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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발리우드] 《바지라오 마스타니》 맛살라 톡 리뷰

raSpberRy raSp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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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SpberRy(호스트, 인도영화 블로그 Meri.Desi Net 운영자) // 검은 색 표기

Z모님 // 옴 샨티 옴 편 참여

CP모님 // 옴 샨티 옴 편 참여

N모님 // 피케이 편 참여(미발매)

Y모님 // 피케이 편 참여

I모님 // 피케이 편 참여

A모님 // 최초 참여

 

 

 

 

이번 맛살라 톡은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 디피카 파두콘, 란비르 싱, 프리얀카 초프라 주연의 《바지라오 마스타니》로 이 영화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레드 부문에 상영이 되었습니다. 이번 맛살라 톡은 시간상의 한계 등으로 인해 가볍게 반살리 감독의 영화세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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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라오 마스타니》라는 영화는 얼핏 보면 ‘역사영화’로 오해를 받을만한 소지가 다분합니다. 예고편만 보더라도 전쟁 시퀀스가 나와서 전쟁 영화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알고 보니 사랑과 전쟁이더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N: 로맨스가 주고 전쟁신이 서브 플롯일줄은 생각을 못 하고 왔습니다. 예고편에 배신 당한 느낌?

 

 

Y: 예고편이 전쟁 영화 같은 분위기였나요?

 

 

N: 영화 제목부터가 이상해서 느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I: 저는 영화 상영 전 disclaimer에서 느꼈습니다. ‘바지라오의 두 번째 부인 마스타니...’ 엇 바지라오 마스타니가 그 뜻이었어?

 

 

그러니까 같은 disclaimer가 처음에도 나오고 뒤에도 나오는데 처음 것은 번역을 하지 않았습니다.

 

 

N: 전쟁 신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서 배포했기에 전쟁에 집중하는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상상도 못하고 있었는데

 

 

I: 전쟁이 영화 시작 30분이 되어서 끝나죠.

 

 

N: 무굴 제국 안 쳐들어가.

 

 

I: 그러게요. 결국 무굴제국은 안 쳐들어 가네요.

 

전쟁 신을 많이 안 다룬 이유가 이 영화가 원래 제작비가 250 Crores라고 우리나라에선 400억 정도의 돈이었을 겁니다. 인도로서도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건데 줄이고 줄여서 150 Crores까지 줄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초기 각본에서 많이 다듬고 줄인 건 아닌가 합니다.

그러다보니 전쟁에서 이런 대사도 나옵니다. ‘피를 안 흘리고 하는 전쟁이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이죠. 그러면서 마치 서희 식의 담판을 짓고 말이죠.

 

 

Z: (영화 《데드풀》에서) 데드풀이 총을 매일 가지고 다녀도 결국 제작비 때문에 총은 두고 칼로만 싸워야 하죠.

 

 

 

 

산제이 릴라 반살리 - 사랑의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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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살리 감독은 《세 얼간이》의 제작자기도 한 비두 비노드 초프라 감독의 조감독으로 활약하다 1996년에 《카모쉬 더 뮤지컬(Khamoshi: the musical)》이라는 영화로 데뷔를 합니다. 주연은 살만 칸이라는 배우인데 알다시피 발리우드의 3대 칸(Khan) 중 한 명이죠.

이 영화로 상업적으로는 그리 성공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비평적으로는 상당히 신선한 영화라는 호평을 업고 차기작을 찍을 수 있었는데 이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바로 《훔 딜 데 추케 사남(Hum Dil De Chuke Sanam)》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2000년에 만든 작품입니다.

 

 

* 3대 칸: 샤룩 칸, 아미르 칸, 살만 칸을 지칭하는 말

 

 

 이 영화는 살만 칸과 아이쉬와리아 라이(이하 애칭인 ‘애쉬’로 지칭)가 출연하는데요. 반살리 감독의 영화는 데뷔작부터 이번 영화 《바지라오 마스타니》 까지 ‘사랑’을 주제로 한 까닭에 남녀 배우의 조화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다보니 진짜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커플들이 있는데 살만과 애쉬 역시 연인 선언까지 했었지만 당시에 스캔들에 휘말려서 좋지 않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바지라오 마스타니》의 바지라오 역을 맡은 란비르 싱과 마스타니 역의 디피카 파두콘 역시 반살리 감독의 전작인 《람 릴라》라는 영화에서 함께 하면서 반살리 감독이 두 배우에게 메소드 연기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너희는 이 영화에서 정말 죽고 못 사는 연인이다. 실제로도 서로의 관계가 중요하니 친하게 지내봐라’라고 했던 게 진짜 연인으로 발전한 케이스죠.

