쟁 영화에 이런
서정적인 곡이라니.TV로 여러번 방영됐고 그때마다 볼려고는 해봤는데,TV로 보는 디어 헌터는 졸립기
그지 없는 영화였을 뿐.역시 영화는 극장 화면으로 봐줘야 한다.3시간이나 되는 시간동안 초 집중하며
보았다.근데,왜 제목이 디어 헌터,사슴 사냥꾼일까.펜실베니아주의 울창한 자연속에서 마이클,닉,스티븐은
사슴 사냥을 즐긴다.심지어 베트남전 참전을 앞둔 스티븐의 결혼식날에도 마찬가지.결혼식날,참전 전에 피를
본다는게 왠지 꺼림칙한데,그 예감은 맞아 떨어진다.사슴을 향해 망설임없이 총을 쏘던 마이클은 참전후엔
사슴에게 총을 겨누지 못한다.디어 헌터는 베트남전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영화중 한편이지만 전쟁씬은
분량으로 치면 그리 길지않다.전반부 스티븐의 결혼식 풍경,후반 마이클이 고향으로 돌아온 뒤의 부분이
더 길지.
후반이야 전쟁의 후유증을 그려야하니 이해가 가는데,결혼식 풍경은 왜 그리 길었을까.근데,갠적으로 결혼식
풍경 부분이 재밌었다.겉으로는 흥겨워 보이는 결혼식이 완벽하게 앞날을 예고하는 복선으로 자리하기 때문이다.
끝까지 흘리지 않고 마셔야 하는 술을 신부가 몇방울 흘리고 술색깔은 피색이다.스티븐은 신부와 한번도 자지
않았다고 하는데,신부는 임신중이다.마이클은 둘도 없는 친구 닉의 약혼녀 린다를 짝사랑하고 사슴 사냥전인지
후인지 닉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혼자 버려두지 말아달라고 마이클에게 호소하는데,후반에 가서 이 복선들이
착착 맞아들어 가는걸 보면 감탄이 나온다.그리스 비극적이랄까.디어 헌터는 미국의 시각에서 베트남전을 그렸다고
비판도 받았는데,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베트콩에게 화염방사기를 발사하는 마이클을 보면 쟤네들이 남의 나라에
가서 뭐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영화에서 미국의 책임이 온전히 빠져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디어 헌터가 별로인 영화가 되는건 아니다.결말에 한 친구는 죽고 한 친구는 불구가 되고 남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은 그대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엄혹함을 보여주니까.그러고보니 초반 결혼식,결말 장례식도 댓구를
이루는 듯.로버트 드니로보단 여리여리한 청년으로 나오는 크리스토프 월켄이 더 인상적이었다.젊은 시절엔 미청년
이셨구만.음악도 참 좋았고 암튼 또 숙제 하나를 마친 기분이다.
해피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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