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39
  • 쓰기
  • 검색

[오늘의 발리우드] 《행복까지 30일》 맛살라톡 리뷰

raSpberRy raSpberRy
5371 21 39

 

opening.jpg

 

 

패널 소개

 raSpberRy(호스트, 인도영화 블로그 Meri.Desi Net 운영자) // 검은 색 표기

 G모님(익스트림무비 운영진) // 투 스테이츠 편 참여

 R모님(익스트림무비 운영진) // 최초 참여

 D모님 // 피케이 편 참여

 S모님 // 최초 참여

 M모님 // 최초 참여

 

 

 

 

 

 

 

들어가며 

 

 

kakka_muttai 02.jpg

 

 

 두 형제가 피자를 먹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행복까지 30일》은 춤과 노래가 들어간 화려한 메이저 맛살라 영화는 아닙니다. 어쩌면 《슬럼독 밀리어네어》와 같은 공간을 그린 이야기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사실주의적인 영화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마냥 슬픔과 어두움으로 영화를 끌어오기보다는 따뜻함과 풍자적인 요소를 통해 인도 사회를 바라보는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R: 저는 인도영화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왔거든요. 정말 재밌었습니다. 저는 특히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S: 인도영화 치곤 러닝타임이 짧네요.

   

 요즘은 인도에서 나오는 영화들이 러닝타임이 그렇게 길진 않더라고요. 심지어는 춤과 노래가 나오는 영화들도 예전보다 많이 안 나오는 것 같고...

  

 G: *맛살라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많은 것 같아요. 《옴 샨티 옴》같은 경우도 사람들이 보면 좋아할 영화거든요. 아마도 애초에 선입견을 가지고 봐서 그런 것 같아요. 인도영화 하면 무조건 춤추고 노래하는 영화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맛살라 영화: 춤과 노래가 들어간 인도식 종합 오락영화)

 

 《옴 샨티 옴》같은 경우는 얼핏 보면 개그 치려고 만든 황당한 영화라는 생각을 갖기 쉬워요. 《옴 샨티 옴》의 경우에도 읽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거든요.

 

 미국의 크라이테리언 같은 경우를 보면 그런 브랜드에서 선별되는 영화들의 경우 미국의 영화 전문가들이나 평론가들의 지지를 받고 나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코멘터리를 한다든지 서평 같은 걸 써서 부클릿 같은 데 글을 기고하잖아요. 저는 그런 것들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그런 사람들이 어떤 문화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전문가들의 지지로 ‘많은 사람들이 오즈 야스지로, 하워드 혹스... 대단한 사람들이지’ 하면서 이 사람들의 영화에는 이런 이러한 장면이 있고 이런 게 있어 하고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부럽더라고요.

 

 인도영화도 마니아들이 본격적으로 2000년 초부터 태동해서 생겨난 걸로 알고 있는데 저들처럼 ‘이야기’를 남겨주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누가 춤을 잘 추는지에 대한 얘기만 한다면 이건 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춤과 노래도 인도영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말이죠.

 

 S: 그러고 보면 《로봇》같은 영화는 볼 때는 되게 유쾌하게 봤는데 이런 걸 계속 보라면 못 볼 것 같아요.

 

 G: 그러고 보면 오늘 본 영화가 독특한 게 《로봇》의 주연배우인 라즈니칸트의 사위(다누쉬)가 제작한 영화인데 《로봇》같은 영화는 아니죠. 즉, 인도영화라고 다 《로봇》같은 영화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거죠.

 

 S: 저 같은 경우는 말이 안 되는 영화는 일단... 아무리 황당한 영화라고 해도 전후의 사정은 맞아야 하고 A와 B가 있으면 그 관계가 유기적으로 넘어가야 하거든요.

 

 많은 인도영화들이 설렁설렁 넘어가는 경우가 많긴 했죠.

 

 S: 오늘 본 영화는 스토리가 나름 합리적으로 이어졌네요. 상대적으로 아귀가 맞더라고요.

 

 D: 인도에서도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내 홍보의 오류와 폭스사의 로컬라이징 

 

 

kakka.jpg

 

  아마 우리나라의 영화 마케팅을 담당하시는 분들은 이 영화가 딱히 친숙하게 다가올 내용이 없는 까닭에 이미 우리나라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인도영화인 《내 이름은 칸》의 명성에 기대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바로 이 영화가 인도에선 폭스사의 제작 배급으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최근에 《곡성》이 폭스사의 제작, 배급으로 이뤄졌는데 한때 우스갯소리로 영화가 시작할 때 상영관에 들어온 한 관객이 폭스사 로고가 뜨자 그 관객이 ‘여기 곡성 맞나요?’라고 했는데 다른 관객이 ‘서울인데요’ 했더라는 부장님 개그도 생각나고 말이죠.

 

 인도 같은 경우 외국 시장이 인도에서 로컬화 정책을 펼치려면 자국의 산업적인 분위기를 맞춰주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를테면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 인도 국민을 겨냥하고자 혼다는 인도의 스쿠터 전문회사 Hero와 합병을 하게 되는데요. 합병을 하면서도 Hero의 이름을 살리고 또 부각시켰습니다. 한 편 얼마 전엔 애플사의 인도 내에서 직영점 설치를 위해 CEO인 팀 쿡이 인도에 방문했지만 딱히 소득을 얻지 못하고 돌아갔죠.

 

 

 

fox_star.jpg

 

 폭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선 ‘20세기 폭스’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지만 인도에선 90년부터 정착해 인도인들에게 익숙해진 위성채널인 스타(Star)채널의 이름을 따서 ‘폭스 스타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로컬 영화산업을 시작했는데 2010년 《내 이름은 칸》이 교두보가 되어 지금까지 인도에 잘 정착한 케이스가 되었죠.

