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2014) - "이상은 평화, 현실은 폭력"
탱크를 앞세운 전쟁이야기
세계1차/2차 대전은 이미 여러 영화에서 다양한 소재로 등장했다. 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 부터 등장한 전쟁영화는 20세기로 오면서 그 사실감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우선시 되었고 이는 관객들의 가슴 속에 이미 깊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전쟁영화는 언제나 큰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디어헌터, 플래툰, 지옥의 묵시룩 등으로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 씬레드라인, 블랙호크다운 등이 등장하며 전쟁의 참혹한 현장감을 극대화 시켜 일종의 전쟁체험을 시켜주는 영화들도 등장했다.
사실 최근에 전쟁을 소재로한 영화는 더이상 흥행하기 어렵고, 심각하고 우울해지는 전쟁영화는 사람들의 인식 상에서 멀어져 갔다. 퓨리는 최근에 나온 전쟁영화 가운데 꽤 규모가 크고, 탑 스타가 등장하는 영화이다. 그리고 꽤 주제가 선명한 영화이기도 하다.
그 동안 전쟁영화는 탱크를 소재로 한 영화가 드물었다. 탱크는 영화의 주 소재로 쓰기에 활동반경이 좁고, 느리며, 빠른 전개를 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다. 하지만 퓨리에서 보여주는 탱크전은 꽤 긴박감이 넘치는데, 특히 포탄이나 총탄의 색깔을 적군과 아군 다른 색깔로 대비해서 보여주며 현재 화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준다. 총포탄이 어디서 날아왔고, 누구의 것인지를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혼란스러움을 피한 것인데 이는 적절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사실감과 현장감에 비해 액션자체의 규모는 작아진 편이다. 적 탱크 2대와 우리 탱크 3대가 싸운다거나, 시내로 들어가서 매복병이나 스나이퍼를 죽이는 등 다양한 상황의 액션신이 있지만, 그 크기 자체가 너무 작아서 좀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사실 퓨리는 주제가 명확한 편이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한 마을에서 브래드피트(워대디역)가 로건레먼(노먼)에게 했던 대사가 말해주고 있다. '이상은 평화롭지만, 실제는 폭력적이다'. 이는 영화 마지막 씬과 일맥상통한다. 마지막 남은 주인공(들)에게 의무병이 하는 말이 있다. "너네는 영웅이야. 영웅". 사실 영웅이라는 건 겉으로 보기에 매우 이상적으로 멋지고 아름답게 보인다. 하지만 그 실상은 많은 희생과 폭력적인 상황을 거쳐 만들어진다. 결국 이상과 실제의 괴리는 이상정치와 현실정치 속에 탄생한 괴물인 전쟁을 만들고 수많은 무의미한 희생자들을 만든다.
영화속 주인공인 노먼은 결국 이를 허탈하게 깨닫게 된다. 퓨리 탱크에 타고 있는 인물들은 전쟁에서 가족과 같지만, 언제 죽어 갈지도 모를 전시상황에서 하루하루를 즐기고, 웃고, 울며 생활한다. 이는 신병이 었던 노먼과 타 팀원간의 불화를 만든 주 원인이기도 하다. 결국엔 이 괴리는 사그러 들지만, 이로 인해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어쨌든 영화는 전쟁의 참혹함과 그에 참여하는 병사들의 어려움과 심리 상태를 보여주려 하는데, 전반적으로 큰 주제는 쉽게 이해가능하지만, 세부적인 흐름이 매끄럽지는 못한 편이다. 특히 마지막 전투에서 퓨리 탱크 팀이 그 길목을 지켜야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 왜 그 상황에 그런 선택을 해야했는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 길목이 아군의 중요 지점이 었다면, 중간중간 타 지역의 상황 등을 같이 보여줬다면 그런 선택을 이해하긴 좀 더 수월했을 것이다. 또한 중간에 민간인과의 교류가 있는 씬에서도 전쟁에서 맺은 관계의 허무함은 보여주지만, 큰 주제와 연결되는 내용이라고 보기는 다소 어렵다.
영화 엔드오브왓치로 현실감있는 경찰의 현실을 보여줬던 데이비드 예이어 감독은 퓨리에서도 전쟁의 참혹함을 현실감있게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주제나 분위기가 묵직하며, 전투씬도 긴장감이 있다. 하지만, 다소 불편한 주제는 모든 사람이 즐기기에 다소 부족할 수 있고, 전쟁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탱크액션 특유의 묵직함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브래드 피트의 연기는 퓨리에서도 훌륭하지만, 타 캐릭터들의 연기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히어로 영화의 강세속에, 당분간 전쟁영화는 크게 흥행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계속 만들어 지고 있으니, 다음은 어떤 전쟁영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지 기대된다.
동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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