 

 

인도도 우리나라와 같이 연예인의 뒤를 캐는 OO패치 같은 언론에서 열애설 같은 게 나가면 당사자들이 ‘우리 그런 사이 아닙니다’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인도영화는 해외 로케이션 같은 게 많은데 디피카가 촬영 때문에 외국으로 나가 있으면 란비르 싱이 그 나라로 놀러가서 같은 클럽에서 놀고 있는 사진이 찍히든가 하는 것들이 기사로 나오죠. 그러고 나선 두 사람은 ‘정말 친한 친구’라고 밝혔죠.

 

 

CP: 현재도 잘 지내고 있나요?

 

 

네 현재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이번 BIFAN의 상영작인 《타마샤》라는 영화에는 디피카의 전 남자친구인 란비르 카푸르와 함께 촬영했습니다. 둘이 어색할 것 같지만 영화 속에서 형식적으로 연기한 게 아니라 진짜 연인처럼 연기를 했는데 프로모션에도 두 사람은 함께 잘 다니고 했더군요. 그런데 란비르 싱이 또 그 프로모션때 놀러 오더라고요.

 

 

 

 

데브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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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BIFAN 20주년 기념 상영작으로 상영되는 《데브다스》라는 영화에서 반살리 감독은 특유의 미술적인 성취를 이뤄냅니다. 반살리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서 이것은 반살리표 영화다라고 할 수 있는 인장이나 시퀀스를 영화마다 찍어내는 감독이기도 하고요.

 

 

《데브다스》라는 영화는 2002년도 당시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영화였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70 Crores(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20억원 가량)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영화였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면 《바지라오 마스타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죠.

 

 

Z: 영화 보면서 오프닝 크레디트 나올 때 보니까 (감독이) 음악까지 같이 했더라고요.

 

 

반살리 감독은 원래는 유명한 뮤지션들과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2010년 작품인 《청원》이라는 영화부터는 자신이 혼자서 음악을 담당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재능을 확장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반살리의 강한 작가기질 때문에 영화를 자신의...

 

 

I: 통제 하에 두고 싶다?

 

 

네 그렇게 자신의 영화를 그런 식으로 컨트롤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합니다. 이를테면 인도라는 곳이 카슈미르라든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눈이 거의 오지 않습니다. 《블랙》의 경우는 영화를 심라(Simla)라는 곳에서 찍었습니다. 이번에 BIFAN에 상영된 《타마샤》라는 영화에도 나오고 《세 얼간이》에도 나옵니다. 이렇게 많은 인도영화에서 배경으로 쓰는 곳입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의 영향 때문에 이국적인 느낌도 나고요.

 

 

그러다보니 눈 표현을 하기 위해서 가짜 눈을 많이 뿌려놓고 아미타브 밧찬과 라니 무케르지는 원래 연기를 잘 하는 배우지만 장애가 있는 역할을 해야 해서 메소드 연기를 요했다고 합니다. 특히 《블랙》의 아미타브 밧찬의 연기를 이야기하자면 지금 밧찬은 연기 패턴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이 당시만 해도 연극적인 연기를 많이 하셨죠. 인도영화에서는 유럽영화처럼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표현을 드러내놓고 하잖아요. 인도영화는 뭔가 과장되고 과잉된 느낌을 주려 하죠.

 

 

 

 

블랙에서의 색감과 워싱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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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살리 감독의 영화에서는 영화마다 중심이 되는 색깔이 있습니다. 《데브다스》의 경우는 붉은 톤을 많이 썼죠. 전반적으로 빨간 톤을 많이 씁니다. 불의 이미지라든지 결혼한 여인들이 바르는 신두르(붉은 연지), 축제에서 뿌리는 빨간 분 같은 것들이죠.

 

 

그리고 그 3년 후에 만든 《블랙》이라는 영화에서는 아예 색감을 죽여버립니다. 추운 지방이라는 의미도 있고 종교적인 색채도 바꿔서 기독교 집안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배경도 인도와는 다른 곳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맛살라 장면도 없죠. 여담이지만 영화의 러닝타임도 두 시간으로 끊고요. 저는 반살리 감독의 의도적으로 이런 터치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Z: 처음에는 인도영화라는 걸 못 느꼈던 게 그런 것들도 있고

 

 

A: 어릴 때 가족들하고 극장에서 (《블랙》을) 다 같이 봤는데 인도영화라는 걸 나중에 검색해보기 전까지는 몰랐어요. 그 정도로 ‘인도영화’ 같지 않았던 것 같아요.

 

 

사실 《블랙》에는 우리나라 수입/배급사들의 일종의 워싱(washing)작업 같은 게 있었죠. 당장에 전단지만 봐도 ‘인도’라는 말은 한 마디도 언급되어 있지 않죠. 흥행이라는 문구가 있기는 있는데 ‘전 세계 몇 명을 울린 영화’라는 식으로 표현을 하더라고요.

 

 

I: 우리나라에서 유럽 애니메이션 수입할 때 유럽 색깔을 최대한 지우듯이...

 

 

유럽을 굳이 지우나요?

