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 괴상한 섞어찌개
오늘 개봉한 신작 <순수의 시대>를 어제 시사회로 미리 관람하고 왔습니다. 연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신하균,장혁과 신예 강하늘,강한나의 조합이 눈길을 끄는 사극영화였는데요. 그 결과물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어떤 관객분은 보다가 나가셨다고 하더군요.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를 조목조목 씹어보겠습니다.
- 하균신의 연기도, 성난 근육도 영화를 살리지는 못했네
영화는 1398년, 세자 책봉에서 밀려난 이방원(장혁)과 정도전의 권력 투쟁이 한창이던 때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인 장군 김민재(신하균)는 정도전의 사위로서 역시 이방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요. 민재의 앞에 자신의 돌아가신 어머니를 쏙 빼닮은 기녀 가희(강한나)가 나타나면서 민재는 그녀에게 겉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거기에 민재의 아들 진(강하늘)까지 얽히며 사랑과 배신이 난무하게 되는데요.
- 그냥 흐하하하하핳 웃는 것밖에 기억이 안남는 장혁
<순수의 시대>는 민재와 가희의 절절한 멜로, 가희에게 얽힌 세 남자의 비화, 정도전-이방원의 파워게임까지 많은 이야기를 극에 담아내려 했는데요. 그 결과가 성공적이진 못했네요. 아쉽게도 많은 이야기들이 어우러지지 못하고 따로 논다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작년 개봉한 신파멜로 <인간중독>과 팜므파탈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에로틱 사극<후궁>에 KBS 드라마 <정도전>을 갖다가 그냥 합쳐놓은 괴상한 모양새예요. 안상훈 감독님은 영화 상영 전 '주인공 두 남녀의 감정선을 중심으로 봐달라.'고 부탁하셨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뒤섞여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차라리 멜로에만 집중을 해서 연출을 했다면 좋았을걸. 그런데다 극의 중심을 이루는 민재와 가희의 멜로는 이렇다 할 설명없이 지나치게 신파조로 흘러가버리니 관객으로서 슬프다는 느낌보다는 과하고 부담스럽다는 느낌만 들었네요.
수위가 높다는 베드신 은 오프닝부터 등장하며 파격을 선사하지만, 불필요하게 많은 베드신이 나오는 탓에 그 파격도 점차 줄었지요. 굳이 슬로우모션에 슬픈 BGM 깔은 베드신까지 넣어야 하냐구요. ㅋㅋㅋㅋㅋ
- 강하늘씨는 올해에만 세 작품째군요.
배우들의 활용도는 절반의 수확인데, '하균신' 신하균은 이 영화가 첫 사극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매력 없는 캐릭터를 만나서 그의 연기력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어요. 근육 하나는 기가 막히니까 여성팬들이 많이 좋아하겠군요. 장혁은 <추노>에서 보여준 그 캐릭터를 그냥 이름만 이방원으로 바꿔서 연기하는 것 같았어요. 비중도 생각보다 적었고. 다행히 타락한 왕의 사위 역을 맡은 강하늘의 악역 연기에서 가능성을 보았네요. 중간에 한번 빵 터질만큼 어색한 장면은 있는데 그건 빼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지만 왜때문인지 포스터에 등장하지 않은 강한나 역시 크게 거슬리는 부분 없이 역할을 잘 소화해주었네요.
- 그러니까 결국 다 이 여자때문에 생긴 이야기
그래도 <모데카이>처럼 보다가 졸진 않았어요. 영화가 산만해서 그렇지. 욕하면서도 어쨌든 보긴 보는 막장드라마처럼.. 뭐.. 이 영화의 장점은 이 정도로 줄이겠구요.. 아, 위에 베드신 이야기 하니까 홍보 이야기도 하고 싶네요. '역사가 거부한 왕자의 핏빛 반란'으로 홍보되어 선굵은 사극을 예상하게 하나 이 영화의 알맹이는 '애절한 사랑이야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염두하고 관람하시기를. 피 튀기는 권력 투쟁에 뜨거운 베드신이 눈 앞에 펼쳐지지만 마음은 그닥 동요되지 않는 아쉬운 영화 <순수의 시대>였습니다.
추천인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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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님의 신경질적인 근육과 세 배우의 엉덩이, 그리고 인간중독이 떠오르는 영화랄까요 ㅋㅋㅋ
후기잘읽고갑니다
엄청 오래된 리뷰인데 알림이 떠서 놀랐네요!
감사합니다 :)
야하다길래 왠지 호기심은 드는데..
다들 비추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