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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 이동진 평론가 라이브 톡 정리 글. (강스포주의)

햇볕 햇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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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 이동진 평론가 라이브 톡 정리 글. (강스포주의)

 

안녕하세요. 몇 주 전쯤에 가입한 나름 신입 회원입니다.

눈팅만 하고 지내서 글은 처음 써봐요.

평소에 이동진 평론가를 참 좋아했는데, 이번에 라이브 톡(5월 25일, 압구정CGV)을 처음 가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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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굿즈도 나눠주더라구요 헤헤. 저는 개인적으로 필름 포스터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라이브 톡의 내용을 나름 정리해 보았는데 이걸 올려도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기억나는 대로 쓴 거라 평론가님의 해석을 왜곡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구요.

그리고 기억 안 나나는 부분은 제 감상으로 채워 넣은 거라 평론가님의 해석이나 의견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그냥 ‘이런 맥락 정도였구나.’ 하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읽기만 해왔는데 저도 뭔가 써야 맞는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혹시 문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바로 내리겠습니다.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름대로 줄기를 나누고 내용을 제가 생각하는 키워드 위주로 편집해 보았어요. 혹시 그 날 가셨던 다른 분들께서 보시고 오류가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서론

 

- 2개의 층위

이 영화는 2개의 층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메인 플롯과 서브 플롯이라는 2개의 층위가 있다.

보통은 메인 플롯이 중요하지만 이 영화는 메인 못지않게 서브 플롯도 중요한 영화이다.

메인 플롯은 관객 분들 대부분이 느끼셨듯이 한국 젊은이들의 분노와 좌절, 계급 갈등이 드러나 있고, 삼각관계가 얽힌 스릴러 장르에서 사라진 여주인공을 추적하는 내용처럼 보인다.

서브 플롯은 바로 인식의 문제다. 인식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인식을 예술로 어떻게 승화할 것인가. 문학과 세상, 예술과 세상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얘기는 후반부에서 다루겠다.

(<버닝>이 워낙 길어서 평소보다 늦게 시작한다고 조금 걱정하셨어요. 그래서 중간에 많이 나갈까봐 마지막에 말씀하신다고 하셨습니다. ㅎ)

 

출처 : 영화 <버닝> 스틸 이미지 (네이버)

본론

 

- 거대한 구멍

“저는 이 영화를 거대한 구멍으로 비유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멍을 볼 때 그 띠, 형식에 집중하기 쉽지만 구멍의 본질은 사실 구멍이 뚫려있다는 것이다. 뚫려있는 빈 공간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양하게 해석 가능하도록 열어 놨다.’는 것에 집중했다.

 

- 3가지 해석

따라서 영화는 세 개의 결론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1. 사실 벤이 살인마여서 종수가 살해된 해미의 복수를 해 주었다.

2. 사실 벤은 살인마가 아니었고 종수가 오해를 하여 벤을 죽였다.

3. 살인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고 결말의 장면은 종수의 상상, 정확히 더 중요하게 말하자면 소설이다.

(이 세 해석이 나중에 결론에서 마무리 됩니다.)

 

-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 2가지

1. ‘지식인의 시각으로만 청춘을 섣부르게 이해하고 청춘을 위로하는 데 실패한 영화이다.’ 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반론 : 그러나 <버닝>은 애초에 청춘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다. 다만 청춘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2. 인물의 한계가 곧 영화의 한계가 아니다. 영화의 모든 등장인물은 저마다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 그 것에 집중하여 ‘이것이 곧 영화의 한계이고 영화의 시각이다.’라는 해석은 잘못된 비판이다.

 

- 이동진 평론가가 생각하는 레퍼런스

이 영화에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데 꼭 언급해야 하는 영화가 아직도 언급되지 않은 것 같다. 다름 아닌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작품들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인간의 정신적 교류의 불확실성과 고독감 등을 주제로 하여 작품을 만들었으며 이탈리아영화의 신경향을 대표하는 제1인자가 되었으며 1960년대 전반의 세계영화를 이끌었다. 《정사》, 《밤》, 《태양은 외로워》등의 3부작을 연출했다. - <네이버 인물정보>)

안토니오니의 <정사>. 1960작. 여자 주인공이 남자친구와 여성친구와 섬에 놀러갔다. 명백히 주인공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사라진다. 두 인물은 여주인공을 찾지만 끝내 찾지는 못하고 영화가 끝난다.

이와 비슷한 영화로는 아마 다 아실 텐데, 거장 히치콕의 <싸이코>가 있다. <싸이코>는 진짜 이상한 플롯의 영화이다. 명백히 주인공처럼 보였던 여주인공이 돈 가방을 들고 도망가는 이야기처럼 흘러가다가 갑자기 살해된다. 그럼 관객들 입장에선 ‘아 그럼 여주인공이 사실은 죽지 않고 살아나서 복수를 하겠구나.’ 싶은데 정말로 죽어서 다시 나오지 않는다.