 

 

I: 할리우드 제작진이 있으면 ‘어느어느 영화 제작진’이라는 걸 넣더라고요. 이를테면 《캐리비안의 해적》제작진 이런 식으로요.

 

 

Z: 애니가 아니어도...

 

 

A: 최근에 《마담 프루스트의 정원》 만드신 분 영화

 

 

I: 《일루셔니스트》 감독님이죠?

 

 

실벵 쇼메 감독 말이죠?

 

 

A: 그 정도만 안 지우더라고요. 프랑스 감독이라고... 전작들이 워낙 유명했으니까요.

 

 

지난 톡인 《행복까지 30일》때도 비슷한 언급을 했는데 사실 《행복까지 30일》이 《내 이름은 칸》이라는 영화와 얽히는 건 배급사가 ‘폭스 스타즈’라는 사실 뿐이거든요. 하지만 우리나라 포스터에 그 영화를 언급했던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대중들에게 어필했던 영화가 《내 이름은 칸》이고 그 배경 자체가 인도의 슬럼가인 까닭에 인도색을 지울 수는 없었거든요. 아마도 이 영화를 준비하시던 분들은 이럴 바엔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영화를 끌고 오자는 생각을 하셨을테지요.

 

 

《블랙》은 그런 배경이 없었는데 전국 90만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블랙》이라는 영화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우리나라 다양성 블록버스터의 원조라고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기는 한데 한 편으로는 수입/배급사들이 인도색을 워싱하고 싶어 했다는 데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죠. 이 이후로 영화사가 인도영화를 수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고요.

 

 

한 나라의 영화가 뜬다. 혹은 영화 하나가 뜨고 그 제작진이 후속편을 만든다고 할 때면 영화를 수입해서 홍보 마케팅으로 쓰거든요. ‘3분 카레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제가 만든 건데요. 이게 무슨 이론이냐면 ‘아무도 3분 카레를 먹을 땐 인도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론이죠.

 

 

3분 카레는 일본에서 레또르트 식품을 개발할 때 개발한 것들 중 하나죠. 쌀밥이 생활화된 국가들은 이렇게 쌀밥에 간편하게 부어먹는 음식을 많이 개발하죠. 간편하고 맛깔나고... 그런데 인도의 맛살라 커리 같은 걸 먹는다고 생각하면 향신료도 강하고 하니 우리 정서와 안 맞는다고 생각하겠죠. 인도영화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잖아요. 그래서 인도에서 온 커리를 일본인 입맛에 맞게 변화를 거쳐서 만든 게 ‘(일본)카레’고 그것의 본질은 인도 커리라고 볼 순 없을 겁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죠. 그런 정서적인 문제 때문에 인도색이 워싱이 된 영화들을 들여오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계속 인도영화가 국내에 소개되는 흐름이 끊기는 이유는 뭘까요. 아마도 본질과 정수를 찾기보다는 그냥 입맛에 맞는 개량화 된 상품에 집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3분 카레를 볼 때마다 저를 생각 하시면서...)

 

 

I: 그러니까 《블랙》과 《바지라오 마스타니》의 감독이 같은 감독이라는 말씀이시죠?

 

 

사실 반살리 감독 자체도 인도색을 의도적으로 워싱해서 《블랙》이라는 영화를 만들려던 의도가 있었으니까요. 이 영화를 수입하셨던 분들의 구미에는 잘 맞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Z: 아니었으면 수입되지 못했을 거예요. 영화도 저렇게 색 온도가 낮아야지 어울리는 영화였고요.

 

 

 

 

 

사와리야, 도전의 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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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이라는 영화가 인도에서 흥행 대박을 터뜨린 작품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죠. 각종 영화상의 작품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약간은 기고만장해 진 감이 있던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콜럼비아 트라이스타사는 미국 외의 지역 시장에 손을 뻗치며 유능한 감독들과 함께 작업을 하기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홍콩의 경우는 주성치의 영화들이었고요. 반살리 감독 역시 그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07년 《사와리야》라는 영화가 만들어집니다. 결과를 먼저 말씀드리면 비평과 흥행 모두 실패했지요. 같은 날 격돌한 영화는 샤룩 칸의 《옴 샨티 옴》이었는데 이 영화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요.

 

 

《사와리야》의 주인공은 지금은 발리우드의 대표 주자로 올라 선 란비르 카푸르와 소남 카푸르가 맡고 있는데 이 영화가 데뷔작입니다. 물론 같은 카푸르 집안은 아니고요. 란비르의 경우는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로서의 끼를 맘껏 발휘합니다.

 

 

N: 인도의 대표적인 집안의 인맥을 끌어온 거네요.

 

 

예, 반살리 감독은 기존의 인도영화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만들어보고자 했지만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는 비판은 할 수 있겠죠.