 

 《행복까지 30일》역시 이 폭스사에서 만든 영화이고 제작·배급사가 가진 접점 말고는 공통점이 없는데 《내 이름은 칸》제작진으로 퉁쳐지는 건 좀 어폐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럼 실제로 영화를 제작한 사람은? 

  

 일단 제작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영화 《행복까지 30일》은 발리우드 영화가 아닙니다. 대개 많은 분들이 인도영화=발리우드 라고 여기는데 실제로 발리우드는 힌디어권 영화를 뜻하는 겁니다. 실제로 인도에선 다양한 언어가 존재하고 그 언어권마다 영화 시장이 존재합니다.

 

* 발리우드(Bollywood): ‘볼리우드’라고도 불리는데 봄베이(Bombay)+할리우드(Hollywood)의 합성어로 봄베이(현 뭄바이(Mumbai))가 힌디어권 상업영화의 중심지라 붙여진 별칭 

 

 

dhanush.jpg

배우 겸 제작자 다누쉬

 

 

 《행복까지 30일》은 첸나이를 중심으로 한 타밀어권 영화인데요. 여기도 그 언어권만의 스타들이 존재하겠죠. 이 영화의 제작자인 다누쉬라는 사람은 영화배우라기 보단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형같이 생긴 배우인데 생긴 것과는 달리 무시 못 할 영화인입니다. 작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이었던 《샤미타브》의 주연배우기도 하고요.

 

 데뷔 8년 만에 인도 전체를 통틀어 시상하는 내셔널 어워드(National Film Award)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기도 하고 지금은 영화 제작자로서도 활약하고 있지요.

 

 아마 영화 《로봇》의 라즈니칸트는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놀랍게도 라즈니칸트는 다누쉬의 장인어른인데 장인어른의 큰 손으로 이 사람은 메이저 영화에서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살 것 같지만 실제로 다누쉬가 주목한 것은 《행복까지 30일》과 같은 타밀 지역의 독립영화이고 자신도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같더군요.

 

 G: 그럼 이 사람이 제작자인 건가요? 출연도 했는지?

 

 제작자는 맞습니다만 영화에 출연하지는 않았습니다.

 

 G: 첸나이면 지역이 어디쯤인가요?

 

 남인도 중에서 타밀어권 지역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인도에는 각 언어권마다 영화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최근 시사회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바후발리: 더 비기닝》은 텔루구어권 영화죠.

 

 만약 인도영화를 찾는데 나는 맛살라 같은 게 적응이 안 된다 싶으면 샤트야지트 레이 같은 감독을 배출한 벵갈리어권 영화나 마하라슈트라 지역을 중심으로 한 마라띠어권 영화가 맞을 겁니다.

 

 남인도 같은 경우는 오히려 《행복까지 30일》같은 영화가 이례적이고 가끔 짤방으로 떠도는 소위 뻥구라 액션 영화들은 타밀, 텔루구, 칸나다어권에 그런 영화들이 많이 발달해 있죠.

 

 

 

 

simbu.jpg

 

 영화 속에선 심부(Simbu)라는 스타가 나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이었던 《다방》은 힌디어권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뒤 다른 언어권 영화에도 리메이크가 되었는데 《행복까지 30일》의 배경인 타밀어권에서도 리메이크가 되어 성공을 거두었죠. 《오스떼(Osthe)》라는 영화인데 그 영화의 주인공이 바로 이 심부라는 배우입니다.

 

 사실 본명은 심부가 아닙니다. 남인도 사람들은 이름이 긴데 본명은 실람바라산 떼싱구 라젠드라 프라사드라고 합니다. 심부 뿐 아니라 많은 배우들의 이름이 긴 편인데 그 이름을 다 부를 수 없으니 ‘비크람’, ‘비제이’, ‘A.R.라흐만’ 등으로 줄여서 부르는 것이죠.

 

 

 

 

 

 

 

 아이가 아닌 어른을 위한 동화 

 

 

 감독은 M. 마니칸단이라는 사람입니다. 영상업계에 10년 가까이 있던 인물로 이게 첫 장편 감독 데뷔작입니다. 그는 사실 이 영화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우연히 피자를 좋아하는 자신의 아들과 피자 가게에 갔는데 피자가게 앞에서 손님들이 피자를 먹는 모습을 바라보더랍니다. 그걸 보고 마니칸단 감독은 ‘우리는 피자 가게에 편하게 앉아서 피자를 먹고 있지만 밖에서 우리를 보고 있는 저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니 이런 각본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kakka_muttai 04.jpg

 

 그리고 각본을 완성하고 오디션을 보기는 했는데 마음에 드는 친구들이 없더랍니다. 그러다가 촬영을 위해 첸나이의 빈민가를 돌아다녔는데 그곳에서 라메쉬와 비그네쉬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 거죠.

  

 마니칸단 감독은 이 친구들을 배우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작자인 다누쉬에게 촬영을 2개월만 늦춰 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이 두 친구들에게 연기 연습을 시키죠.

 

S: 공사장의 나무는 진짜 자른 건가요?

  

 네, 아마도 감독이 장소 헌팅을 하던 중에 그런 곳을 발견한 건 아닌가 합니다. 다른 영화이지만 《시체들의 새벽》같은 영화는 쇼핑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조지 로메로 감독이 쇼핑몰이 열린다고 하니 그럼 여기서 찍어볼까 해서 찍은 걸로 유명하죠.

