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힐링을 거부하는 영화 - 뷰티풀라이 The Good Lie (2014) 1500자평 . 스포일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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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평범한 '블랙 힐링'의 범주 안에 들기를 거부합니다. 인물이 처한 상황에 굴곡진 드라마틱한 전개를 가해 관객에게 눈물을 강요하지 않죠. 대단한 스토리라인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메시지 전달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어느 정도 고착화된 상황으로,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감이 오지만 굳이 알고 싶지는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수단이라는 나라의 상황을 그 누가 알려고 하겠습니까. <뷰티풀라이>는 내전으로 많은 희생자들과 젊은이들을 떠나보낸 수단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킵니다. 더불어서 다인종을 받아들이는 미국의 사회 시스템, 그리고 인도주의를 자연스레 드러내죠. 글만 봐서는 역반응을 느낄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사실 출연자 중 한 명인 리즈위더스푼의 본 영화에 대한 점유율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첫 등장 후 '당신들이 소말리아, 아니 세네갈 사람들이죠?'라고 묻는 대사에서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인식이 드러납니다. <뷰티풀라이>는 몰라도 될 당신들의 이야기에서 점점 알아가야 할 우리 친구들의 이야기로 프레임을 점점 좁힙니다. 곧 그녀가 왜 이 영화에 나온 것일까 흥미를 느끼게 되고, 그녀의 극 중 행동에 우리의 생각을 대입하면서 슬슬 영화에 집중하게 됩니다. 굳이 그녀가 이 영화에 나오지 않아도 됐습니다. 조연이니까요. 하지만 그녀가 나오고 나오지 않고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그녀가 나옴으로써 좀 더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는 물론이고요. 또, 유명 프로듀서들이 붙었고, 저예산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만약 나오지 않았다면, 독립 영화로 만들어졌겠죠.
그녀는 2000년대에 로맨틱 코미디의 화신으로 국제적 지명도를 갖게 됐으나 이후 평단의 마음을 확 돌려버린 운명의 필모그래피 <Walk the line>, <Wild>를 만났고, 각각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과 노미네이트의 영예를 움켜쥘 수 있었습니다. 뷰티풀라이 또한 그러한 연장선 상에 있습니다. <디스민즈워> 같은 유쾌한 작품을 하면서 이처럼 진지한 작품도 병행하는 그녀의 양 축을 본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것은 그녀의 팬들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해 <뷰티풀라이>는 실화를 다룬 두 영화와 달리 실화에 영감을 받았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큰 틀에서 그녀의 향후 필모그래피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습니다.
흑인 배우들은 힘든 일을 겪음에도 감정의 격변을 일으키지 않고, 의외로 담담합니다. 관람하는 제3의 입장에서 그들의 극 중 태도를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메소드를 가미한 연기를 이끌어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를 끝까지 본다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나 알게 될 것입니다. 그들의 용기와 의지를 공감하고 배운다는 말은 오만한 것이 아닐지 오히려 반성하게 됩니다.
영화 초반에서는 꽤 긴 러닝 타임을 수단에 할애합니다. 다소 집중력이 흐려지기도 했지만, 이것이 과연 어떤 이야기와 로케이션으로 언제쯤 흘러갈지 그들의 상황을 모르는 입장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뷰티풀라이>는 누가 봐도 돈이 될 만 한 작품은 아닙니다. 박스오피스 성적만 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평단과 관객의 평은 호의적입니다. 꼭 봐야 할 2014년 영화 100개를 꼽는다면, 이 작품이 반드시 들어가지 않을지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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