 

 

CP: 란비르 카푸르가 4대째 *카푸르 집안인 건가요

 

 

* 라즈 카푸르를 시작으로 이어져 오는 카푸르 가 배우 집안을 말함 자세한 내용은 《옴 샨티 옴》 맛살라톡 참조.

http://blog.naver.com/meridesinet/220790043503

 

 

그렇죠. (발리우드) 영화사의 산 증인이 된 집안이죠.

 

 

I: 위키피디아에 아예 그 집안의 페이지가 있는걸요.

 

 

 

《사와리야》의 경우는 100% 세트 촬영을 했습니다. 형식과 분위기는 다르기는 하지만 세트가 주는 인공적인 느낌이 마치 팀 버튼 감독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공장 내부라든지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다크 시티》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인공적인 느낌을 찾을 수 있죠.

 

 

《사와리야》는 계속 어둠이 펼쳐집니다. 토스토예프스키의 ‘백야’라는 소설을 가져오면서 그런 느낌을 주려고 했기 때문이죠. 인도영화답게 화려한 군무도 있는 영화기는 하지만 이런 실험적인 영화는 인도의 관객에게 그다지 재미를 주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반살리 감독은 자기만의 색감 표현과 미장센 연출은 잘 하지만 영화의 내러티브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영화로 만드는 것들이 창작보다는 누군가의 창작물에 기대고 있어서 오리지널리티가 없다는 비판도 받고 있고요.

 

 

Z: 사실 그렇게 따지면 영화라는 것이 원작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들이 없지요.

 

 

A: 인도영화들은 신화에서 (모티브를) 많이 따오잖아요. 그러다보니 내러티브들이 비슷한 것 같아요.

 

 

《바지라오 마스타니》의 경우에도 이들이 영화 속에서 계속 언급하고 있는 게 크리슈나와 라다의 이야기죠. 인도 영화 속에 신의 이야기가 계속 반복이 되는 이유가 신이라는 존재가 죽는 게 아니고 다음 세상에서 다른 이름으로 부활해서 같은 사람이 또 다음 세상에 부활한 같은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니까요.

 

 

 

 

영화 청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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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이라는 영화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의 두 주인공 애쉬와 리틱 로샨은 많은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애쉬는 남편인 아비쉑 밧찬과도 영화를 많이 찍었지만 정작 극중의 케미스트리는 애쉬와 리틱에게 더 점수를 주고 싶네요. 대표적으로 《둠 2(Dhoom 2)》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에서 두 배우는 클라이맥스 신에서 뜨거운 키스신을 찍었는데 당시 애쉬가 저래도 되나 하는 인도의 보수주의자들에 의해 비난을 받았던 적이 있었죠.

 

 

그 이후에도 두 배우는 《조다 악바르》라는 영화에서 리틱과 애쉬는 각각 무굴의 악바르 왕과 조다 공주 역을 맡았죠. 우리나라에서는 ‘왕의 여자’라는 제목으로 소개 되기도 했습니다. 가끔 케이블 채널에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바지라오 마스타니》는 약간 이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가 나긴 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무굴 왕국의 악바르 왕은 이슬람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사람이라 《바지라오 마스타니》 처럼 이야기 상에 종교적인 갈등을 넣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아마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반살리 감독은 이런 성공의 기운을 안고 이 두 배우가 나오면 영화가 성공할 줄 알았나 봅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청원》은 인도에선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지요.

 

 

N: 조금 독특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지만 오랫동안 인도영화들의 성공과 실패를 지켜본 바로는 인도의 대중들이 좋아하는 영화는 뭔가 생각을 좀 덜 해도 되고 눈이 즐겁고

 

 

I: 중국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A: 그런데 중국은 해피엔딩을 안 좋아해요.

 

 

I: 본토는 (해피엔딩을) 좋아하더라고요.

 

 

A: 요즘 중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본토에서는 (해피엔딩을) 안 좋아하더라고요.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결말이 많아요.

 

 

다시 《청원》으로 돌아가서, 《청원》은 개봉 당시 비평도 조금 애매했고 상업적으로도 애매한 수준이었습니다. 완전히 실패했던 건 아니었고요. 개봉 당시엔 영화가 좀 인공적이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반살리 감독의 미장센은 과도하다 싶을 인공미가 있는데말이죠.

 

 

저는 《청원》을 좋게 봤는데, 그 이유가 일단 이 영화만의 독특한 색감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어두운 색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런 색조들이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주인공 이든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사람입니다. 마치 스티븐 호킹 박사처럼 손가락 하나 정도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죠. 이든은 존엄사를 원해서 국가에 청원을 넣습니다.

 

 

I: 《미 비포 유》와 설정이 비슷하네요. 돈 많은 사람이 존엄사를 원하는...