  

S: 그 분이야 돈이 없었으니까요

  

 《행복까지 30일》 역시 적은 예산으로 촬영되었습니다. 2 Crores 라는 예산이 투입되었는데 우리 돈으로는 3억 4천 만 원 정도 하는 액수입니다. 예전 같으면 인도에서 어린이가 주인공이거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화는 티켓 소비층이 아닌 까닭에 배제되어 왔었죠. 특히나 이 영화처럼 슬럼이 배경에 맛살라 시퀀스도 없는 영화는 더더욱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영화가 대중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은 뭔가 지금의 인도 시장에서 다양한 영화들이 소개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죠.

 

 

 

 

kakka_muttai 01.jpg

 

 

 이 영화는 인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상인 내셔널 어워드의 어린이 영화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내셔널 어워드는 특정 언어권이 아닌 인도 전역의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상인데 각본가이자 감독인 M. 마니칸단 감독은 ‘어린이 영화’를 중심으로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서 자신은 이 영화 《행복까지 30일》을 절대 어린이 영화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특히 그런 모습이 크게 보이는 게 영화의 주인공인 두 아이들이 사라졌을 때 어머니는 이 사람 저 사람을 보고 또 만납니다. 거기서 인간 군상들이 펼쳐지죠. 아마도 감독이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지점은 그 지점이었을 겁니다. 실제로 어른들의 세계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하는 것들 말이죠. 물론 많이 순화를 하고 극화를 한 것이죠. 무서운 이야기지만 슬럼가의 사람들은 권력자들 생각으로는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려도 문제가 없거든요.

 

 G: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애들을 찾아 오랬는데 진짜 애들을 없애버린 건 아닌지 그리고 사기꾼 듀오, 걔들이 지하도 같은 곳으로 들어갈 때 킬러가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가 했어요.

  

S: 각색을 많이 했어요. 인도의 치안상황이 어떤지 아는데... 인도의 상황 치고는 너무 영화가 건전한 거예요.

  

G: 아이들 어머니가 예쁘시잖아요. 남편 문제를 해결하려고 마을 의원을 찾아갔을 때 의원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혹시 삭제된 장면 같은 게 있는지?

  

 영화는 인도판이 따로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저예산 영화에 맛살라 장면이 잘려나간 건 아니고 부수적인 내용이 조금 더 긴 편인데 말씀하신 부분 중에는 잘려나간 건 없습니다.

 

 대신 약간 영화 내에서도 그런 뉘앙스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게 주인공들 어머니가 의원을 찾아갔을 때 수하에 있는 사람이 아이들을 보면서 ‘저 아이들은 동생인가’하고 물어본 것이 그런 것을 의도한 것은 아닌가 합니다. 어려운 길을 가지 말고 지름길(!)로 가라고 하겠죠.

  

 S: 애들 영화에 맞게 맞춘 거겠죠

 

 

 

 이처럼 빈민가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담이지만 그 아이들은 자신들의 우울한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보다는 춤과 노래가 나오는 영화를 더 좋아할지 모릅니다.

 

 

 S: 오히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도의 특수한 상황을 다루고는 있지만 보편적인 가치를 다루고 있으니까요.

 

 

 G: 《내 이름은 칸》이라는 영화의 메이킹 다큐를 보면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성공을 거둔 후 인도인들이 우리도 우리의 이야기를 보편적으로 다루면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해요. 그 이후로 이런 영화들이 나온 건 아닌가 해요. 내수 시장만으로도 충분한데

 

 반쪽짜리 인도영화인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인도인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영화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맞죠.

 

G: 일본인들이 한국어로 한국의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하면 이런 영화가 나오겠죠.

 

S: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같은 영화를 보면 태권도를 하는 인물이 나오는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니 굉장히 이상하더라고요.

 

G: 《와호장룡》 같은 경우도 외국 사람들은 좋아하는데 중국인들은 자기들 정서가 아니라고 싫어한다고 해요. 할리우드 자본으로 대만 출신 감독이 만든데다 배우들 발음도 이상하다고 지적하죠.

 

 

 

 

 영화에 등장하는 가치의 교환

 

 

 

 저는 이 영화에서 주목했던 부분 중 하나가 돈의 가치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많은 물물교환이 이뤄집니다. 가장 기억에 나는 교환이 있었다면?

 

D: 옷이요.

 

 옷은 200에서 300루피로 추정됩니다. 그 이유가 아이들이 실제로 옷을 산 게 아니라 부잣집 아이들과 물물 교환을 했는데 실제 옷 가치는 그 이상일 수도 있어요. 아빠를 골탕 먹이는 게 목적이었겠죠.

 

 G: 피자가 300 루피였나요?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 정도 되는 거죠?

 

 10루피가 현재(2016년 6월) 기준으로 175원 정도 됩니다.

 

 G: 그럼 석탄 한 덩어리를 파는 건가요?

 

 D: 석탄 1kg에 3루피를 받아요.

 

 그렇다면 10루피를 벌기 위해서 3kg이 넘는 석탄을 지고 가는 건데요.

 

 D: 1kg에 50원 정도 하는 거죠.

 

 R: 저한테 재밌었던 거는 취한 사람들을 대리운전 하는 거였어요.

 

 거기서는 10~20루피를 받죠.

 

 G: 그럼 피자를 사먹을 수 있는 300루피면 얼마쯤 되는 거죠?

 

  5천원 남짓한 돈(약 5,250원)이죠. 그러니까 OO쌀피자 같은 걸 먹는 거죠.

 

 G: 그걸 먹으려고 한 달 동안 돈을 버는 거군요.

 

kakka_muttai 05.jpg

 

 제게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화폐 거래는 2만 5천 루피에 부잣집 아이가 개를 산 거였습니다. 만약 사기꾼 듀오가 비디오를 사장에게 파는 것이 성공했다면 최종 10만 루피라는 수익을 얻었을 텐데 결국 개보다 싼 7천 루피밖에 벌어들이지 못했죠.

