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형 법정(1937) - 존 딕슨 카
존 딕슨 카는 불가능법죄, 밀실 트릭으로 유명한, 코난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와 함께 영미 추리소설의 황금기를 빛낸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이번에 엘릭시르라는 출판사에서 <화형 법정> 작품이 새롭게 나왔더군요.
10년 전 쯤 동서 문화사에서 발매한 이분의 작품들이 있기는 하지만 동서... 회사의 작품은 러브크래프트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꺼려지는게 사실입니다.
에드워드 스티븐스는 출판사의 직원입니다. 주말을 맞아 별장으로 향하는 길에 자기 회사에서 담당하는 고든 크로스라는 범죄 전문 작가의 새 작품 원고를 검토하게 되죠. 원고를 검토하는 중에 과거에 처형 당한 살인마에 대한 글을 읽게 되는데 함께 첨부된 범인의 사진속 모습이 자기 아내와 무서울 정도로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별장에 도착해서도 이상한 일이 연속적으로 벌어지고 거기에 이웃 사촌 마크 데스파드가 찾아와 얼마전 지병으로 사망한 자기 삼촌이 사실을 살해당한 것 같다며 함께 무덤을 파서 진상을 확인하자는 부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내와의 묘한 대화. 깊이 파고 들면 파고 들수록 사건은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듭니다.
스토리의 재미가 대단한 소설입니다. 앉은 자리에서 5시간 내리 읽어내려버렸습니다. 이 정도의 흡입력을 보여준 작품은 오랜만이네요. 아무래도 제 기호를 자극하는 요소가 많아서인거 같습니다. 미스터리, 깊은 밤, 등불만이 비추는 작은 서재에 모여 오싹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등.
다만 막판이 좀 벙찌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이 작가가 whodunit 보다는 howdunit, 그러니까 어떤 방식으로 범죄가 벌어졌냐에 집중하는 작가라서 그럴수도 있겠는데 아무래도 앨러리 퀸으로 대표할 수 있는 독자와의 페어플레이를 중시하는 요즘의 추리소설에 익숙해진 사람으로는 사기당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얼마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오싹한 미스터리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는지 두고보자며 400페이지를 달려왔더니 막판에 가서 작가가 독자를 엿먹인 기분이랄까요.
그래도 진상을 밝혀내기위해 쉬지 않고 페이지를 내달리게 만드는 스토리의 재미 만큼은 뛰어납니다.
Fuka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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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존 딕슨 카 소설 읽은 적이 있는데...
그게 뭐였나 기억이 잘 안나네요..^^;
위에 쓰신 줄거리만 봐도 흥미로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