 

 

N: 할리우드보다 더 빨리 만들어졌네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존엄사를 원한다는 설정을 비롯해서 주인공에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까닭에 영화의 톤들이 어두운 편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칙칙하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따뜻한 색채를 지니고 있지요. 그리고 창문 밖으로 어렴풋이 빛이 들어온다든지 아니면 촛불이 밝혀진다든지 하는 식으로 빛을 표현합니다. 그것은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죽음의 어두움이 죽음의 슬픔이 아니고 하나의 축제처럼 그려지기 때문이죠.

 

 

또한 주인공인 이든의 심리묘사 또한 영화 《청원》을 빛나게 하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앞서 반살리 영화의 한계를 말씀드렸듯 이 작품도 그렇게 내러티브가 탄탄한 정도는 아니지만 배우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서 이 영화를 높였죠. 그런 성과가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반살리 감독의 혹독한 트레이닝 때문이었는데 이를테면 반살리 감독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이든의 역할을 위해 리틱에게 몸을 움직이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있을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아마 리틱 로샨으로서는 좀처럼 성가신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발리우드에서 리틱은 소문난 춤꾼이기도 해서 ‘인도의 마이클 잭슨’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으니까요. 아마 그렇게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여야 하는 그에게 이런 역할은 인내심을 시험하는 장이었을 거라 봅니다. 이를테면 집에 비가 새서 자신의 몸에 떨어지는데 집에선 아무도 불러도 대답이 없는 겁니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누군가를 부르다 탈진을 한다거나 아니면 자기 얼굴에 파리가 앉아서 훅 불어서 쫓아내려 하지만 안 되니까 체념하듯이 웃는 장면 같은 부분에서 이런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디테일들을 리틱 로샨이라는 배우는 잘 살려냈습니다.

 

 

 

 

 

람 릴라(Ram-Le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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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의 상업적인 실패로 반살리 감독은 젊은 배우들을 데려다 젊은 관객층과 교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내러티브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대로 가져왔죠.

 

 

영화 《람 릴라》는 람과 릴라에 대한 이야기인데 힌두교 신화를 다룬 ‘람릴라’와 이름이 비슷해서 힌두교 측에서는 그 이름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영화에는 *‘총알의 뮤지컬’이라는 식으로 부제를 넣어서 개봉을 했습니다.

 

* 인도 개봉당시의 제목은 ‘Goliyon Ki Raasleela Ram-Leela’ 였다

 

 

《람 릴라》라는 영화에서의 색감은 딱히 어느 색이 많다고는 규정할 수는 없지만 원색의 화려한 배색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남녀 주인공의 감정 표현도 직설적이죠.

 

 

남자들이 주축이 된 갱의 집안에서 자란 람과 어머니가 보스이고 여성의 힘이 막강한 조직에서 자란 릴라가 주인공입니다. 릴라는 기존 인도영화의 순종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 있는 까닭에 람을 비롯한 다른 남자들과 말싸움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죠. 또한 영화는 홀리축제로 시작하는 까닭에 광장을 배경으로 각가지 색깔의 분들이 화려한 색깔들이 어우러져 영화의 젊음을 표현합니다.

 

 

반살리 감독은 이 영화로 큰 성공을 거두고 《바지라오 마스타니》를 만들게 됩니다.

 

 

 

바지라오 마스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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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라오 마스타니》는 마라따 왕국의 황금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황금을 비롯한 화려한 장신구들로 화면을 채웠고요. 그런데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황금기라는 것이 이 시대의 중흥기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하고 말이죠.

 

 

물론 이 영화는 ‘바지라오라는 재상이 마스타니라는 다른 나라의 공주에게 눈이 맞아 둘은 불륜을 저지른다’고 표면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이슬람’이라는 소재를 끌고 왔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브라만 사제들은 이 마라따 왕국의 기득권이자 초 보수주의자죠. 그러다보니 변화를 바라지 않고 그런 (이슬람 같은)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죠.

 

 

만약에 그 기득권 계층이 커다란 파이를 가진 사람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들이 생각하는 것은 내가 처음 요만큼을 양보하게 되면 이런 권리에의 구멍은 계속 뚫린다는 것이죠. 그래서 힌두교 사회에 이슬람 여자가 들어온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람을 배척해서 우리의 정통성을 지키자고 하는 것이겠죠.

 

 

그러다 보니 영화는 관객에게 묻습니다. 태평성대라고 부를만한 시기에 과연 이 좋은 시절을 모두가 누렸을까 하는 것이죠. 당장 기득권인 바지라오부터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말이죠.

 

 

이 영화에서도 반살리 감독은 배우들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켰는데 이를테면 영화 초반의 디피카 파두콘은 철갑옷을 입고 나오는데 실제로 갑옷을 입고 연기를 한 것입니다. 무게가 나가는 진짜 갑옷을 주고 그것을 입고 활을 쏘는 장면도 직접 연기하게 했고요.