 

G: 그 부잣집 애가 그렇게 부잣집 같지도 않던데요.

 

 사실 그냥 중산층 정도라고 봐야겠죠.

 

G: 그런데 주인공 아이들과 비교하니 그 정도만 되어도 상류층으로 보이더라고요.

 

S: 너무 재벌을 대면 안 되니 적당한 수준에서 잡은 거겠죠.

 

 또 부유층 아이들이라면 생활 부분에서 그 아이들과 분리되어있어서 저런 스토리가 나올 수가 없겠지요.

 

 G: 그렇다면 (피자 가게에서 문전박대를 당한 게) 피부색 때문이었을까요? 이를테면 잘 사는 애들은 피부가 덜 까무잡잡한 것 같아요.

 

  꼭 그렇지는 않은 게 이를테면 영화 《세 얼간이》의 주인공들을 빼고 다른 공대생들에게 이 영화에 나오는 사기꾼 듀오의 옷을 입혔다면 똑같아 보였을 겁니다.

 

 R: 빈민가에 저런 큰 음식점 같은 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나요?

 

 영화의 배경이 된 첸나이는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벵갈루루라는 지역을 갔던 적이 있는데 영화 속의 시티센터 몰 같은 곳을 갈 일이 있어서 트레인 같은걸 타고 내렸는데 잘못 내린 겁니다. 다시 전철을 타고 갈까 생각하다가 그냥 걸어보자 해서 걸어갔는데 몰에서 한 5km도 안 떨어진 곳에 판잣집 수준은 아니지만 하층민들이 많이 모여 사는 시장골목 같은 곳이 펼쳐지더라고요.

 

 

 

 

 kakka_muttai 055.jpg

 

 그리고 저는 영화를 보면서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 게 아이들이 석탄을 가져왔는데 5.5kg인데 5kg만 쳐 주더군요. 자막에도 친절하게 5.5kg이라고 나오더군요. 저 아이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도 서로서로 등쳐먹고 조금 더 잘 되면 사기꾼 듀오(나이나)처럼 되는 거죠.

 

G: 그 사기꾼 얘기 좋았어요. 속인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사나 했는데 거꾸로 그게 독이 되는 연출 좋더라고요.

 

 만약 그런 이야기가 이런 우화가 아니고 리얼리즘으로 갔더라면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을 맡았던 《나이트 크롤러》같은 이야기도 나올 수 있겠죠. 뉴스의 가격은 오르지만 직원의 임금 인상은 안 되는 상황처럼 말이죠.

 

G: 영화에선 나름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봐요. 리더(나이나)가 10만 루피를 받지만 6천 루피로 속였다면 부하는 6천보다 높은 7천 루피를 선택하면서 말이죠. 제 생각엔 진짜 리얼리즘 영화였으면 그 둘이 지하도 같은 곳을 지나갈 때 반대편에서 킬러가 등장하거나 그랬겠죠.

 

* 톡을 통해 나온 이야기인데 초반에는 강아지를 사는 가격이 영화 속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가치인 줄 알았는데 공터를 매입한 가격(8천만 루피)과 수수료(80만 루피)가 가장 큰 가격이네요.

 

 

 

 

 

왜 익명인가

 

 

 

kakka_muttai 07.jpg

 

 영화 속에서 가명을 쓰는 사람이 세 명이 있습니다. 큰 까마귀알, 작은 까마귀알 그리고 59년 첸나이 같이 생긴 과일주스 아저씨.

 

  아이들은 또래집단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대부분인데 주인공인 까마귀알 형제는 빈민가의 아이들이 아닌 과일주스 아저씨와 어울립니다. 아마도 그 아저씨가 자신에게 맞는 멘토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과일주스 아저씨도 그런 멘토의 역할로서 아이들의 행복을 찾아주고 싶었다는 생각을 했겠죠. 내가 이 아이들에게 피자를 사줄 수 없다면 아이들의 행복에 가까운 다른 방법을 알려주자고 생각했겠지요. 도덕적으로 한계가 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있을지...

 

 S: 전 세계적으로 미성년자의 노동 착취가 문제잖아요. 석탄을 가져간다든지 벽지를 뗀다든지... 전단지도 돌리고 있고.

 

 

  과일주스 아저씨는 피자를 먹으려는 아이들을 보면서 꼭 피자를 먹어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쌀 죽 같은 건 안 되냐고 하지요. 과일주스 아저씨는 가난을 체념하듯이 받아들이는 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쌀죽이라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분수를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물과도 같은 것이죠. 하지만 반대로 아이들은 피자를 먹겠다고 합니다. 저는 정반합이라는 걸 좋아하는데 체념을 받아들이는 어른 세대와는 달리 아이들은 (피자와 같은) 그런 것들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어른이 되면 ‘나는 쌀죽에 만족하면서 살아야지’하면서 받아들이게 되거든요.

 

 G: 형(큰 까마귀알)은 보면 악착같이 성공하겠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중에 딛고 일어서서 성공 할 것 같아요. 따귀 맞은 경험을 떠올리면서

 

 S: 성공하긴 하는데 피자집 차리고 저러고 있을 것 같아요.

 

 

 

kakka_muttai 03.jpg

 

 

 전 한 편으로 형인 큰 까마귀알의 역할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 게 아버지는 감옥에 가고 엄마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형제는 공터에서 까마귀알을 먹으면서 지내는데 형은 알을 하나 남겨둔다는 게 의미가 있어 보이더라고요. 어른의 시각이라면 아마 이런 사소한 것도 몽땅 차지하려 할 겁니다.

 

G: 정신을 차려서 휴대폰 강탈 같은 것도 안 하려고 하고 자존심도 있어서 먹던 피자도 안 먹으려 하죠.

