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블롬캄프, 제임스카메론 리들리스콧을 뛰어넘는가 - 채피 Chappie (2015) 3000자평
스포일러 없도록 검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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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닐블롬캄프의 끝은 어디인가?' <채피> 관람을 마치고 생각했습니다. 막연히 제임스카메론과 리들리스콧이 떠올랐습니다. 감히 이들을 뛰어넘을 지도 모른다는 허황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35세인 이 감독에게 이러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 과대할 수도 있습니다. 두 감독은 현재와 미래, 과거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필모그래피를 채울 수 있는 '특권'을 가진 거장들입니다. 특히 SF 소재의 작품들은 내놨다 하면, 영화사에 기리 남았죠. 제임스는 <터미네이터>의 주인(2019년 반환)이며, <에일리언2>를 맡았고, <아바타>를 창조했습니다. 리들리는 <에일리언>, <블레이드러너>, <프로메테우스>에 이어 <더마션>을 후반 작업 중입니다.
닐블롬캄프는 채피에 이은 자신의 차기작으로 <에일리언5>의 감독직을 맡고 대본도 직접 작업 중인 것으로 최근 공식 확인됐습니다. 시고니위버가 엘렌리플리로 돌아온다고 하네요. 본론으로 돌아와 얼마 안 되는 그의 작품들에서 엿볼 수 있는 주제의 핵은 현재에 대한 문제 의식을 기반으로 미래를 그린다는 것입니다. 메인스트림 상업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자신의 고향이자 '문제의 도시' 요하네스버그를 데뷔작에서 통렬하게 비틀었고, 두 번째 작품에서는 이민, 인구과잉, 의료서비스, 착취, 사법체계, 계층 문제 등을 사정 없이 후려쳤습니다. 엑소-스켈레톤의 메이저 영화 등장도 신선했죠.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평이한 평가를 받았지만, 실망의 목소리도 컸습니다. 후에 닐은 스스로 엘리시움의 스토리가 궁극적으로 옳지 못했다고 밝혔죠. 독특하게도 그는 그의 상업 영화 필모그래피를 줄곧 SF로만 채우고 있습니다. 이 릴레이가 언제 깨질 지도 흥미 거리죠. 그의 미래관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입니다.
그는 한 마디로 SF 이야기꾼입니다. 과거 필립K.딕 작가가 다양한 SF 이야기를 발굴했던 모습이 현재의 닐블롬캄프를 통해 엿보입니다. 모든 작품의 대본, 각본을 직접 작업하기에 향기는 더욱 더 진합니다. 그의 부인 테리태첼이 채피의 각본 작업을 도왔습니다. 디스트릭트9에 이어 두 번째네요. 이 부부의 가내수공업은 이번에도 성공한 것 같습니다. 확실히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스스로 완전히 창작하지 않고, 각본가를 고용하거나 소설을 각색하는 거장들과 다른 점입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채피가 극을 주도합니다. 그의 돌발 행동은 작은 메아리로 묻히는 듯 하지만, 사건 전개의 핵심이 됩니다. 마치 채피가 방귀를 뀌고 라이터로 지져서 산불을 일으켜 라면을 끓여 먹는 것 같다고 할까요? 말도 안되는 소리 같지만, 이야기 흐름은 매우 좋습니다. 특이할 만 한 것은 라이브 액션 영화에서 인간과 같은 시선으로 인간 외 가상의 주인공이 중심에 선 영화는 흔치 않은데, 모르는 작품이 많기에 채피가 최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신선한 인물 구도가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트랜스포머나 아바타는 인간보다 크니 예외입니다. 이티는 아이들 시선이므로 논외입니다.