안토니오니의 <욕망>. 원제는 ‘크게 인화하다.’ 라는 뜻이 있다. 남자가 공원에 놀러가 커플이 껴안는 모습의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이게 살인사건처럼 보여서 크게 인화해서 보려 하면서 이야기가 흐른다. 즉 인식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영화이다.

 

- 증거

모든 인물은 증거를 남긴다.

아버지는 칼을 남긴다.

종수가 열쇠를 이리저리 꽂아보는 장면이 잠깐 나오는데, 이 행위는 이창동 작품에 있어서 문제 상황에서 구원을 받고 싶다는 메타포이다.

벤은 서랍장에 감정의 증거를 남긴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벤은 감정의 증거를 남기고 싶은 욕망이 있고 그래서 (살인의 증거일 수도 있지만) 여자들의 물품을 남겨둔다. 그래서 아버지의 금고와 벤의 캐비넷을 여는 장면은 대응된다.

결국 벤은 자신의 증거물로 라이터를 남긴다. 종수는 아버지의 칼, 벤의 라이터, 옷(어머니)를 불 태운다.

어머니는 옷을 남긴다.

고양이는 똥을 남긴다.

해미는 시계를 남긴다.

그렇다면 종수는 무엇을 남길까.

결말의 해석에서 밝히겠다.

 

 

- 세 인물 이야기

 

1. 벤

‘알 수 없음’이 벤의 속성이다. 거대한 무(無)처럼 보인다.

심지어 직업도 모른다. 예술가가 아닐까 생각했다. 감독님은 부동산 업자나 펀드 매니저와 같은 적게 일하면서도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일 확률이 높다고 언급하셨다. 그리고 아마도 그의 부는 상속된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주인공 종수의 편이고 벤을 나쁜 악당으로 보고 싶어 한다. 그런데 벤이 정말 나쁜 사람일까 생각해보자. 그는 화를 안 낸다. 영화 내내 폭력성을 보이지 않는다. 소리 한 번 지른 적이 없고 욕도 하지 않는다. 경비 아저씨에게 굉장히 친절하게 대하고 자세히 휴가에 대한 안부를 묻기까지 한다. 그는 따뜻하고 주변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처럼 보인다. 또한 대마초나 음식 등 자신의 것을 베푸는 행동을 취한다.

출처 : 영화 <버닝> 스틸 이미지(네이버)

그러나 벤을 좋게만 볼 수 없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바로 그의 말 때문이다. 벤은 은유와 메타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즉 벤은 종수에게 비닐하우스를 태운다고 말을 하면, 종수가 ‘사실은 그 비닐하우스가 여자들이 아닐까’하고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도 그런 말을 한다. 그리고 그가 자연의 도덕을 이야기 하고 사람의 눈물을 신기해하는 모습에서 소시오패스적인 면모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는 권력에 중독되어 마치 신처럼 여자 위에서 군림하고 싶은 사람이며, 눈물을 흘릴 만큼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인물이다.

권력관계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바로 모임이다. 벤의 여자 친구는 마치 애완동물 취급을 당하며 조롱거리가 되고 벤은 그걸 즐기다가 이내 지루함을 느끼고 하품을 한다. 벤은 절대적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인물이고 심지어 남북관계마저 그에게는 하나의 유희거리이다. 그리고 재미가 없다고 판단되면 대체한다.

 

2. 종수

종수는 무기력한 관찰자이다. 하는 일이 없다. 마지막에 강렬한 장면이 있긴 했지만 그 전까지 벤이랑 싸운 것도 아니고, 해미를 찾거나 구한 것도 아니고, 영화 내내 지켜보기만 한다. 그런 종수의 무기력함의 근원에는 분노가 있다.

이런 리액션 연기가 쉽지 않은데 참 잘 해내었다(연기 칭찬).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다른 인물들이 종수의 리액션을 계속 의식한다는 점이다. 이 점이 드러난 장면이 바로 카페에서 벤이 해미의 손금을 보고 돌을 빼내는 장면이다. 벤이 해미의 마음속에는 돌이 있어서 해미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못한다고 할 때, 해미는 벤이 아니라 종수를 쳐다본다. 마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종수 바로 너야.’ 라고 말하는 것처럼. 벤은 돌을 빼내며 ‘믿으면 돼’라고 말을 하는데 이 때 해미를 보지 않고 종수를 바라본다. 마치 그 말을 종수에게 하는 것처럼. (이 장면은 마지막에 세 번째 해석과도 연결된다고 하셨어요.)

