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 재관람 했습니다 (스포 X )
1. 지난 주 개봉일에 [마미]를 보고 하도 마음이 뒤숭숭하길래 처음 볼 때 너무 충격을 받고 놓친게 많아서 그런가 싶어 포토티켓을 못 만들고 넘어가면 병이 날 것도 같고 대학로 CGV로 다시 보러 갔습니다. 평소 대중교통 이용하는 걸 엄청 꺼리는데 진짜 큰 마음 먹고 갔죠.
결론부터 말하면, 앞으로 영화는 그냥 하던대로 한 번씩만 봐야겠어요. 몰입이 하나도 안 되더군요. 처음 보면서 느꼈던 것과 다른 점도 없었고요. 옆집 여인의 사연에 대해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도 다시 보면서 확인해 보니 처음 생각이 맞았던 것 같고. 괜히 다시 보겠다고 설친 건 아닌가 했는데, 좋았던 씬은 두 번 봐도 좋길래... 그걸로 만족했습니다. 블루레이를 사놓고 심란할 때마다 좋아하는 장면을 돌려 보면 웬만한 정신과 약보다 잘 듣겠다, 생각도 했어요.
2. 참, 주말에 [I Killed My Mother]를 보고 갔어요. 마미를 처음 보면서 자비에 돌란이라는 사람에 대해 상상했던 게 거의 들어 맞더군요. 첫 씬부터 밀려오는 기시감이 보통이 아니라 내내 낄낄거리며 봤네요. 돌란이가 잘생겼다고들 하던데 얼굴은 취향이 아니고ㅎ 첫 영화이다보니 그 소문난 스웩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죠. 연출, 특히 대사가 (마미도 좀 그렇긴 한데) 제 임계치를 건드린다고 느낀 부분이 몇 군데 있어요. 그런데 뭐 16살때 쓴 각본을 21살에 연출한 거라니까. 나이를 감안하면, 괜찮아요. 일단 그런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는 게 중요한 거죠. 5년 후에 찍은 [마미]는 전작에 비하면 훨씬 정제된 느낌이잖아요. 점점 상대의 입장을 더 깊이 들여다 보는 방법을 배워가면서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거죠. 물론 그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애증의 골은 더 깊어질 테지만. 아, 자비에 돌란이 이 주제를 계속 발전시켜서 몇 년 후에 영화를 또 만들어 준다면 정말 기쁠거예요.
3. 마미 얘기를 자꾸 하면 너무 사적인 글이 될 것 같아서 온라인에 감상 쓰는 건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이 말은 하고 싶어요. 이 영화를 보고 아무 것도 공감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4. 마미 역의 안느 도발은 굉장한 미인이더군요. 영화를 두 번 보면서 내내 예쁘다 아름다우시다 속으로 감탄을 연발했는데, I Killed My Mother에서는 못 알아볼 뻔 했어요. 헤어스타일의 마법이란.
5. [I Killed My Mother]에서 자비에 돌란의 학교 교사로 나오는 배우 쉬잔느 클레몽이 [마미]에서는 앞집 여인으로 나옵니다. 그렇다면 전작에서 학교를 그만두고 마미에서 스티브네 앞짚으로 이사를.....? ㅎㅎ
6. 월요일에 가면 사람이 적을 줄 알았는데 연말이라 그런 건지, 시간대를 잘못 택했는지 사람이 많더군요. 안 그래도 좁은 무비꼴라쥬 상영관이 코트 입은 사람들로 꽉차니 많이 답답했습니다. 사실 지하철 타면 멀지도 않아서 이번에 괜찮으면 자주 가볼까 했는데 일단은 보류... ㅠㅠ
7. 그나저나 다시 보니 단점이 눈에 띄더군요. 자막이 아마추어가 작업한 것마냥 대사가 뚝뚝 끊어지는 게 상당히 거슬렸어요.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니 원래 스티브의 화법이 그렇게 두서없다면 할 말은 없네요. 하지만 스티브가 욕을 하거나 말장난을 하는 씬 대부분은 프랑스어를 모르는 입장에서 봐도 번역이 어색했어요. 번역한 사람이 의역을 해야할지 직역을 해야할지 수위를 어디까지 올려도 될지 몰라 갈팡질팡한듯. 이럴 땐 말장난을 포기하고 욕을 찰지게 번역하는 편이 차라리 나은데... 모처럼 지하철도 탔는데 한 편만 보고 오기 아쉬워 바로 다음 회차인 [무드 인디고]도 보고 왔는데 같은 프랑스 영화였지만 무드 인디고는 번역이 매끄러워서 더욱 비교가 되었네요. 원래 자막에 엄청 예민하게 구는데 이걸 못 느낄 정도였다니 처음 봤을때 어지간히 충격이 컸긴 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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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 옆자리에서 50대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 두 분이 훌쩍이면서 보시는데 기분이 진짜... 묘했어요.
쉬잔느 클레망스는 돌란이 절친이라서인지 돌란이 영화에 자주 나오죠.
로렌스 애니웨이에선 여주 프레드역.아이 킬 마이 마더는 절반은 자기 돈 들여 찍었다던데,
영화에 나오는 유산인지 자기가 배우 생활해서 번돈인지..
마미 보고서 쉬잔느 클레몽 나오는 다른 영화는 좀 챙겨보고 싶어졌어요. 연기가 인상적인데 머라이어 캐리 닮아서;; 얼굴도 잊을 수가 없어요. 자세한 늬앙스를 파악 못해서 프랑스어 영화는 좀 부담인데 찾아보니 최근에 영어로 찍은 영화(마를렌 이야기)가 부국제에 걸렸었네요.
너무 좋았어요 저는..금요일에 압구정에서 봤는데 마지막에 라나델레이 노래 나올때 제 뒤에서 훌쩍훌쩍 울던 여자분 생각남.. 내일도 보려고요..님 말대로 이 영화에 공감 못하고 내용이 별로라는 분들 참 부럽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