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패러독스] 후기 : 제목 그대로, 타임 패러독스에서 오는 쾌감, 혹은 전율
사실 이 영화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최소한으로만 알고 가는 게 감상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혹시나 관람하러 가실 분들께서는 되도록 포털에 있는 영화 정보는 보지 않고 가시기를 추천합니다. :)
이 영화는 1959년에 출간된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소설 'All you zombies'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어 원제는 '숙명'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Predestination인데요.
소설 원제도, 영어 원제도, 국내 개봉명인 '타임 패러독스'도 모두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타임 패러독스'는 굉장히 직관적으로 작품의 소재를 나타내면서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 인과율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주기도 했구요.
SF문학계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작품답게
59년도에 쓰여진 작품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한 구성과 전율돋는 반전이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더라구요.
요즘에는 흔할수도 있지만 소설이 나온 시기에는 센세이션한 소재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최근 이런 장르의 반전 있는 영화를 많이 본 관객이라면
중반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한 게 사실입니다.
특히 영화 포털사이트에서 정보를 미리 본 경우라면 더더욱이요.
하지만, 저는 내용을 짐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긴장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작을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전 명작을 잘 재현해냈구나'라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에이 뭐야, 역시 그거네~"라는 느낌으로 보게 되는 게 아니라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전개였음에도 불구하고 새삼 놀라게 된다고나 할까요.
아마 원작을 잘 이해하고 구성을 잘 짜놓은 감독의 연출 역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중간에 존이 제인이라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 놓는 장면은
솔직히 지루하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는 그 장면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장면이었다는 걸 이해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특히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리며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세 번의 반전은,
이런 장르를 자주 접하지 않는 관객들에게라면 정말 탄성을 자아낼 수 있을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그 내용 중 일부가 윤리적/도덕적인 감성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당황하는 관객들은 있을 수 있겠더라구요.
하지만 그, 혹은 그녀가 느끼는 고독감과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에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생각해 본다면
그다지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에단 호크가 출연하는 작품은 오랜만에 본 것 같은데,
과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레 작품에 녹아드는 모습이 좋더라구요.
묵묵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 내내 묵직하다가 마지막에 가서 훅 끓어오르는 수증기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한 배우, '사라 스누크'.
굉장히 독특한 마스크더라구요.
조디 포스터와 르네 젤위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까지 섞여 있는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참 다양한 분위기의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모든 면에서 좋더라구요.
굉장히 중성적인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병원씬에서는 또 굉장히 아름답더라구요.
특히 눈이 아주 매력적이었어요!
로버트슨을 맡은 노아 테일러.
사실 분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기에 연기를 이야기하기에는 좀 애매하네요.
다만 이 영화에서 어쩌면 가장 나쁜 -_-... 혹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계획하지는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것을 이용하는.
결과적으로 시간 여행을 통한 범죄자 잡기를 위해
모든 윤리와 모든 인과, 모든 상황과 감정까지도 이용하는 철의 요원일 겁니다.
시간을 넘나들며 템포렐 요원이 남겼던 음성 녹음 테잎에 대한 부분도
후반부에 가서 파도가 몰아치듯이 풀리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다시 한 번 관람하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들더라구요.
시간의 흐름과 템포렐 요원의 임무의 흐름 등
다시 한 번 머릿속으로 정리하면서 보고 싶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신선한 소재는 아니지만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해 낸 감독과 배우들의 열연이 좋았네요.
스릴러, 액자 구조, 영화 '나비효과'류를 좋아하는 관객분들은 만족하실만한 작품 같습니다.
즐거운 시사회 주신 익무,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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