종수는 벤에게 양가적 감정을 느낀다. 이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 친밀감과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동경, 그리고 이 감정을 압도하는 거대한 증오와 분노이다. 벤에 대한 동경은 비닐하우스에 불을 붙이는 행위에서 드러난다. 분노는 2개로 분류할 수 있는데 자본, 계급의 차이에서 느끼는 수평적 분노(포르쉐와 트럭, 연적으로서의 대립)와 아버지 세대 차이에서 느끼는 수직적 분노(가정환경 대비, 풍비박산 난 종수의 가족과 화목한 벤의 가족)가 있다.

(이창동 영화에서는 항상 가족이 만나면 싸움이 나는데 <버닝>의 벤의 가족은 유일하게 가족이 만났는데 싸움이 없었다고 하셨어요. 부유하기 때문에 가끔 만나고 문제가 전혀 없는 가족이 싸울 이유도 당연히 없다. 반면에 종수의 가족은 모이지도 못했고 누이는 등장조차 안 한다.)

종수와 벤의 관계는 굉장히 특이하다. 벤은 해미가 아니라 오히려 종수에게 관심이 있어 보인다. 해미와 둘이 있을 때 항상 벤이 강력히 원해서 종수를 같이 만난다. 벤은 종수가 소설을 쓴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종수가 언급한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굳이 찾아 읽기도 한다.

출처 : 영화 <버닝> 스틸 이미지 (네이버)

이 둘의 관계에서 대마초 장면이 인상적이다. 해미가 쓰러진 뒤 사랑의 라이벌 둘만 남는데 보통 영화 같으면 대화 끝에 싸움이 벌어지거나 갈등이 폭발하거나 할 텐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종수는 해미에게도 말하지 못한 내밀한 고백을 한다. 그러자 벤도 자신의 은밀한 범죄행위를 고백한다. 원작과 비교하면 더욱 흥미롭다. 원작 <헛간을 태우다>에선 종수에 대응되는 인물이 고백하는 장면이 없다. 즉 종수의 고백 없이 벤이 뜬금없이 종수에게 찾아와 헛간을 태운다고 아무 맥락 없이 고백한 것이고, 이는 미스터리에 집중했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영화에서는 종수가 만약 고백을 하지 않았다면 벤 또한 고백을 하지 않았을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즉 이 대화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벤의 미스터리가 아니라 둘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이 중요한 것이다.

소통을 중점으로 대화 장면을 이해했을 때 벤의 말은 또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연다. 종수는 자신의 결핍을 굉장히 진지하게 쏟아내는데, 벤은 결핍이라는 게 없는 인물이다. 그래서 ‘엄마 옷을 태웠다.’는 종수에게 맞춰주기 위해 ‘나도 비닐하우스를 태운다.’라고 거짓말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벤의 말은 종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종수는 이 날 꿈을 꾼다. 맨날 꾼다던 엄마 옷을 태우는 꿈이 아니다. 관객은 그 꿈을 영영 보지 못한다. 대신에 그 날 들었던 인상 깊은 이야기 2개가 혼합된 꿈을 꾼다. 하나는 해미가 해준 우물 이야기(종수는 우물에 빠진 해미를 구했으니까 어리고 물에 젖어있다.), 다른 하나는 벤이 해준 비닐하우스 이야기이다(엄마의 옷은 비닐하우스로 대체된다). 해미는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나오는 게 자연스럽지만, 벤의 이야기가 꿈에 나온다는 것은 종수가 벤을 단순히 증오하는 게 아니라 벤에게 복잡하고 양가적인 감정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 꿈이 소설 창작에 이어지는 결정적인 전 단계로 해석이 가능하다.

 

3. 해미

해미는 다른 두 인물보다 입체적인 인물이다.

다른 인물은 ‘알 수 없음’과 ‘관찰자’를 담당하느라 굉장히 관념적인데 비해 해미는 보다 명확하고, 변화가 확실한 인물이다.

해미는 춤을 춘다. 그녀의 춤은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호객을 위해 추는 춤, 팬토마임도 춤에 포함시킨다면 팬토마임, 그리고 그레이트 헝거의 춤.

호객을 위해 추는 춤은 먹고 살려고 추는 춤이다. 당연히 즐거울 수가 없는데 해미는 ‘재미’로 하는 거라고 한다. 이런 일종의 허세는 그녀의 주체성을 드러낸다. 바로 벤처럼 살고 싶다는 욕망이다. 팬토마임은 ‘없는 것을 잊으면 된다.’고 한다. 재능이 중요한 것도 아니며 그저 재미로 한다고 한다. 이 또한 벤을 만나기 전부터 해미는 벤처럼 살고 싶은 욕망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동시에 ‘없는 것을 잊으면 된다.’는 태도는 현실을 잊으려는 망각의 태도이다. 해미는 자신의 가난을 잊어서 해결하려고 한다. 물론 당연히 그런 태도만으로는 구원받지 못한다.