 

 

이 영화에도 미술적인 자신의 감각을 드러내는데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가 형형색색의 사리들을 입은 여인들이 등장하는 장면이었는데 특히 계단에서 사리입은 분들이 일사불란하게 내려오는 장면이 인상 깊더군요. 비슷한 쇼트는 아니지만 마치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러시아 방주》의 결말부에서 양복을 입은 남녀가 미술관 밖으로 퇴장하는 장면에서 느꼈던 감정과 비슷했습니다. 그냥 엑스트라들에게 ‘퇴장하세요’하고 지도한 수준이 아니라 허투루 찍을 수 있는 장면에서도 미적 감각을 드러내는 장면 연출 말이죠.

 

 

 

 

인도영화에 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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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혹시 블루레이 타이틀 등에 세트 장면 같은 것들이 피쳐로 들어가있는지요? 세트가 굉장히 화려했어요. CGI를 썼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실질적으로 연출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확인한 결과 블루레이 출시 당시 2 DISC로 피쳐만 제공하는 DVD가 나왔습니다)

 

 

CP: 이 영화는 불륜을 다루고 있는데요, 이 영화는 개봉이 잘 되었는지? 샤룩 칸이 출연한 영화중에 ‘불륜’을 다루고 있어서 개봉을 못했던 영화가 있어서요. 아니, 인도에서 촬영을 못 한 영화가 있다고.

 

 

어떤 영화인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CP: 라니 무케르지와 같이 나온 영화에요. 이건 역사물이라 가능했는지? 아비쉑 밧찬도 출연해요.

 

 

카란 조하르가 만든 《까비 알비다 나 께흐나(Kabhi Alvida Na Kehna)》라는 2006년 영화입니다. 《바지라오 마스타니》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촬영이 허용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CP: 디피카 파두콘이 전사로 나온다고 해서 저는 여전사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랑에 매달리는 여자로만 나와서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그래도 저는 인도영화들이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옛날 인도영화는 여성이 남성의 보조역할 수준이었던 경우가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여성 중심(Women Centric) 영화들, 여성이 영화의 중심이 되어서 자신의 어려움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영화들이 많아졌죠. 남자들의 도움 없이도요. 대표적인 영화로 《굿모닝 맨하탄》이라는 영화를 꼽을 수 있겠는데 그런 영화들이 계속 만들어진다는 게 고무적인 일이 아닌가 합니다.

 

 

A: 오히려 우리나라 영화보다 나은 것 같아요.

 

India-Daughter.jpg

 

강간 피해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다큐 《인도의 딸》


 

얼마 전에 인도에서 안 좋은 소식이 있었잖아요. 버스에서 여성을 강간해서 물의를 빚었던 범죄자들이 *아마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확인 결과 무혐의 처분은 아니고 범죄자 중 미성년자였던 범죄자가 짧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함

 

 

N: (관련)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변호사부터 문제가 있더라고요. 배운 사람은 안 그런다는데 배운 사람들이 더 하고...

 

 

《인도의 딸》이라는 다큐멘터리였죠. 영화라는 게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한 매체이다 보니 계속 좋은 방향으로 의식을 높일 수 있는 영화들이 (인도에) 계속 나오고 또 작품성이 나아지면 좋은 영향을 미치겠죠. 제가 어렸을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보이밴드가 있었잖아요. 이들이 ‘컴백홈’이라는 노래를 불렀을 때 그 영향을 받고 가출한 청소년들이 집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시에 전 피식하고 웃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대중문화라는 게 문화를 받아들이는 대중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면 그것 나름대로 좋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에서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굉장히 닫혀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도 계속 나와주는 게 좋기는 하죠. 이와 비교해서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보수적이고 인권의 수준이 더 떨어지는데 그런 나라에서 이런 (여성 중심의)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조금 더 배워야 하는 건 아닌가 합니다. 활을 든 디피카 멋있잖아요.

 

 

CP: 저는 좀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랐어요. 여전사의 모습이 되게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조금 나와서 실망했어요.

 

 

더 나올 겁니다. 저는 또 (지금의 여성 중심 영화중에서) 괜찮게 봤던 영화가 《바지라오 마스타니》의 카시바이 역을 맡았던 프리얀카 초프라가 나왔던 《메리 콤(Mary Kom)》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했는데 여성복서인 MC 메리 콤이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던 복서인데 이 여성에 대한 전기를 다룬 거죠. 우리나라에서 김연아를 아무리 띄워 줘도 김연아의 단독 영화 안 나오잖아요. 더구나 메리 콤이라는 인물이 *북방계 혈통이거든요.

 

 

(* 정확히는 ‘마니푸르(Manipur)’지역으로 라오스가 인접해있어 동아시아 혈통이라고 봐야 할듯)

 

A: 프리얀카 초프라가 최근 여성 경찰관으로 나온 영화도 있던데. 전 트레일러만 봤거든요. 개봉 했는지...

 

 

《자이 강가잘 2(Jai Gangajaal 2)》라는 영화고 개봉은 했는데...

