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본능을 깨운 패배자의 반전 한 판 - 스파이 Spy (2015) 2000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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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는 얼핏 영국 비밀 첩보 요원을 그리는 <제임스본드> 시리즈를 유쾌하게 비틀은 영화처럼 보입니다. 오프닝 시퀀스의 영상과 노래만 봐도 그렇죠.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들을 이러한 기믹에 제대로 속아 넘어 가게 합니다. 물론, 일말의 힌트를 남깁니다. 주드로는 초반 임무 수행 중 엉성한 구석을 드러내죠.
굳이 무엇이 재미있고, 어떻게 웃음을 유발했다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은 영화를 직접 보면서 즉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고, 기억에 남는 부분을 글로 몇 마디 옮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즐거움 뒤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사실입니다.
주인공 멜리사맥카시는 극 중 나이 40이 되도록 자신의 인생 속에서 무엇 하나 성취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 보기만 하는 '패배자'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승리자'가 될 요건을 갖췄습니다. 그토록 그리던 기회가 왔을 때 1초도 망설이지 않았죠. 언제 이루는 것에 조급해 하는 것이 성공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휘어 잡는 지가 더욱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만 있다면, 우리들은 루저가 절대 아닙니다.
더 놀라운 점은 그녀가 그토록 마음 속에서 이미지 트레이닝했던 것들을 현실에서 이뤄냈다는 것입니다. 잠자고 있는 내 안의 본능을 깨운 것이죠. 무엇을 할 때 두려워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호소는 정말 강렬했습니다. 준비는 필요 없습니다. 상상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멜리사맥카시는 본 영화의 감독 폴페이그와 연속 3번 째 협업을 이뤄냈습니다. 그의 세 작품에 그녀가 연달아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이 구현하고자 하는 코미디에 다른 인재가 없는, 대체 불가의 존재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감독의 생각을 직접 들어봐야 할 부분이지만, 어떠한 의도 없이 이러한 결정을 쉽게 내릴 순 없습니다. 어떠한 의중이 있다는 방증이 도출됩니다. 그 어떤 감독도 배우를 세 번 연달아 쓰지 않으니까요.
둘의 첫 협업이었던 <내여자친구의결혼식 Bridesmaids(2011)>에서 그녀는 조연으로, 다소 자기만의 세계에 갖힌 캐릭터로 공감을 크게 이끌어내지 못했었는데요. 이어진 다음 작품 <더히트(2013)>에서 그녀는 현존 최고의 헐리웃 여배우 중 하나인 샌드라불록과 듀엣 캐스팅돼 절정의 코미디를 뽐냈습니다. 감독 폴페이그와 배우 멜리사맥카시의 화학 작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두 편을 감상하기를 추천드리는데요. 아쉽게도 <더히트>는 국내에서 극장 개봉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그녀는 국내에서 제대로 소개된 작품이 없다보니 거의 생소하고 인지도 면에서 매우 불리합니다. 외연적으로 어필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분들께 설명드릴 때 이국주 같은 코미디언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멜리사맥카시의 코드는 좀 더 깊고 넓은 차이가 있습니다. 몸과 관련된 것들을 되도록 지양하고, 뱀 꼬리처럼 물고 늘어지는 썰로 상대 배우와 관객들을 넉다운시킵니다. 어떤 이들은 슬랩스틱이 과하다고 하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그저 하나의 몸짓에도 혀가 가미되기에 '멜리사맥카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파이>는 얼마 전 화제를 일으켰던 <킹스맨 시크릿에이전트>처럼 전통의 스파이 액션을 비틀어 버린 맥을 같이 합니다. 따라서 여운이 남은 분들에게 권해드릴 만 한 추천작입니다. 미국식의 지저분한 화장실 코미디가 깔끔하게 다듬어졌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분들이 관람하면서 공감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는 얼마전 세인트빈센트로 맥카시를 처음 접하게 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