출처 : 영화 <버닝> 스틸 이미지(네이버)

해미는 사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찾으려 한다. 굉장히 고차원적인 문제이며 다른 두 인물은 하지 못하는 질문이다. 그녀의 춤, 그레이트 헝거의 춤은 영혼의 고양을 나타낸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유명한 트럼펫 연주와 함께 추는 춤은 장면 그 자체의 아름다움만으로도 인상적이다. 이 춤 장면은 굉장히 중요하다. 여러 가지 맥락이 얽혀있다. 해미의 절망에 예술의 절망이라는 의미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해미는 이 춤을 종수에게 보여주기 위해 춘다. 모임에서는 맥락을 이해시키기 위해 리틀 헝거의 춤을 먼저 추고 그레이트 헝거의 춤을 보여줬지만, 종수만은 그녀를 이해할 것임을 믿고 곧바로 그레이트 헝거의 춤을 춘다. 그래서 해미는 석양을 보다가도 자꾸 종수가 있는 곳을 곁눈질한다. 그런데 해미가 종수가 있는 곳을 몇 번 곁눈질 한 후에 음악이 끊기고 해미는 울면서 춤을 춘다. 카메라는 종수의 표정을 비춰주지 않지만 아마 경멸의 표정이었을 것이다. 이 때 부터 그 춤은 그레이트 헝거의 춤이 아니라 감정적 절망의 춤이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에게 이해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음악은 비(非)디제스시적이다. 원래 음악은 없고, 관객에게 춤을 아름답게 보여주기 위해 배경으로 넣어준 것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벤이 차로 틀었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그러나 영화처럼, 문학처럼, 예술처럼, 음악은 허구이다. 음악만 끊겨도 삭막한 풍경이 드러난다. 이 장면이 숏의 단절 없이 이어지는 것이 이래서 중요하다. 예술과 현실을 바로 맞붙여 보여주기 때문이다.

해미는 이창동 감독의 전작 여성 인물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해미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회의하면서 갈구하는 인물이다. 신애는 보이지 않는 신과 대결하고 수용했었고, 미자는 보이지 않는 문학이 대체 삶에 무슨 의미가 있을지 탐구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해미는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찾는 인물이다.

 

 

- 가족의 대비

종수네 가족은 풍비박산이 났다. 벤의 가족은 화목하다. 벤 가족의 식사장면에서 벤이 가족과 무슨 애기를 하는데 잘 알아듣기가 힘들다. 주의 깊게 들으면 조카가 아빠를 닮았네, 삼촌을 닮았네 같은 사소한 얘기를 너무나도 즐겁게 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 얘기는 곧 ‘혈통’에 대한 얘기다. 벤이 가족과 대화하는 장면은 앞에 한 번 나온 적이 있다. 이때도 벤은 DNA를 언급하면 혈통의 우수함을 언급한다. 이 말은 종수에게 ‘그럼 나의 DNA는, 나의 가난함은 어디서 왔는가.’와 같은 질문을 하게하고, 열등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킨다.

종수의 아버지는 범죄자가 된다. 공무원을 폭행했기 때문이다. 굳이 나눠본다면 종수의 아버지는 386세대로 볼 수 있다. 이 시대는 국가 권력에 대한 분노가 모두에게 공유되던 시절이다. 따라서 아버지의 분노는 국가권력인 공무원에게 폭발되었다. 그러나 아들인 종수에게는 분노를 폭발시킬 대상이 없다. 갈 데 없던 이 분노는 벤에게 폭발된다.

어머니는 빚이 있다. 종수는 어머니의 빚을 갚기 위해 송아지를 판다. 이는 사실 어머니를 해미와 동일시한 것이다. 해미도 대마초 후에 웃고, 어머니도 카톡을 하며 계속 웃고 있다는 유사성이 있다. 사실 종수는 해미의 빚을 갖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어머니의 빚을 갚아주는 것으로 푼다.

 

- 후반부

해미는 삶을 재미로 살 수 없다.

벤은 재미로 삶을 산다.

종수는 진지하게, 세계의 의미를 알고 싶지만 아직 모르는 상태이다.

여기서 유일하게 해미는 의미를 추구한다.