 

  물론 얘도 아직 철이 없어서 할머니에게 투정도 부리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런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은 게 이런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실명으로 나오는 어른들은 정직한 사람이 거의 없어요.

 

 G: 영화를 보면 아이들 이름이 끝까지 안 나오더라고요.

 

 작은 까마귀알, 큰 까마귀알이 만약에 체념하고 산다고 하면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과일주스’라는 이름으로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영화가 평행우주를 그린 영화는 아니지만 반대로 과일주스 아저씨의 과거가 작은 까마귀알이나 큰 까마귀알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쩌면 사건이 커졌더라면 아마 두 아이들의 이름이 알려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열심히 사건을 포장하는 일만 했던 것이죠.

 

 

 

 

 

소통의 벽

 

kakka_muttai 08.jpg

  

 이 영화에는 아주 부잣집 아이는 아니지만 조금 잘 사는 친구가 한 명 나옵니다. 그 친구는 이 친구들과 소통을 하기는 하는데 잘 보면 그 친구는 높은 위치에 있고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G: 한 번도 이런 벽이 없는 상태에서 만나지는 않네요.

 

  다른 영화와 달리 이 잘사는 친구는 자신이 가진 자랑거리를 보여주지만 얄밉게 자랑하지는 않아요. 그 때문에 저는 이 친구가 나름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강남에 있는 모 아파트에서 입주자 회장이 ‘종놈’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지요. 지금 표면적으론 신분제가 없다고 하는 우리나라도 이런데 카스트제도의 잔재가 남아있는 인도에선 어떻겠습니까. 우리처럼 빈민가 아이들 다니는 길, 여긴 우리가 다니는 길 구획을 나눈다든지 배달할 때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라든지 하는 게 있을 수도 있겠죠.

 

 G: 우리나라는 같은 동네라도 어느 아파트에 사느냐에 따라 차별하고 그런다던데요.

 

 그나마 저 아이는 까마귀알 형제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소통을 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결국 저 창살과 단이 현실이구나

 

 S: 결국 저 벽이나 단도 어른들이 만든 거잖아요. 저 아이들은 정말 친구처럼 지내더라고요. 질서는 어른들이 만들었지만 아이들끼리는 그런 게 없다는 거죠. 피자도 순수한 마음으로 가져 온 거예요. 큰 까마귀알이 피자를 거절할 때는 이미 어른들의 질서에 상처를 받은 거죠.

 

 G: 피자도 먹던 거더라고요. 저 아이는 늘 먹던 음식이니까 먹다가 한 입 깨물고 나서 생각이 났을 거예요. 아참, 얘네들 이런 거 좋아했지 하면서. 그런데 그게 상처가 되리라곤 생각을 못했던 거죠.

 

 

 아이들은 어떻게 새 옷을 입고 피자가게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게 되죠.

 

 G: 그런데 옷을 빼입고 왔으면 무조건 쫓아낼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 피자를 먹고 싶어 하는지를 이해하고 안에서 먹기 정 그렇다면 배달이라도 시켜주었으면 어땠을까. 어른으로서 문제가 있는 거죠.

 

 그 경비 아저씨도 을의 입장, 아니 병이나 정쯤 될 수도 있어요. 아까처럼 500g을 빼던 어른들이나 이런 사람들이나 똑같은 어른들이죠.

 

 S: 우리나라 서비스 업체들은 서비스 마인드가 매우 좋아요. 영등포의 O마트에 가보면 역 앞의 노숙자들이 와서 술 같은걸 사고 그렇거든요. 막지 않아요.

 

 

 

 인도 여행가서 들은 이야기인데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여행객을 상대로 추태를 부리는 사람이 있다고 할 때 경찰에게 보고를 하면 경찰서에서 그 사람을 연행해서 리포트를 작성하는 게 아니라 경찰봉을 꺼내서 바로 때립니다. 아마 그런 사회 분위기에서 그 경비도 장사에 방해되니까 막아야지 하고 아이들을 막은 것이겠지요.

 

  G: 그 매니저도 재수 없게 걸린 거지 안 걸렸으면 칭찬받았을 지도 몰라요.

 

  D: 저는 여행하다가 본 건데 릭샤가 자동차를 박았는데 자동차 주인이 바로 릭샤 운전수를 때리더라고요. 이렇게 사회에서도 계급적인 의식이 자연스럽게 인식이 된 것 같더라고요. 겉으로는 카스트가 없다고들 하지만 제가 체감하기로는 있었거든요.

 

 왜냐하면 카스트가 가질 수 있는 직군들이 있거든요. 릭샤 운전수 같은 경우는 카스트가 그렇게 높은 게 아니고요.

 

 

 

 

 

 

 

 터전을 잃은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나

 

 kakka_muttai 06.jpg

 

 인도에서는 입석이나 슬리퍼칸쯤 되면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열차의 출입구 쪽으로 몰려듭니다. 그곳에서 문자를 보내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죠. 열차가 열차와 열차 사이의 시간을 맞추거나 역에 들어올 때쯤엔 서행을 하는데 영화에선 부랑자 아이들이 이때를 노려서 한 남자의 휴대폰을 탈취하죠.

 

 G: 그 빈민가 아이가 찍은 영상을 유튜브 같은 곳에 올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믹막》에 보면 영화 마지막에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서 고위층을 까발리는 장면이 있거든요.

 

 아이들은 터전을 잃어버린 후 다양한 곳에서 놉니다. 정말 인상적이었던 게 빈민가 뒤의 하천에서 노는데 그곳은 쓰레기 같은 것들이 둥둥 떠다니는 곳입니다. 망자를 보내는 곳으로 유명한 바라나시에선 시신을 태우고 강물에 떠내려 보냅니다. 하지만 시신이 다 연소되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고 하네요. 그런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은 좋다고 홀딱 벗고 물에 뛰어드는 거죠.

