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난 영화 다시 보는 영화> 알렉산더 후기
제목: 알렉산더 (2004)
감독:올리버 스톤
출연 배우: 콜린 파렐, 안젤리나 졸리, 안소니 홉킨스, 발 킬머, 자레드 레토,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로사리오 도슨,
올리버 스톤의 작품을 본 관객들은 그가 실존 인물을 영화를 통해서 캐릭터를 구성할 때 다소 발칙하고 금기시 되는 관점을 채택해서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 닉슨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굉장히 부정적이다. 그래서 인지 올리버 스톤이 <닉슨>이라는 영화에서 닉슨 대통령의 고뇌하고 슬픔에 찬 나약한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는 장면은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닉슨 대통령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올리버 스톤이 헐리우드 관객으로부터 많은 오해를 사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리버 스톤의 필모그래피의 구성을 봤을 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는 이미 존재했던 실존인물이나 사건을 가지고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고정의식을 깨거나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행동이 올리버 스톤 영화의 고유한 색깔이라고 할 수 있다.
<JFK>는 케네디 암살 사건을 가지고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고 <래리 플린트> 역시 마찬가지이다. <피델 카스트로를 찾아서>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와 쿠바와 피델 카스트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해부하고 있고 기존 인물과 사건에 대한 새로운 캐릭터 구성과 시각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초인의 알렉산더가 아닌 인간 알렉산더를 그린 올리버 스톤>
그의 필모그래피는 대부분 20세기 실존했던 인물을 통해서 자신의 영화 소재로 사용 하였다. 하지만 하나는 예외였다.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쇠망함에 따라 그리스도 자연스레 힘을 잃어가던 서양 고대 시대, 마케도니아의 한 남자, 서방과 동방 모두를 정복하고 자신을 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한 남자 ‘알렉산더’는 올리버 스톤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오래된 시간의 축적성을 가진 남자이다.
영화를 보기 전 문헌이나 책에서 봤던 초인적이고 영웅적인 면모를 가진 알렉산더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 기대를 접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알렉산더는 불안하고 약한 모습을 가진 한 인간에 지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닉슨>에서 그려지는 닉슨의 인간적인 면모를 그대로 따왔다고 보면 된다.
다만 서사적 맥락과 공간 그리고 인물만 바뀌었을 뿐이다. 알렉산더 역을 맡는 콜린 파렐은 올리버 스톤의 의중을 잘 파악한 듯 극 중에서 나오는 헤파이스티온(자레드 레토)와 바고아스와의 관계에서 유연하고 선이 얇은 여인의 모습으로 알렉산더를 그려내 것과 인도 정복 당시에 보여주는 알렉산더가 군중들에게 호소하는 연설은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롭게 볼거리는 극 중 초반 가우가멜라 전투에서 벌어지는 액션신이다. 알렉산더의 기마대과 그의 측근들이 지휘하는 보병대 이 상이한 군단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대비해서 각자의 특성이 명확하게 보여지는데 이것이 모두 역사적 맥락에서 어긋나지 않고 역사적 팩트만으로도(영화 속에서 나오는 전술은 실제 사료와 비교했을 때 한치의 오차도 없다) 관객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신(scene)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 고대 바빌론 궁전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세트나 고대 그리스의 동성애 코드는(플라톤 저서 <향연>의 철학적 사유가 묻어나 있다) 올리버 스톤이 <알렉산더>에서 역사적 고증을 완벽하게 이루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의 플롯은 알렉산더라는 한 시대의 영웅과 그가 건설한 헬레니즘 제국 건설기를 담고 있는 이 위대한 서사시는 3시간 넘는 러닝타임 동안 마케도니아 왕자 시절에 있었던 과거와 헬레니즘 제국을 건설하고 있는 현재를 교차적으로 보여줌으로서 에픽무비의 시간적 연대기 기법을 과감히 파괴함으로서 딱딱해질 수 있는 플롯이 다소 유연해지게 하는 촉진제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결정적인 약점은 두 가지로서 극명하게 나타내어지는데 3시간 이라는 물리적 시간으로 인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어쩔 수 없이 피로함을 느끼게 해 줄 것이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결정적 한방이 없음을 알 수 있다.(마지막 인도 정벌 액션신은 올리버 스톤 감독이 영화의 결정적 한방임을 보여줄려고 하였으나 가우가멜라 액션신과 같은 패턴을 보여주고 있음으로 영화의 재미적 요소에 별 기여를 하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 앞에서 언급한 많은 특징과 장점 속에서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은 팩트만 의미없고 단순하게 나열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 속에서 역사적 지식 없이 보는 일반 관객들이 버텨낼 수 있을 건인지에 대한 확신이 필자에게는 없다는 것이 필자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스타7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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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올리버 스톤이라 기대하고 봤던기억이 있는데
편집의 실패라고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