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0
  • 쓰기
  • 검색

블랙 힐링을 거부하는 영화 - 뷰티풀라이 The Good Lie (2014) 1500자평 . 스포일러 없음

여자친구
3874 2 0

안녕하세요 신입 회원 여자친구입니다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이 영화는 평범한 '블랙 힐링'의 범주 안에 들기를 거부합니다. 인물이 처한 상황에 굴곡진 드라마틱한 전개를 가해 관객에게 눈물을 강요하지 않죠. 대단한 스토리라인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메시지 전달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어느 정도 고착화된 상황으로,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감이 오지만 굳이 알고 싶지는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수단이라는 나라의 상황을 그 누가 알려고 하겠습니까. <뷰티풀라이>는 내전으로 많은 희생자들과 젊은이들을 떠나보낸 수단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킵니다. 더불어서 다인종을 받아들이는 미국의 사회 시스템, 그리고 인도주의를 자연스레 드러내죠. 글만 봐서는 역반응을 느낄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사실 출연자 중 한 명인 리즈위더스푼의 본 영화에 대한 점유율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첫 등장 후 '당신들이 소말리아, 아니 세네갈 사람들이죠?'라고 묻는 대사에서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인식이 드러납니다. <뷰티풀라이>는 몰라도 될 당신들의 이야기에서 점점 알아가야 할 우리 친구들의 이야기로 프레임을 점점 좁힙니다. 곧 그녀가 왜 이 영화에 나온 것일까 흥미를 느끼게 되고, 그녀의 극 중 행동에 우리의 생각을 대입하면서 슬슬 영화에 집중하게 됩니다. 굳이 그녀가 이 영화에 나오지 않아도 됐습니다. 조연이니까요. 하지만 그녀가 나오고 나오지 않고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그녀가 나옴으로써 좀 더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는 물론이고요. 또, 명 프로듀서들이 붙었고, 저예산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만약 나오지 않았다면, 독립 영화로 만들어졌겠죠. 


그녀는 2000년대에 로맨틱 코미디의 화신으로 국제적 지명도를 갖게 됐으나 이후 평단의 마음을 확 돌려버린 운명의 필모그래피 <Walk the line>, <Wild>를 만났고, 각각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과 노미네이트의 영예를 움켜쥘 수 있었습니다. 뷰티풀라이 또한 그러한 연장선 상에 있습니다. <디스민즈워> 같은 유쾌한 작품을 하면서 이처럼 진지한 작품도 병행하는 그녀의 양 축을 본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것은 그녀의 팬들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해 <뷰티풀라이>는 실화를 다룬 두 영화와 달리 실화에 영감을 받았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큰 틀에서 그녀의 향후 필모그래피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습니다.


흑인 배우들은 힘든 일을 겪음에도 감정의 격변을 일으키지 않고, 의외로 담담합니다. 관람하는 제3의 입장에서 그들의 극 중 태도를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메소드를 가미한 연기를 이끌어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를 끝까지 본다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나 알게 될 것입니다. 그들의 용기와 의지를 공감하고 배운다는 말은 오만한 것이 아닐지 오히려 반성하게 됩니다.


영화 초반에서는 꽤 긴 러닝 타임을 수단에 할애합니다. 다소 집중력이 흐려지기도 했지만, 이것이 과연 어떤 이야기와 로케이션으로 언제쯤 흘러갈지 그들의 상황을 모르는 입장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뷰티풀라이>는 누가 봐도 돈이 될 만 한 작품은 아닙니다. 박스오피스 성적만 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평단과 관객의 평은 호의적입니다. 꼭 봐야 할 2014년 영화 100개를 꼽는다면, 이 작품이 반드시 들어가지 않을지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bl.jpg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