 

 G: 영화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런 걸 타파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이런 삶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옛날 우리나라 생각도 나고요.

 

 S: 이성적으로 이런 걸 고발하겠다는 게 아니고 이런 척박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이 웃고 있고 감성적으로 희망을 주려고 한 것은 아닌가 해요.

 

 

 kakka_muttai 09.jpg

 

 할머니는 없는 살림에 ‘피자’라는 걸 만들어주겠다고 하고 자기만의 피자를 만듭니다.

 

 G: 아이들에게 피자를 만들어 주었을 때 할머니가 치즈만 뿌렸으면 아이들의 인식이 달라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자는 도우 보다는 치즈가 생명인데

 

 R: 되게 뿌듯해 하시더라고요.

 

  할머니가 프로 배우인지 모르겠는데 표정연기가 너무 자연스럽더라고요.

 

 G: 할머니는 이빨 빠진 거 보니 진짜 빈민가 출신 같으시더라고요. 그런데 반대로 아이들 이빨이 너무 깨끗했어요. 세르지오 레오네 영화를 봐도 이빨이 하야면 비현실적이라고 배우들 이빨이 누렇고 그랬거든요.

 

 아이들이야말로 슬럼가의 아이들인데 말이죠.

 

 S: 그런 느낌이에요. 사극 나오는데 서클렌즈 끼고 온 그런 거죠.

 

 없이 살던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슷한 걸 해주고는 싶은데 막상 만들어 놓고 보면 그런 게 안 만들어지고 그래서 실망하게 되는 것들 있잖아요.

 

 G: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나고. 특히 꼬맹이들이 할머니 음식 팽개치는 걸 보고서 옛날 생각이 나더라고요. 나이 들면 저게 소중하다는 걸 아는데 애들은 마지막에야 깨닫죠. 영화가 끝날 때 어른이 된 거죠.

 

 

 

 

 

 인도의 등급 이야기 

 

 baahubali_poster.jpg

  

S: 얼마 전에 《바후발리》를 시사회로 봤는데 돌 지난 것 같은 아기가 보고 있더라고요. 엄마는 왜 저 아이를 데려 온 건지.

 

 그게 우리나라에선 15세를 받았지만 인도에서는 전체 관람가인 U등급을 받았거든요. 아마 그 인도분은 그런 개념으로 자녀분을 데려오신 것 같아요. 인도의 등급은 좀 우리와 체계가 달라요. 어떤 점은 희한하기도 하고요. 자기들 정서에 반한다고 하면 성인용인 A등급을 받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 정서로는 저 정도면 15세를 받을 정도의 영화인데 말이죠.

 

 G: 잔인하거나 야하다는 게 아니라 정서로 등급을 매긴다는 말씀이시죠?

 

 S: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 등급도 희한하죠. 《곡성》이 15세가 나왔는데.

 

 인도에서는 《컨저링》이 A등급이니까요. 공포영화는 인도 사람들과 코드가 안 맞는가 싶기도 하고요.

 

 S: 《악마를 보았다》는 프랑스에서는 12세더라고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전체관람가인가 그랬고

 

 G: 《바후발리》에서는 잔인한 게 나오나요?

 

ko.jpg

 

 영화에 전쟁 신이 나오니까요. 다른 영화지만 《행복까지 30일》이 타밀어권 영화라고 말씀드렸잖아요, 타밀어권 영화중에 《KO》라는 정치 스릴러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중에 전당대회에 폭탄테러가 일어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팔이 날아가고 아비규환이 되는 장면이 있는데 등급이 전체 관람가인 U등급을 받았습니다.

 

 S: 단순히 신체가 절단이 되거나 터지는 것도 뭔가 사고나 전쟁같이 부득이하게 일어나는 것과 사람이 사람에게 (고의적으로)상해를 입히는 것이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인도에선 끔찍한 일도 자주 일어나고 하니까 저 정도는 용인이 되겠지하고 생각하지만 공포영화 같은 경우는 저것은 우리의 정서로는 납득할 수 없다고 해서 A등급을 주는 건지는 모르겠어요. 인도 공포영화를 보면 이건 진짜 무서운 거라고 만드는 건지 모르는 것들이 많아요. 이를테면 얼굴 허옇게 칠한 여자 귀신이 우웩하고 나타나는 게 다인데 이런 걸 성인용 등급이라고 한답니다. 웃긴 게 이런 영화들이 상업적으로 성공을 해서 속편이 계속 나온다는 겁니다. BB크림을 과도하게 바른 듯한 귀신이 화면 전환 같은 올드한 방식으로 관객을 놀래키는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성공을 한답니다. 왜냐하면 영화에 들어가는 비용도 별로 없기 때문이죠.

  

 

 

 피자가 맛없어 

 

 

kakka_muttai 10.jpg

 

 

 피자가게 오픈행사에 초대된 심부라는 배우는 대중들 앞에 또 하나의 연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밖이지만 실제로도 지역 유지정도 되는 사람이 하는 행사에 스타들이 동원될 때도 있습니다.

 

 

kakka_muttai 11.jpg

 

 아이들이 피자가게로 들어올 때는 심부가 피자가게에 왔을 때 보다 더 많은 기자들과 사람들이 있었죠. 건물주의 신발과 아이들의 발이 나란히 레드카펫을 밟고 올라갑니다.

 

 어른들은 정작 아이들이 노력을 해서 돈을 벌어서 피자를 먹으러 갔을 때는 무시를 하다가 정치적인 필요가 생기니 아이들을 이용합니다. 물론 아이들은 아직은 그런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지는 못했겠죠.