특히 항상 영웅이거나 주인공만 맡았던 휴잭맨이 반대에 선 설정에 눈길이 가는데요. 아쉽게도 그의 역량을 극에 제대로 가미하는데는 부족하지 않나 판단됩니다. 이름 없는 배우를 써도 되지 않나 생각될 정도였으니까요. 단지, 채피가 이름 값을 가진 배우가 아니기에 투자를 받을 목적으로 유명한 휴잭맨을 세운 것이 아닐까 의심마저 들었습니다. 시고니위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저 에일리언5의 인연으로 출연시킨 것이 아니리라 믿고 싶지만, 어쩌면 악몽 같네요. 높은 페이를 받는 배우의 역량을 제대로 활용 못 한 것이죠.
채피와 싸우는 것은 트레일러를 통해 이미 잘 알려진 2족 병기 '무스'입니다. 아주 잘 알려진 <로보캅>의 그것을 연상케 해 이른 패배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곧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직접 보시면 압니다. 좋았습니다.
재미있게도 극 중 깡패로 등장하는 2명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하는 랩-레이브 힙합 그룹인데요. 결혼한 사이라고 하네요. 닌자와 욜란디라는 이름을 극에서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닌자라는 이 남성 랩퍼는 엘리시움의 메인 롤에 최초 제안받았으나 맡지 않았다네요. 그는 디스트릭트9의 팬이라서 입술 안쪽에 D9이라는 문신을 새겼다고 합니다. 두 번째 제안은 에미넴에게. 에미넴은 디트로이트에서 촬영하길 원해서 결렬. 맷 데이먼이 세 번째입니다. 아무튼 채피에서 그들의 옷에 새겨진 프린팅이나 채피의 타투에 새겨진 Ten$Ion이 뭔가 했더니 그들의 앨범명이었군요. 홍보?
컨셔스니스라는 단어를 '마음'이라고 해석한 것은 심하게 걸렸습니다. 국내 관객의 눈높이를 고려해 '의식'이라고 하지 않은 것일까요? 잘 불리지는 않지만, '양키'라는 인물을 아메리칸이라고 한 것도 어색했습니다. 미국인인가? 잡 생각이 집중력을 흐리더군요.
이번에도 다큐멘터리 스타일과 핸드 헬드, 포토리얼리스틱 CG 효과 등의 연출은 여전했습니다. 메카닉의 등장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요. 디스트릭트9이 연상되더군요. 배경이 동일한 것도 그렇고요. 조금 슬프게도 후반부에는 자신의 입맛을 포기하고, 헐리웃 코드를 따른 듯 합니다. 시나리오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지만, 닐의 영화 속에서 그것들은 단지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제 의식에 대해선 육체, 정신, 영혼 등이 인간 위주일 때 인간이 아닌 존재가 나타난다면 인간은 이들을 과연 배척할 것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Humanity's last hope isn't human' 미국의 포스터의 프레이즈입니다. 인간성의 마지막 희망은 인간이 아니다.
'SF 액션의 진화를 목격하라' 국내 포스터의 문구입니다. 액션은 눈길을 끌기 위한 장치죠. 일반적 시각에서 블록버스터 팝콘 무비로 관람하기에 어려운 부분도 있을 테고, 물론 재미도 있었습니다. 국내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해집니다.
- 본 리뷰는 익스트림무비 <채피> 시사회 관람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
추천인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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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뷰네요 굳!
엑소모모님, 허넠카님
채피에 대해 안좋은 평이 많아서 공감을 사지 못하는 괜한 글이 될까 걱정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둘러보니 흠 잡기 위주의 혹평이 다소 눈에 띄더라구요
일부 반응은 열린 마음으로 채피를 받아들이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SF 소설, 영화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볼 때 채피의 아이템, 설정 같은 것들을 모든 이들에게 컨펌을 받아야 할 만큼의 것이 아닐 수도 있는데, 숲을 보지 못하는 의견이 적지 않나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채피를 무작정 찬양하기보다는 채피에 대한 정보와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제 리뷰로나마 채피에 대한 의견이 조금 더 중화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집니다
ps. golgo님이 항상 덧글 달아주셨는데, 이번에는 안달아주셔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