  • 파도
    파도
  • 작은평화
    작은평화

댓글 0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범죄도시 4] 호불호 후기 모음 2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1일 전08:38 12852
HOT 넷플릭스 '시티헌터' 볼만하네요. 4 golgo golgo 2시간 전00:55 606
HOT 2024년 4월 25일 국내 박스오피스 3 golgo golgo 3시간 전00:00 997
HOT '시티헌터' 재밌게 감상했습니다. 5 하드보일드느와르 4시간 전22:50 1279
HOT 시티헌터 노스포 리뷰 5 GreenLantern 5시간 전22:44 938
HOT 코난 극장판 홍보 시구 1 GI GI 5시간 전22:42 452
HOT 미국 극장가의 재개봉 영화 붐 기사(feat.올드보이) 5 golgo golgo 5시간 전22:26 767
HOT 범죄도시3 아웃박스 한정판 개봉기 (feat.30일 리콜디스크) 1 카스미팬S 5시간 전22:14 462
HOT 범죄도시4 후기... 매우 통쾌한 오락영화 3 놀아조 6시간 전21:44 838
HOT 범죄도시4: 상업성 10점 작품성0.5점(노스포) 10 골드로저 골드로저 6시간 전20:59 1441
HOT 오시키리 렌스케 호러 만화 실사영화 <사유리> 티저 ... 2 카란 카란 7시간 전20:24 632
HOT Putin 전기 영화 9월 북미 개봉 5 totalrecall 7시간 전20:07 696
HOT 할리우드, 문화적 다양성 확보로 연간 300억 달러 이상 매출... 4 카란 카란 7시간 전20:02 573
HOT 박찬욱의 미학 4 Sonachine Sonachine 7시간 전20:02 1717
HOT 시드니 스위니, “예쁘지도 않고 연기도 못 한다”고 발언한 ... 4 카란 카란 8시간 전19:18 2162
HOT 엠마 스톤,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를 욕하지 않았다 6 카란 카란 8시간 전18:57 1609
HOT <원더랜드> 서비스 소개서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8시간 전18:50 709
HOT 김무열 정오의 희망곡 2 e260 e260 9시간 전18:36 472
HOT 시티헌터 넷플 공개(청불) 8 GI GI 9시간 전17:58 1846
HOT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IMAX 개봉 확정 &...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0시간 전16:56 856
1134066
normal
jke3e 2시간 전01:33 155
1134065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00:55 606
1134064
image
초우 3시간 전00:04 770
1134063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00:00 997
1134062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23:55 469
1134061
normal
totalrecall 4시간 전23:26 370
1134060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22:51 569
1134059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4시간 전22:50 1279
1134058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22:48 192
1134057
image
GreenLantern 5시간 전22:44 938
1134056
image
GI GI 5시간 전22:42 452
1134055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22:38 354
1134054
image
golgo golgo 5시간 전22:26 767
1134053
image
카스미팬S 5시간 전22:14 462
1134052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21:58 812
1134051
normal
놀아조 6시간 전21:44 838
1134050
normal
골드로저 골드로저 6시간 전20:59 1441
1134049
normal
미래영화감독 7시간 전20:42 1584
1134048
image
카란 카란 7시간 전20:24 632
1134047
normal
Johnnyboy Johnnyboy 7시간 전20:09 902
1134046
normal
totalrecall 7시간 전20:07 696
1134045
image
카란 카란 7시간 전20:02 573
1134044
image
Sonachine Sonachine 7시간 전20:02 1717
1134043
normal
golgo golgo 7시간 전20:01 419
1134042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8시간 전19:28 636
1134041
normal
토루크막토 8시간 전19:19 379
1134040
image
카란 카란 8시간 전19:18 2162
1134039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8시간 전19:16 821
1134038
image
시작 시작 8시간 전19:10 459
1134037
image
golgo golgo 8시간 전18:57 1831
1134036
image
카란 카란 8시간 전18:57 1609
1134035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8시간 전18:51 459
113403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8시간 전18:50 709
1134033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9시간 전18:48 226
1134032
normal
시작 시작 9시간 전18:46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