 

 그렇게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고 피자를 먹는 것이 마치 동물원 우리 안의 동물들이 모이를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느꼈을지 모릅니다. 즉, 편한 분위기에서 피자를 먹는 것이 아니고 뭔가 의식을 하면서 먹어야 하니 그래서 아이들은 피자의 맛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G: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는 콜라, 돈가스, 피자를 사주지 않으셨어요. 중학교 들어갈 때쯤 먹었는데 맛이 없더라고요. 안 먹던 걸 먹으려고 하니 맛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을 보고) 당연히 맛이 없지 하고 느꼈거든요. 치즈 같은 게 많이 들어가는 이런 음식이 익숙하지 않으면 맛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어 봐야 맛있다고 느끼는데 그 나이 때에 아이들이 처음 먹으면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S: 영화를 보면 광고에 나온 걸 제외하곤 다 맛없어 보이던데

 

 G: 아이들이 ‘정말 맛없지’ 하면서 짓는 표정이 리얼해 보이더라고요. 경험에서 우러난

 

 R: 저는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어렸을 때 피자를 먹어서 괜찮은데. 저 아이들은 안 먹다가 먹었잖아요.

 

 M: 저는 초등학교때 먹었어요.

 

 

 

 저는 유치원 대신 미술학원을 다녔는데 소풍 다녀온 날에 원장 선생님이 이탈리아에서 온 유명한 음식이라고 20명이나 되는 원생들을 데리고 피자를 쏴 줬더라고요. 냄새는 좋더라고요. 그런데 아이들이 먹고 나서는 다들 별로야, 맛없어 이러는 거에요.

 

 그런데 저는 정말 어렸을 때의 개인적인 기억보다는 정말 영화적인 의미로 그 상황을 해석하고 싶었어요. 맛있고 맛없고를 떠나서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어떤 것도 맛이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D: 결국 한바탕의 소동극 같은 느낌을 주니까요.

 

 

 

 

 마치며 

 

 6월 초에 있었던 톡을 이제야 정리해서 올렸습니다. 사실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톡인데 ‘테마’에 맞춰 정리하다보니 악마의 편집도 있었고 오프 더 레코드용 이야기들도 있어 핵심만 골라 가져왔습니다.

 

 실제로 준비한 것에 비해서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다양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다음 톡에서 뵙겠습니다.

 

raSpberRy raSpberRy
47 Lv. 401096/420000P

인도영화 블로그 Meri.Desi Net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meridesinet 인도영화가 궁금하시면 팔롱을 ^^;;;

Meri.Desi Net 네이버지부 (since 141101)

http://blog.naver.com/meridesinet

 

인도요리, 인도여행, 인도영화 관련 굿즈 이야기

Meri.Desi Net 인스타그램  (since 200901)

https://instagram.com/meridesinet/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1

  • 사라보
    사라보
  • 쿨스
    쿨스
  • 피터팬
    피터팬

  • 아크맨
  • chungha
    chungha

  • 알아맥개봉기원
  • Zeratulish
    Zeratulish
  • golgo
    golgo
  • 부코우스키
    부코우스키
  • PangJuck
    PangJuck
  • diget
    diget

  • 치얼업팅팅

댓글 39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1등

잘 봤읍니다 ~ 좋은 행사 더 많이 해주시길 ~

10:18
16.07.09.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JL

크으... 바로 내일이네요...

《옴 샨티 옴》때는 또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10:28
16.07.09.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치얼업팅팅

달콤멘토님이 참여하신 '맛살라톡 in 부산'도 곧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10:29
16.07.09.
profile image

우와.. 읽는내내 감탄했어요... 와.. 참여할걸그랬어요 와.......막 혼자 웃구 끄덕거리면서 읽었습니다
영화 잡지 인도영화 대담 특집!! 칼럼같네요...!!

10:31
16.07.09.

스포를 피하기 위해 본문은 패스를 ^^

영화 보고 다시 보겠습니다.

추천~

10:52
16.07.09.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부코우스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10:56
16.07.09.
profile image

와... 정리 수고하셨습니다. 그날 거하게 얻어 먹은 기억도 나고...

영화 생각 이상으로 좋았는데...

이미 극장서 내려갔지만 VOD로 많이들 찾아보면 좋겠네요.^^

11:11
16.07.09.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golgo

저도 상영관이 너무 안 잡혀서 2차 톡까지 갈지 몰랐어요.

물론 흥행 결과는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인도영화 토크라 좋았습니다.

덕분에 재밌었습니다.

11:14
16.07.09.
profile image
raSpberRy

아... 마지막에 제 말 중 '고등학교'는 중학교로 고쳐주시면 좋겠습니다..^^

전달이 잘못됐는지...

11:16
16.07.09.
profile image

잘 읽었습니다!

간만에 영화 생각도 나고 좋았네요ㅎㅎ

내일 톡이 기대됩니다+_+

11:34
16.07.09.
profile image
읽고보니 내공이 상당해야할것같은..
맛살라톡 위축되네요. 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12:16
16.07.09.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붕붕

에이... 내용을 잘 보시면 굳이 전문적인 영화적인 지식이 없어도 됩니다. 

12:20
16.07.09.

음성 지원이 되는 것처럼 생생한 토크 중계에, 이해를 돕는 사진과 자세한 정보까지.... 스포 각오하고 읽었는데 그럴 가치가 있었습니다* 맛살라 톡 리뷰글은 시간 날 때마다 챙겨 읽게 됩니다

13:48
16.07.09.
profile image

이 영화 넘 재밌게 봐서 톡 내용이 궁금했는데...감사합니다!

14:26
16.07.09.
profile image

영화소개프로에서 편집된 장면만으로 울컥하던데 꼭 챙겨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17:01
16.07.09.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alohaa

영화 못보셨다면 한 번 보셔도 좋습니다

20:27
16.07.09.

