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흥행이 안될만 하네요.영화가 한마디로 재미가 없어요.특히,김윤석,김희애가 나오는 후반부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구려서 이게 시라노 연애 조작단을 만든 감독의 영화란 말인가 싶을
정도였네요.김현석 감독은 어째 시라노를 정점으로 하향세인 듯.열한시야 감독의 전공이 아니라서
쉴드쳐줄 부분이라도 있었는데,쎄시봉의 문제는 그 전공인 멜로 부분이 재미가 없다는 거.
쎄시봉을 소재로 삼은건 좋았다고 봅니다.쎄시봉과 트윈폴리오 부분은 좋았거든요.
방송에서 괜히 화제가 된게 아니라고 봅니다.이장희,송창식등 한국 가요계의 불세출의 천재가
한명도 아니고 여러명이 한자리에 모였었다는게 신기하다면 신기하죠.
게다가 좋은 노래는 시대를 타지 않네요.지금 들어도 좋더라구요.거기다 윤형주역의 강하늘이
어찌나 미성이던지 깜놀.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소화하는데,다들 수준급이었습니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트윈폴리오 제 3멤버의 사랑이야기 보단 극과 극인 윤형주와 송창식의
우정같은 쎄시봉 이야기로만 영화를 채웠어도 지금보다 훨 나았을 것 같아요.오근태와 민자영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왜 헤어진건지 영활 보고도 모르겠슴돠.오근태야 그렇다치고 민자영은
성격상 좀 이해가 안갔네요.
그래도 젊은 시절 이야기는 쎄시봉 얘기 때문에라도 재미는 있었는데,후반부는 쌍팔년도도 아니고
진짜 못봐주겠더군요.김윤석,김희애란 관록의 배우들도 엉망인 각본을 구제해내지는 못하더군요.
아,오글거려.쎄시봉은 사실은 이랬답니다,놀랍죠 해야 할 설정일수록 전혀 놀랍지가 않고 외려
구렸습니다.한마디로 복고와 신파를 구분못한 감독의 패착이 커보입니다.차라리 쎄시봉 방송한
뭐였드라 세바퀴였나 그거나 다시 시청하는게 몇배는 남는 장사같습니다.김현석 감독님,응원하는
감독님인데,이번을 교훈 삼아 심기일전할 필요가 있어 보여요.
개인적으로 김현석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는데, 보고 나서 많이 실망했어요.
민자영을 이해 할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버린 시나리오의 문제도 크지만,
영화를 어떻게 열고 어떻게 닫을까에 대한 고민이 아쉬웠습니다.
전반적으로 감독 전작들의 그런 리듬감과 위트만 잘 살았어도 한효주가 이해가 가지 않는 캐릭터가 아니라, 적당히 그 매력에 묻혀 넘어 갈 수 있는 건데 말이죠. 사실 김현석 감독 영화의 여주인공들은 다 따지고 보면 남자의 판타지에 대상화 됐을 뿐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는 캐릭터들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너무 아쉬운건. 원래 시나리오에는 한효주가 윤여정씨의 역이기 때문에 조영남과 결혼을 하게 되고. 그런 스토리를 따라 윤형주 송창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왠지 윤여정씨를 지우려고 하면서 조영남도 사라지고.. 이도저도 아닌 영화감독의 뜬금없는 설정이 나타나게 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