해미는 역설적 의미로 꿈을 이룬다. 쓰레기가 널려 있고 주차장 같은 아프리카 사막은 사실 해미의 삶이다. 해미는 자신의 삶에서 사라지고 싶은 꿈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는 영화에서 성취가 된다. 그것이 긍정적인 의미는 절대 아니지만 아무튼 해미는 자신이 원한 대로 사라진다.

종수는 세상을 이해하지 못해서 글을 쓰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에서 처음 쓴 글은 탄원서이고 거짓말이다. (또 무슨 말씀을 하셨는데 까먹었어요. ㅠㅠ)

종수에게 세상은 수수께끼이다. 벤이 소설을 왜 안 쓰는지 물어보았을 때, 세상을 이해하지 못해서 못 쓴다고 대답한다.

해미의 방에서 소설을 쓰는 행위는 종수가 나름대로 세상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출처 : 영화 <버닝> 스틸 이미지(네이버)

 

- 창작자

벤이 밝혀내었듯이 해미에게는 마음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사실 더 급한 것은 몸의 문제이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 즉 리틀 헝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그레이트 헝거의 춤은 공허해진다. 해미는 카드빚과 뒤틀린 사회구조라는 문제를 잊음으로서 그레이트 헝거로 가려고 한다. 그리고 실패한다.

벤은 종수를 소개하면서 ‘쓰면 작가지.’라고 말한다. 벤은 경제적 불안정에 대해 얘기 할 줄을 모르고 이해도 하지 못한다. 종수는 이 상황에서 무엇을 소설로 쓰면 되는지 고민한다. 종수에게는 세 가지의 이야기가 주어진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해미이다. (이 부분이 가장 헷갈리는데 아버지, 해미, 벤이었던 것 같기도 하구, 혹시 기억나시는 분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세 이야기는 자신의 의도가 전혀 들어가지 못하는 픽션인 ‘꿈’으로 합쳐진다. 꿈 이후 종수는 해미의 방에서 글을 쓴다. 이 장면에서 <버닝>에서 한 번도 쓰이지 않은 편집 장면인 ‘줌 아웃’이 쓰인다. 어떤 영화에서 한 번도 쓰지 않은 편집방법을 쓴다는 것은 곧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장면이라는 의미이다. 즉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 나고 후반부 세 장면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 종수의 소설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 장면이 이야기의 끝인 이유는 이 장면 직전에 모든 문제가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해결되기 때문이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해미라는 세 문제가 있었다. 아버지의 문제는 재판에서 선고를 받고 끝이 난다. 그 장면 바로 뒤에 종수가 소를 파는 장면을 통해 어머니의 문제를 끝낸다. 그 장면에 이어서 종수의 꿈에서 해미가 종수의 자위를 도와주는 장면이 나온다. 꿈이어도 참 이상한 꿈이다. 이미 해미와 성관계도 맺은 종수가 굳이 자위하는 꿈을 꾼다는 것은 종수가 관계를 맺을 때 갇혀있음을 보여준다. 해미와 성관계를 가질 때 종수가 보았던 남산타워에서 비친 빛, 마치 해미의 방에 들어오는 간접적인 빛처럼 종수는 관계를 맺을 때 자위만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치 종수가 갇혀있는 모습처럼 보이게 줌 아웃하면서 끝이 난다. 아무튼 이 꿈을 통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해미의 문제를 정리하고 드디어 종수는 소설을 쓰게 된다.

 

결론

 

이제 3가지의 해석을 정리한다.

1. 사실 벤이 살인마여서 종수가 살해된 해미의 복수를 해 주었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마지막 눈밭 장면을 보면 벤이 먼저 기다린다. 영화 내내 어떤 장면에서 종수 외에 다른 인물이 먼저 나왔던 적은 없다. 그렇다면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마치 신처럼 군림하고 싶었던 벤은 이제 모든 것에 무료함을 느끼고 죽고 싶어 해서, 종수에게 살인자의 역할을 옮기기 위해 일부러 죽었다. 그리고 종수는 살인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면 스릴러 장르 영화가 되는데 그렇게만 보기에는 영화가 너무 루즈하고 뻔해진다.

 

2. 사실 벤은 살인마가 아니었고 종수가 오해를 하여 벤을 죽였다.

우물의 메타포를 통해 ‘사실과 거짓을 알 수가 없다.’ 라는 걸 안다. 영화 내에 우물이 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2명, 없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2명이다. 이 중 2명은 거짓말 할 이유가 있다. 해미는 있다고 거짓말해야 종수에게 ‘너가 옛날에 나를 구했으니 이번에도 나를 구해 달라.’ 할 수 있고, 해미의 가족은 없다고 거짓말해야 종수에게 해미가 거짓말쟁이이고 믿을 사람이 못 된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 그런데 나머지 2명인 이장님과 엄마는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다만 마지막에 엄마가 진술했기 때문에 마치 우물은 진짜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우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종수가 판단하는 증거도 마찬가지이다. 비닐하우스가 정말 여자를 의미하는지, 고양이는 진짜 보일이가 맞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통해 종수가 벤을 살인마로 착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3. 살인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고 결말의 장면은 종수의 상상, 정확히 더 중요하게 말하자면 소설이다.