 

 

A: 트레일러에서 봤을 때는 되게 멋있더라고요

 

 

그래도 그런 영화가 나왔다는데는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아직 보지 않았기 때문에 재단하지는 않겠습니다.

 

 

I: 트레일러를 봤을 때 좀 괴이하긴 했어요. 프로모션 비디오에서 여성 경찰관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건 주인공만 여성 경관이지 남인도 액션영화 수준이던데...

 


 

00003.m2ts(Bajirao_mastani)_20160901_011008.911.jpg

 

 

Z: 영화에서 호랑이가 나오는데 누가 봐도 합성인데 밑에 ‘이 호랑이는 따로 찍어서 합성한 것’이라고 자막이 뜨더라고요.

 

 

영화 중간에 코끼리도 나오는데 호랑이만 그런 배려를 해줬네요. 동물 보호라는 차원에서 그런 거긴 하거든요. 인도라는 나라가 동물을 혹사를 많이 시켰거든요.

 

 

Z: 오프닝에서 영문 자막을 보니 사랑으로 보살핌 받았고... 그런 걸 보면서 구구절절하구나 하는 생각이...

 

 

그러니까 그런 것을 면피를 하려고 안전한 곳에서 찍어서 합성한 거라고 이야기를 하고

 

 

I: 그쪽에 관해서 저도 의견이 있는 게 영국이 그쪽으로 상당히 민감하거든요.

 

 

N: 인도영화의 주요 판매국은 미국 아닌가요?

 

 

A: 영국, 미국, 유럽...

 

 

I: 영국이 아무래도 (인도를) 식민지로 운영했으니 많은 사람들이 (영국에) 이민을 가 있거든요. 그래서 영국같은 경우엔 인도영화가 개봉할 땐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있기도 하거든요. *성룡이 나왔던 《대병소장》이라는 영화의 경우엔 몇 초가 잘렸어요. 말이 상해를 입는 장면이었거든요. 그게 실제 말에게 상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 합성을 하는 경우에도 상해를 입는 것 같아 보인다고 하면 (해당 장면을) 자르더라고요.

 

* 《대병소장》의 경우 현재 BBFC 사이트에서는 자세한 사유를 확인할 수 없으나 한국영화 《신기전》이 유사한 이유로 삭제된 것은 여전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http://www.bbfc.co.uk/releases/divine-weapon-video 사유는 《대병소장》과 마찬가지로 낙마 묘사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Z: 그런 규정을 만들게 된 계기가 《벤허》를 찍으면서 그렇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전차 경주 장면을 찍으면서 말이 너무 많이 죽었거든요. 59년 영화가 아니라 *흑백 영화요.

 

 

A: 그런데 사실 할리우드 영화가 나올 때도 동물을 안전하게 다루었다고 나오지 않나요?

 

 

I: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죠.

 

 

Haathi-Mere-Saathi-Movie-1971.jpg

 

 

제가 코끼리 이야기를 했던 건 우리나라 1호 인도영화인 《신상》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코끼리인데요. 그 영화는 사실 코끼리 한 마리만으로 만든 영화는 아니에요. 주연을 대신할 코끼리가 몇 마리 있었는데 감독이 요하는 연기를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든지 사고를 당한다든지 해서 코끼리들이 죽는 일이 발생하곤 합니다. 이런 것들이 동물 학대 수준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죠.

 

 

영화와는 약간 상관없는 이야기기도 하지만 주인공 마스타니가 있는 곳이 자이푸르(Jaipur)라는 곳입니다. 어느 성인지는 까먹었는데

 

 

A: 암베르 성이요. 인도여행 갔을 때 갔는데 암베르 성 경비하시는 분이 (성을) 구석구석 다 구경시켜 주시고는 다른 걸 요구하지 않고 그냥 쿨하게 좋은 여행 되시라고 보내주신 좋은 추억이 있어요. 저 혼자 다녔으면 못봤을 곳도 다 보고..

 

 

그곳이 제가 갔을 때만 해도 코끼리 라이딩을 할 수 있는 곳이었거든요. 그게 동물 학대라고 많이 비난을 받고 있거든요. 인도라는 나라에서 코끼리는 친근한 존재잖아요. 돈과 부의 상징인 가네샤라는 신도 있고요. 그런데 인간들이 필요로 할 때는 열시히 쓰고 버리는 존재가 되면 안되잖아요. 《바지라오 마스타니》에서도 암베르 성 내려올 때 코끼리를 타고 내려오더라고요. 그런데 코끼리는 호랑이 나올 때처럼 동물 보호 관련 문구가 안 뜨더라고요.

 

 

Z: 처음엔 뭔가 했는데 계속 나오기에 봤더니 따로 찍어서 합성했다는 걸 알려주는 거더라고요.

 

 

시대극이라 담배를 안 피워서 다행이지 (인도영회에서) 담배를 피우면 ‘Cigarette Kills’하는 문구가 뜨더라고요. 몇 년 전만 해도 더 길었어요.