제가 몰랐던 정보들이라 많은 도움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01:28
16.07.10.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여자친구

인도영화가 개봉을 자주 하면 또 뵐 수 있을텐데...

보기가 참 힘드니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닌 약장수가 되어갑니다요그려...

10:51
16.07.10.
와... 이미 서울에서 모든 이야기보따리가 열린듯. 양질의 토크였음이 글에서 느껴집니다. 참여하신분들, 라즈베리님 모두 대단하시네요^^
13:29
16.07.10.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타미

그런데 같은 주제로 했어도 부산에 오셨던 분들의 이야기가 다르더라고요.

아마 '맛살라톡 in 부산' 편에서 차이를 느끼실 겁니다. ^^

13:49
16.07.10.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무비홀릭

《바후발리》도 톡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영화가 연기되는 바람에...msn010.gifmsn010.gifmsn010.gif

14:02
16.07.10.
profile image

알찬 톡이었네요. 영화도 좋았으니 재밌는 이야기 많이 나온것 같네요 ^^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20:31
16.07.10.
profile image
오 젛은 글 잘 읽었어요
매전 느끼지만 정말 인도영화에 대해 책을 내셔도 될 듯 ..출판사 뭐하노
00:27
16.07.11.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4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개막식 행사에 초대합니다. 7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13:34 1441
공지 '드림 시나리오'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51 익무노예 익무노예 24.05.10.09:31 4415
HOT 존 오브 인터레스트 (2023)에 대한 인상 "평화로운 악... 1 Sonachine Sonachine 1시간 전21:19 395
HOT <더 에이트 쇼> 짧은 노스포 후기 2 사보타주 사보타주 2시간 전20:47 827
HOT 여기저기서 따온 클리셰 범벅한 플롯을 잘 섞은 "더 에... 4 방랑야인 방랑야인 2시간 전20:37 552
HOT 스필버그의 최고작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9 Sonachine Sonachine 3시간 전19:46 856
HOT 리암 니슨,액션 스릴러 <호텔 테헤란> 출연 3 Tulee Tulee 3시간 전19:49 674
HOT 공각기동대 어라이즈 감독 "요즘 만드는 건 이세계물 ... 2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9:15 754
HOT 디즈니 플러스) 삼식이 삼촌 1~5화 - 간단 후기 4 소설가 소설가 3시간 전19:13 969
HOT 삼식이삼촌 팝업 인증샷 5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19:04 439
HOT 골든 카무이 영화가 공개되었습니다 3 카스미팬S 4시간 전18:36 607
HOT 더 에이트 쇼 단평 6 라인하르트012 4시간 전18:34 894
HOT 졸업 3화까지 보고 2 라인하르트012 4시간 전18:27 447
HOT [그녀가죽었다] 예상되는 전개. 그럭저럭~~ 3 화기소림 화기소림 5시간 전17:11 490
HOT 이전에 나눔했었던 한산 오티에 사인 받았습니다. 3 목마른철새 목마른철새 6시간 전16:21 311
HOT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CG에 의존하지 ... 8 카란 카란 6시간 전16:13 2498
HOT 크리스 헴스워스, <데드풀과 울버린> 예고편 속 토르... 2 카란 카란 7시간 전15:57 2501
HOT [더 에이트 쇼] 초단평 2 다솜97 다솜97 7시간 전15:39 1957
HOT 태양은 다시 뜬다 (1965) 유현목감독의 농촌드라마. 스포일... 4 BillEvans 7시간 전15:27 351
HOT 한강공원에 ‘인사이드 아웃 2’ 정원 생김 1 NeoSun NeoSun 7시간 전15:14 1746
HOT 탕웨이 수지 박보검 최우식 출발 비디오 여행 1 e260 e260 8시간 전14:16 1337
HOT 이주빈 출근 전 🤩 퇴근 후😞 4 e260 e260 8시간 전14:15 2630
1137183
normal
GI GI 3분 전23:05 23
1137182
image
NeoSun NeoSun 6분 전23:02 36
1137181
image
GI GI 9분 전22:59 76
1137180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11분 전22:57 72
1137179
image
NeoSun NeoSun 16분 전22:52 71
1137178
image
NeoSun NeoSun 35분 전22:33 295
1137177
normal
totalrecall 53분 전22:15 189
1137176
image
e260 e260 1시간 전22:00 228
1137175
image
e260 e260 1시간 전21:59 183
1137174
image
용산여의도영등포 1시간 전21:24 220
1137173
image
Sonachine Sonachine 1시간 전21:19 395
1137172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1:16 443
1137171
image
강약약약 2시간 전21:03 167
1137170
normal
사보타주 사보타주 2시간 전20:47 827
1137169
normal
방랑야인 방랑야인 2시간 전20:37 552
1137168
normal
totalrecall 3시간 전19:58 972
1137167
normal
무비카츠 무비카츠 3시간 전19:51 311
1137166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19:49 674
1137165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19:49 204
1137164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19:49 172
1137163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19:48 147
1137162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19:48 139
1137161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19:47 262
1137160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19:47 156
1137159
image
Sonachine Sonachine 3시간 전19:46 856
1137158
normal
루아방 3시간 전19:22 445
1137157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9:18 976
1137156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9:15 754
1137155
image
소설가 소설가 3시간 전19:13 969
1137154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19:04 439
1137153
image
필름매니아 4시간 전18:57 278
1137152
image
카스미팬S 4시간 전18:36 607
1137151
normal
라인하르트012 4시간 전18:34 894
1137150
normal
라인하르트012 4시간 전18:27 447
1137149
image
델마343 5시간 전18:08 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