이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그렇다고 이 해석만이 정답이라는 말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영화이기 때문에 그렇다. 훌륭한 감독은 형식이 곧 내용인 경우가 많다. <버닝>에서 종수는 모든 장면에 다 나온다. 즉 관객은 종수가 보지 못하는 것은 보지 못한다. 그런데 종수의 시선 밖에서,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고서야 종수가 절대 볼 수 없는 장면이 3개 있다. 바로 종수가 소설을 쓰고 나온 3개의 장면이다. 벤이 화장실에서 렌즈를 끼는 장면, 새로 사귄 여자에게 화장을 해주는 장면, 그리고 칼을 맞는 장면에서는 종수보다 벤이 먼저 나와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칼을 맞는 순간에는 종수가 아니라 벤의 표정을 보여준다. 즉 눈밭장면에서 벤이 죽어서 종수에게 카메라가 넘어가기 전까지 그 장면을 지배하는 주인공은 벤이다. 이 3 장면들은 작품의 시점이 종수의 시점에서 객관적 시점으로 넘어가는 장면들이다. 즉 이 세 장면은 종수의 추측이고 소설이다. 종수는 무엇을 남겼나. 종수는 이 세 장면, 소설을 남겼다.

 

- 남은 이야기들

첫 장면은 화면이 꽉 막혀있고 담배연기가 조금 보인다. 그리고 카메라는 남의 짐, 남의 물건을 지고 가는 종수의 등만 따라간다. 종수가 처한 답답한 현실과 세계를 보여준다.

옷을 벗는 행위는 순수해지고 싶은, 순수한 때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몸부림이다. 이는 감독의 전작인 <박하사탕>에서도 주인공의 옷을 벗는 행위로 구현한 적이 있다. 영화에서 해미와 종수는 옷을 벗는다. 벤은 한 번도 벗지 않고 잘 입고 다닌다.

마지막 장면에서 트럭의 앞 유리는 눈도 오고해서 더럽고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관객은 종수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도저히 볼 수가 없다. (그리고 말씀이 잘 기억 안 나요.ㅠㅠ) 덕분에 영화는 닫혀있으면서 동시에 열린 결말이 되었다.

 

 

써놓고 보니 제가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많네요. 뷰티 박스에 대해서 계속 언급하셨는데 잘 못 정리해서 못 썼어요. 또 이러저러한 말씀 진짜 많이 해주셨는데 제가 온전히 그리고 제대로 옮기지를 못해서 조금 아쉽습니다.

이창동 감독님은 제가 한국에서 제일 제일 좋아하는 감독님이고, 개인적으로 느낀 바가 있긴 한데 이동진 평론가님께서 워낙에 잘 정리해주셔서 제가 남길 후기는 아주 사소한 거 말고는 없을 것 같아요. 다음에 정리가 되면 올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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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햇볕 작성자
저기요,제가

평론가님 말씀을 옮겨서 처음 써 본 글인데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놀랐어요. 뿌듯하네요. ㅎㅎ

00:47
18.05.27.
profile image 2등

오 감사합니다 ㅎㅎ 천천히 읽어볼게요

23:22
18.05.26.
profile image 3등

같은 시간에 <류이치 사카모토:코다> 마스터클래스때문에 못본 라이브톡인데 정리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GV 정리라는게 정말 고단한 일이라는걸 저도 해봐서 잘 알고 있습니다ㅠ 스크랩 해놓고 천천히 읽겠습니다. 늦었지만 익무가입도 축하드려요.

23:23
18.05.26.
profile image
햇볕 작성자
텐더로인

맞아요. 하기 전에는 그냥 들은 거 정리만 하는 거니까 별 거 아니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 ㅎㅎ

09:53
18.05.29.
profile image

와우! 궁금했는데 정리 글 감사합니다!

<버닝>이라는 영화의 완성도 만큼이나 좋아해주는 시네필분들의 행동력도 대단한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23:26
18.05.26.
profile image

수고하셨습니다. 좀있다 찬찬히 읽어봐야겠네요. 

23:32
18.05.26.
profile image

일 때문에 취소해서 못봤는데 확실히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리뷰들보단 깊이가 느껴지네요. 1시간이 넘는 라이브톡이기에 그런 거겠죠.

23:40
18.05.26.
profile image

와 자세한 정리 감사해요!!!

