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감상 : 바람의 검심 교토대화재편
- 머 별 의미는 없이, 긴 글을 마저 쓰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할 셈으로…
어제 보고 오긴 했는데, (글 뒤에 적을) 쓸데없는 이유로 의욕이 팍 꺾여 버려서 지금은 그냥 막 키보드를 두들기는…
긴 감상은 영화감상문에 나중에 따로 적을 예정이긴 하지만 과연 언제 적을지는 모르겠…
어제 밤에 집에 들어오니 케이블 수퍼액션에서 전작을 틀어줘서 다시 보는데,
확실히 전작이 철저하게 차별화를 추구한 덕분에 범작을 벗어난 영화판 만의 독자적 개성을 성립하는데 성공했다면
이번 편은 그냥 범상한 영화판의 속편~이라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연작 형식의 속편이 나와서 3부작 구성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전작 바람의 검심 실사영화판이 아무래도 예상 밖의 히트였던 탓에
워너 브라더스 재팬의 상층부에서 상업적인 구도에 더 열을 올려서 나온 결과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감독이나 스탭 입장에서는 흥행작 3부작으로 착실한 경력과 수입을 확보하고 싶었겠고,
팬 입장에선 전작 정도 수준에서 원작의 캐릭터들을 다시 보게 된다면 만족할 것 같았겠고…
이런저런 욕망의 분출이 좀 과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머 은근히 저예산 티도 좀 있었던 전작과 비교한다면 이번 영화는 확실히 돈을 들여서
일본 수준에서의 블록버스터에 근접한 느낌입니다.
배우의 분장이나 액션 같은 것에서 전작보다 조금 더 예산이 생겼는지 품세가 커진 기분도 들지만
그 만큼 세트의 디테일이나 이야기 전개는 좀 맥이 빠졌다는 기분도 들고요.
전작이 원작인 만화하고 차별화하기 위한 일본식 특촬을 활용한 '실사적인 액션'이나
일본 영상물 전통의 칼싸움, 소위 '찬바라'물의 느낌도 포괄해서 굉장히 유니크한 짬뽕 국물 같은 맛이 있었다면
이번 작은 거기에 좀더 돈을 끼얹어서 제작사, 영화 스탭, 배우, 팬들의 열망이 모두 뒤섞인
가벼운 혼돈에 가까운 인상입니다.
게다가 결말도 '다음 편을 기대하세요' 식으로 중간에 끊어 먹기 때문에 여러가지 의미에서
보고나서 "어~?" 싶은 기분도 조금 드네요.
배우 누구씨의 연기 식으로 "이게 최선인 겁니까? 정말로요?" 라고 되묻고도 싶어지는데,
이게 최선인지는 모르겠지만 왜쿡 부녀자 층 같은 상업적인 면도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다는
제작측의 욕심은 확실히 보이고 있고, 또 그 욕심에 걸맞는 과욕의 결과물이긴 하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잘 나오긴 했는데 전작에서 본 기대와는 방향성이 다른 느낌인데다가,
결과적으로 그게 좀 뻔해졌다는 인상도 있고요…
다만 원작에서 기세좋게 나왔다가 맥없이 가라앉은 철갑선 연옥의 진수~는 나름 나쁘지 않았는데,
여기에 돈을 다 썼나 싶은 기분도 조금은 들고…
클라이막스여야 할 막판 장면이 어째 속편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늘리는 기분에
추락~기연 식의 무협 장르 클리쉐로 이어지는 게
원작 만화보다도 더 이야기의 맥락면에선 엉망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따지고 보면 실사 영화판 전작이 (사람마다 판단하는 전체적 완성도는 둘째치고라도)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그 이상으로 원작에서 도망가면서 독자적인 개성을 추려내는데 성공한 드문 케이스였고
이번 속편은 원작 만화에서 가장 큰 에피소드였던 교토편을 가져다가 극장에 끼워 맞추는 데 급급한 정도에
머물렀다는 게 아쉬운 점이었군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적당히 막나가서 재미있었던 실사판 전작과 달리
이번 편은 원작 에피소드 재현에 더 몰두한 탓에 이제와서 눈치없이 (그리고 뜬금없이)
나오는 이야기들이 늘어버려서 산만해졌달까요.