 

 

A: 많이 좋아졌네요

 

 

없어져야죠.

 

 

Y: 문구를 뒤에 안 내보내고 왜 중간에 삽입하는지?

 

 

I: 우리나라에서 담배를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 같이요.

 

 

Z: 블러보단 (경고 문구가) 나은 것 같아요.

 

 

A: 인도에선 필터있는 담배 말고 말아서 피우잖아요. 그래서 위험하다고 그런 문구를 넣는 거에요. 워낙 그렇게 피우는 사람이 많으니까.

 

 

말아서 피우는 것보다 저는 릭샤 운전수들이 씹는담배 많이 씹는 걸 봐서.

 

 

A: 바닥에 빨간 침 뱉잖아요.

 

 



 

mastani02.jpg

 


 

Y: 두 주인공이 서로 사랑하는데 사랑하는 사람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뭔가 교감할만한 대화를 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문학적인 표현을 하다보니 시를 쓰는 건지 사랑하는 건지 모르겠는 거에요.

 

 

N: 감정을 안 드러내려고 한 건 아닌지. 문학적으로 좀 순화해서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A: 실제로 대사는 시에서 따온 걸 그냥 읽는 것 같았어요. 보통 인도영화는 사랑에 빠지는 관계를 자세하게 묘사해주는 편인데 이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 좀 끊기는 느낌이었어요. 보면서 영화가 잘려나갔나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요.

 

 

I: 제가 듣기론 이 영화가 세 시간이 넘었다고

 

 

초기 컷은 3시간 30분 가량 되었는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 150분 선으로 자른 걸 파이널 컷으로 썼지요.

 

 

A: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더 잘려나간 건가하고 의심을 했거든요. 중후반부로 가면서 괜찮아 졌는데 초반부는 예고편 확장판을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Y: 성역할 부분도 전통적인 성역할에 반전이 있긴 했는데 근본적으로 보면 (남녀주인공의) 서로의 대화를 보면 예전 인도영화처럼 여성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방식에서 크게 변화가 없었어요.

 

 

I: 저는 아무래도 이 영화가 시대극이고 해서 보수적인 어른들도 같이 보는 영화이다 보니까.

 

 

A: 저는 (반살리 감독의 전작인) 《람 릴라》때도 그랬어요. 여성이 가지고 있는 존재감이 파격적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람과 릴라가 결국 결혼을 목표로 하고 있잖아요. 그런 모습들이 아직 인도의 로맨스 영화에선 ‘최종목표는 결혼’ 이라는 의식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건 아닐까하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인도에서 《아가씨》같은 영화를 찍을 수는 없을 것 같고...

 

 

 

Z: 칼이 계속 휘어지던데

 

 

CP: 화살을 다 막아내더라고요.

 

 

남인도 지역에서 실제 쓰는 우루미(urumi)라는 칼이 있습니다. 실제 존재하는 겁니다.

 

 

Z: 저걸로 화살을 다 막는구나 《바후발리》보다 더 하네... 그런데 멋은 있었어요

 

 

N: 인도에서는 쓸데없이 멋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A: *《가지니》보단 그래도 현실적이지 않나요?

 

 

저는 나름 《가지니》에 현실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해서

 

* 가지니(2008): A.R. 무루가도스 감독이 2004년 타밀에서 만든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아미르 칸이 주연을 맡은 액션 스릴러

 

 

I: 남인도(액션영화)에 비하면 현실적이겠죠.

 

 

텔루구 지역 영화를 보셔야지

 

 

N: 의자 던져서 의자에 앉는 장면이라던가

 

 

I: 아니면 말로 슬라이딩을 한다든가

 

 

남인도까지 안 가시고 《모범경찰 싱감》같은 영화만 보셔도... 그런데 《모범경찰 싱감》도 사실 타밀지역 영화가 원작이라 원작은 다 남인도입니다.

 

 

 

이번 톡은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을 중심으로 가볍게 진행했습니다. 《바지라오 마스타니》가 정식으로 소개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aSpberRy raSp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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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어김없이 고퀄의 정리를! 고생하셨습니다 ^^

정식 소개되면 꼭 놓치지 말고 필히 감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10:51
16.09.01.
profile image
raSpberRy 작성자
팅테솔

톡 분위기는 좋았는데 솔직히 전문성은 좀 낮췄습니다. (저녁때라 놀다 가는 모드여서 ㅋ)

정식 소개가 된다는 얘기도 있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10:57
16.09.01.
profile image

분량이 무지막지 길었군요!

정리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ㅎㅎ

 

닭은 참 맛났네요ㅋㅋ

11:24
16.09.01.
잘 봤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chungha 님 닉네임이 제대로 안 나온 것 같습니다
20:13
16.09.03.
profile image

(기립)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박수....

16:46
1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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