해설을 보니 영화가 새롭게 보이네요!

23:46
18.05.26.
챠밍제이
삭제된 댓글입니다.
23:58
18.05.26.
스모커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00:11
18.05.27.
profile image

버닝을 보면서 저도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확대 이 영화가 생각났는데 그게 우연이 아니군요

저도 결론3에 한표 던집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갑작스레 계절이 바꼈고 평소와 다르게 종수가 벤에게 먼저 연락했고 만난 장소 또한 낯선 곳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심증만으로 살인? 이건 종수의 성격과 완전히 다르구요

00:25
18.05.27.
profile image
햇볕 작성자
1839

와! 맞아요. 계절. 그 얘기도 하셨었어요! 종수의 성격과도 다른 행동이라는 언급도 있었구요.

00:31
18.05.27.
profile image

지식인의 시점에서 젊은이를 섣부르게 혹은 고루하게 이해했다는 것은 제가 생각했던거랑 비슷하네요.

저도 영화 보고 후기에 적었었는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블로우업도 역시 언급되는 군요. ㅎㅎㅎ

 

더 나아가면 조금 올드한 일본 소설 태양의 계절 느낌도 나고 그러네요. ;;; 

00:38
18.05.27.
profile image

근데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겨울이 된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계절감의 변화는 조금씩 있었던 것 같아요. 시작해서부터 중반까지는 여름인지 계속 반팔을 입고 다니지만, 후반부에 엄마 만나는 장면, 송아지 파는 장면, 아빠가 법정에서 판결받는 장면 등을 보면 확실히 날씨가 추워졌다는 게 제시가 되죠. 

00:48
18.05.27.
profile image
햇볕 작성자
알폰소쿠아론

그 말씀도 맞아요. 평론가님 말씀이 정확히 기억 안 나서 제 의견을 써 볼게요.

해미랑은 여름에 만나고 헤어지는 건 가을 쯤이죠.

그런데 해미가 사라진 후에 시간의 흐름이 이상해요.

해미가 사라지고 1달 동안 찾아다닌 건 알겠는데,

그 후에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 있다가 벤을 찾아가서 찌르거든요.

해미를 찾기위해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습니다. (했지만 별로 중요한 장면이 아니라 영화에는 안 나왔을 수도 있지만요.)

특히 오랫동안 계획해서 살인했다기에는 너무 허술하구요. 살인하는 중간에 화물차도 부앙하고 지나가서 제가 다 놀랐습니다.

 

그런데 롯시니 님의 의견처럼도 얼마든지 해석 가능하다는 게 이 영화의 미덕 같아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 같기도 하고 이렇게 보면 부자연스러운 전환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 너무 어려웠는데 그냥 그 모든 해석을 용인한다고 생각하니까 재밌게 느껴져요.

01:21
18.05.27.
profile image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라이브톡에 못갔는데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00:52
18.05.27.

라이브톡 못 가서 아쉬웠는데 이렇게나 상세한 후기라니 정말 감사드려요! 두고두고 아껴서 한글자씩 정독해봐야겠어요.ㅠㅠㅠㅡ

01:23
18.05.27.
맬론
삭제된 댓글입니다.
01:55
18.05.27.
profile image

덕분에 잘 봤습니다.

파고들수록 더 많은걸 알게되는 영화네요.

03:10
18.05.27.
profile image

결론 2까지만 듣고 늦어서 후다닥 나왔는 데 ! 자세한 후기와 첨삭 감사드려요 ㅎ

 

06:35
18.05.27.
profile image

결론 2까지만 듣고 늦어서 후다닥 나왔는 데 ! 자세한 후기와 첨삭 감사드려요 ㅎ

 

06:35
18.05.27.

잘 읽었습니다!

(아버지가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언급이 있긴한데..) 가족의 대비, 결론3번이 흥미롭네요. 전 마지막에 해미 집에서 종수가 치는 노트북 타자 소리 듣고, 처음엔 해미의 흔적을 찾고있는건가 싶엇고, 또 다르게 생각해보니 아예 이사를 와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아무튼 해미를 찾고있거나 잃어서 자기만의 의미를 찾게 되었다는 식으로 좀 무섭게 이해했는데 저렇게 해석하니 흥미롭네요!! 

07:59
18.05.27.

전 2번에 무게를 두고 있었는데 읽어보니 3번도 이해갑니다.

정말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08:51
18.05.27.

궁금했는데 정리 감사해요 3번 결말이 대다수가 아닐런지

09:51
18.05.27.
profile image

아직 안 봤으니 스크랩해두고 갑니다 정리 감사해여!!

10:06
18.05.27.
profile image

와 사정상 못가서 아쉬웠는데 이런 정리라니. 정리 감사합니다!