전작에서 원래 나왔어야 하는데 빠졌던 주요 인기 캐릭터가 이번 교토편에서는 등장하는데
그 덕분에 해당 캐릭터가 전작에서 보여줬어야 하는 자기 스토리 분량을 갑툭튀한 회상씬으로 매우는데
이게 별로 설득력이 없어진데다가 결과적으로 원작에서의 존재감마저도 해쳐버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캐릭터 분량 때문에 주제에서 더 중요한 서브 캐릭터가 묻혀버린다 생각하면
딱히 좋게 볼 수 없습니다만, 뭐 다음 편에서 그 캐릭터가 액션 씬에 나와줘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겠습니다만 다음 편에서 마무리를 잘 해준다면
이번 편의 존재감도 조금은 올라가긴 하겠습니다.
하여튼 이 영화는 제국의 역습 이상으로 결말을 내리는 걸 속편으로 미루고
문자 그대로 달아나 버립니다.
속편이 바로 다음 주인 3월 첫주 개봉이긴 합니다만
상영관수도 적고 사람도 기생수 보다는 적겠구나 싶네요.
머 원작 만화 팬을 위한 마지막 팬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면 한번 봐줄 정도는 됩니다.
다만 그 팬 층 때문에 이 영화가 제대로 평가받기는 힘들거란 생각도 들고…
또 원작 팬이 없이 이 영화가 상업적으로 성립할 수 있느냐는 무리수에 가까울 것 같고…
원작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전작에 비해서 이 영화는 원작에 의존도가 더 높아져서
최종 보스 캐릭터가 원작에서 얼마나 인상 깊었느냐~에 따라서
오오 움직이는 CCO를 보러 간다~하는 정도에도 만족할 수 있다면
이 영화는 좀더 볼 가치가 높긴 할겁니다.
= 하지만 어제 영화의 질과 상관없이 관객 질은 정말 최악 급이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외국에서도 극장 진상들을 본적이 있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극장 진상 경험이 적은 건 아니지만, 어제는 특히 기분 나쁜
가뜩이나 관객이 적은 영화 보던 중에 뒤쪽에서 계속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그 쪽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자리를 바꿔서 앉는 경우를 보는 건 간만이었습니다.
막판에 "그러니까 왜 따라와서 난리야" 하고 뚜렷하게 말하는 게 대놓고 들려서
속으로 '그러니까 왜 극장와서 지랄이야'라고 쏴주고 싶었습니다.
저 혼자만 기분 나쁜게 아니었는지 다른 관객이 조용히 하라는 하는 소리까지 들렸는데도
영화 끝날 때까지 계속 되어서 굉장히 거슬렸습니다.
영화에 대한 집중이나 재미를 느끼는 것과 상관없이 이렇게까지
보고난 뒤에 영화에 대해 생각할 때에 그 때의 기분 나쁜 인상이 컷던 건 간만인듯 싶습니다.
(앞자리 팔걸이에 맨발 올려놓고 있는 사람 이후로도 간만인 듯…)
별 상관없지만 내려가기 전에 울트라맨 사가도 봐야 하는데,
상영 극장이 적고 낯 시간 (소위 조조나 아동 타임)에만 트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적 거리적으로 조금 미묘한 시간 대 밖에 없네요 OTL
하여튼 쓸데없는 잡담이었습니다.
:DAIN.
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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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바검 1편을 무척 재미있게 봐서 2편과 3편도 기대중이었는데 그렇군요. 살짝 기대를 접고 봐야겠어요 ^^;;
잘 읽었습니다. ㅎㅎ
한가지 알려드리자면 다들 접하기 힘들어서 몰랐을 텐데
극장판2,3편은... 완벽한 전작이 있었습니다..
바로 애니메이션 극장판인데요...
확장이고 뭐고를 떠나서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거의 그대로 실사로 옮긴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실사화를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1편은 정말 잘만들었는데 속편은....그래도 바야죠.
2편과 3편은 2시간 영화를 둘로 나눈 것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