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드레아스 후기. 스포포함.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는 남는게 별로 없습니다. 재난영화고 잘 부숩니다. 화면이 좋습니다.
그리고 단순하게 시간을 때우기에는 참 재밌게 한번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상상해봅시다.
엄청난 재난이 일어났고,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 재난 가운데 있습니다.
지금 당장 구조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재난으로 유발된 죽음이라는 것이 그 혹은 그녀와 함께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지금 당장 달려가야합니다. 너무 급하기 때문이죠. 매우 급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곧 이혼할 마누라와 수다도 떨고, 과거 이야기도 해야하고, 익사해서 죽은 딸 이야기도 하고, 화해도 하고, 포옹도 하고, 도와준 사람들에게 찾아가 고맙다고 말도 해야합니다.
게다가 그 사랑하는 사람이 물속에 잠겨 있는데, 아내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걱정하지마, 꼭 구해올께.'라고 말도 해야합니다. 마치, '나 못믿어? 나 지상최강의 싸나이야' 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만, 구조를 바라는 사람은 물 속에 잠겨서 뽀그르르르 하고 있습니다.
아~~ 이러면, 영혼이 빠져나갈것 같습니다. 제가 성격이 좀 급한 면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속에서 가족은 재결합을 해야하고, 곧 이혼할 마누라의 새 남자친구는 이기적인 면을 나타내야 하며, 반드시 죽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재난속에서도 피어오르는 끈끈한 가족애는, 시간을 다 잡아먹고 있지만, 계속 계속 표현해야합니다. 포옹따위로, 지긋이 바라보는 눈빛따위로 말이죠.
후~
재난블럭버스터 답게, 부수는건 엄청 잘합니다. 정말 잘 부서집니다. 하지만 사실, 어디선가 다 봤던 것들입니다.
이미 본 것들이 다 총집합해서 다시 나오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새롭다거나 놀라운 건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큰 화면에서 박력있게 건물이 터지고 땅이 갈라지는 것을 보는 건 역시 신나는 경험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이미 롯데월드 바이킹이나 후룸라이드같은 녀석들을 타봤지만, 갈때마다 또 타는 것이랑 마찬가지죠. 그런건 하루에 100도 탈수 있었던 것처럼, 재난 블럭버스터는 매 년 한 두개정도는 볼 수있죠. 그런면에서는 만족스럽습니다. 굉장히 좋죠.
ps.
1. 폴 지아매티는 왜 나왔을까요. 칼텍이라는 배경은 주인공 가족과의 연결점이 전혀 없습니다. 재난영화의 공식처럼 전문가 하나를 끼어넣고 싶었겠지만, 이야기상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어서 아예 빼버려도 상관이 없습니다. 완전히 빼버리고 더 부수는 거나 보여줬음 좋았을 것 같습니다.
2. 윌윤리를 요즘 영화에서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스파이'에서도 나오더니, 이곳에서도 짧게 등장하더군요. 엘리베이터 안에서 '킴'의 그 사람 중국인이야 라고 누가 하더라구요. 뒤에 서서 '아니에요 한국계 미국인이고 이름은 윌윤리에요'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문이 열려서 실패했습니다..
3. 과테말라에 잠시 거주한적이 있는데, 거기는 활화산이 있고, 지진도 있는 나라였습니다. 지진은 한 번 경험했고, 활화산은 제가 떠나자마자 폭발했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영화보다가 땅이 한번씩 튈때마다, 그 때 기억이 나더군요. 땅이 마치 다이빙 점프대처럼 절 한번씩 팅겨 올리는 느낌... 아 그 느낌은 정말 영화가 제대로 전달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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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데 무서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