10:08
18.05.27.

알차네요 이동진 평론가는 본인이 확! 꽂혀야 포텐이 터지는 것 같아요

10:10
18.05.27.

그 날 개인사정 상 못가서 너무 아쉽고 궁금하던 차에 3가지 해석에 대한 깔끔한 정리 덕분에 정독했습니다.

10:28
18.05.27.
profile image

아직 미관람인지라 스크랩만 했습니다. 나중에 차근히 읽어봐야 겠어요. 정리 감사합니다! 

10:50
18.05.27.

결론이 3이라면..  종수의 살인에도 굴하지 않고 안아주던 벤의 모습은 벤에대한 종수의 이중적 시선으로 볼 수 있겠네요

11:43
18.05.27.
미키7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11:59
18.05.27.
profile image

긴 글이지만 한 자 한 자 꼭꼭 씹어서 읽었어요!

빠져드네요!!

결론 3의 내용 때문에 결론 2가 아닐까 했었는데 글을 보고 나니 결론 3에더 와닿네요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담주에 또 보러 가는데 가기 전에 또 읽어보고 가야겠네요

정리하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12:01
18.05.27.

정리&공유 감사합니다~ 정말 고생하셨겠어요. 그래도 그만큼 재미와 보람이 따랐겠지요! 이영화 첫관람땐 너무 충격적이고 불편했는데 2차 땐 긴장을 풀고 봐선지 곳곳에 숨은 의미들이 보이면서 훅 빠져들더군요. 특히 이동진 평론가님의 해설을 들으니 더욱 재미가 더해져서 3차 예매했습니다. 이런 영화는 많은 분들이 보시고 서로 느낌,생각들을 곱씹어 보면서 확대/재생산해나가는 것도 꿀잼인데.. 흥행이 넘 아쉽네요 ㅠ

13:25
18.05.27.
profile image
햇볕 작성자
나비님

동감이에요. 저도 <버닝>을 보고 혼자 생각했을 때 보다 다른 분들이 <버닝>에 대해 쓰신 글들을 보고 느낀 바가 많고 훨씬 재미있었어요. 흥행은... ㅜㅠ

09:56
18.05.29.
profile image

(2번 감상) 그런데 종수집 마당에서의 해미의 춤에 흐르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트럼펫 연주(루이 말 감독의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사운드트랙)는 벤이 틀어서 포르쉐의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게 맞는 거 같습니다. 디제시스(diegesis)적 음악으로 보여집니다. 햇볕님이 보신 게 맞는 거 같습니다. 

23:43
18.05.28.
profile image
햇볕 작성자
Florebius

??? 정말요? ㅋㅋㅋ

그냥 제가 잘못 본줄 알았는데 ㅋㅋㅋ

이동진 평론가님께서 이에 대한 설명을 하셨는데 제가 까먹었을 가능성이 더 높아서 ㅎㅎ 평론집 내시면 꼭 읽어봐야겠어요

아무튼 저만 그렇게 본 건 아니었구나 싶어서 고맙고 반가워요.

10:02
18.05.29.
profile image
햇볕

어제 2회차로 보면서 그 부분을 집중해서 봤는데 종수와 해미가 대마에 취해 실실웃는 동안, 벤이 일어서서 프레임 아웃 한 다음, 포르쉐 오디오로 음악을 튼 게 맞더군요. 그리고 차옆에 서서 해미가 헝거춤을 추기 시작하는 걸 바라보죠.

01:35
18.05.30.
profile image
햇볕
저도 25일 이동진평론가님의 라이브톡을 들었는데 예술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장면을 예로들어 영화내에서 흐르는 음악이 아닌 영화밖에서 관객이 화면과 함께 듣게되는 비디제시스적 음악으로 보시고 설명했는데(음악과 같이 나오는 그레이트 헝거춤에서 중단없이 계속 이어지는 음악없이 보여지는 다소 황량한 풍경모습) 아무리봐도 맥락상 포르쉐에서 흐르는 음악으로 보는 게 조금 더 자연스러운 거 같습니다.
14:42
18.05.30.

뒤늦게 읽어봤네요..ㅋㅋ 첨엔 무조건 1번인지 알았는데, 두번째 보다보니 소설쓰는 부분 이후가 뭔가 기존 전개와는 다르다 싶긴 하더라구요 ㅋㅋ 그래서 결론 3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ㅋㅋ

01:47
18.05.29.

버닝 영화보고 gv 정보글 읽으니 많은 도움이 됩니다,,,햇볕님이 쓰신 글의 정성 정말 감사드립니다,,영화를 이해하는데 정말 크나큰 정보들이네요!!

08:12
18.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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