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유쾌하게 다시 쓴 새로운 로코 교과서 (스포O,익무시사 후기)
미국 박스 오피스 1위는 물론 에릭남의 기사 등으로 관심 속에 기다리고 있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익무 시사로 관람했고 그 후기입니다.
* 우리가 만난 로코는 대부분 이런 줄거리입니다. 연인이 사랑하게 되고 정점에 도달할 때 즈음 위기를 주변/사고로 맞이하고, 이를 노력으로 극복하고 주위의 축하 속에 결혼/키스로 마무리되는 내용이요.
그렇게 보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역시 거의 교과서라고해도 될 만큼 로코의 전형적인 흐름을 따라갑니다.
* 그런데 이 영화가 특별한 큰 이유 중 하나는 역시 아시아인을 이 영화는 있는 그대로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 바라보는 방법이 그냥 부자고 멋있다는 건 아닙니다. 영화는 아시아인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현실은 아닐 수 있다는 신호를 계속 주고 있어 ‘리치’라는 설정에도 오히려 환경이 만드는 현실적인 긴장감이 살아난 것 같습니다.
시작 후 나오는 호텔 장면에서도 그렇고 대사 중에 (아마도) 툭 등장하는 바나나라는 말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바나나는 알고 계신 것처럼 겉은 노랗지만 속은 하얀 사람, 즉 외모는 동양인이지만 속은 영어권 국가의 사람을 의미한다고 하죠. 그래서 어디에서도 경계에 서있고 그래서 늘 이상하게 표현되곤 하죠. 극 중 주인공의 어머니가 계속 여주인공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거나 공격하는 요소도 비슷한 관점입니다.
* 아시아에선 익숙하지만 미국과 다른 환경을 계속 강조하고 있어 국내 관객은 쉽게 몰입할 듯 싶었습니다. 여러 세대가 어우러진 가족과 그 안의 질서, 오랜 역사 속 공동체 우선의 헌신 등과 같은 부분이 등장하죠. 절대 흔들리면 안되는 것으로 언뜻 이야기 되지만 삶이란 늘 그렇듯 그럴리가요.
주인공의 가족들이 보여주는 매체에서만 화목한 집, 결국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이혼 등의 요소가 그런 혼란의 결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역시 결혼으로 여러 문제를 해결한 듯 보이지만 그 역시도 아직 과정에 서있을테고 그 반증이 사촌 동생의 결혼 생활일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굳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대와 경제 발전 속 어디서나 이루어지는 일이죠. 특히 배경인 싱가포르라는 아시아 선진국에서 좀 더 잘 드러나는 것일테죠. 그래서 어느 나라에서도 받아들이게 되는 듯 합니다.
*꾸준히 비교된 국내 드라마와의 차이는 이러한 내용을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일 듯요 ^^
아마도 이걸 비장미 넘치는 느린 음악에 무거운 대사와 에피소드로 끌고 갔다면 아침 드라마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이 영화는 재즈 스타일의 음악이 전반에 흐르는 속에 주연 조연할 것 없이 유쾌한 모습을 보여 비슷한 내용을 전혀 다른 분위기로 풀어낸것 같습니다.
이처럼 이 영화는 지극히 로코다운 스토리와 전개 위에 아시아라는 완전히 낯선 환경을 두고 시종일관 재치있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주인공이 모두 아시아인이라는 점이 강조되는데 그건 결국 이런 아시아의 환경을 100% 반영한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로코가 딱히 관심 장르가 아니더라도 잘 만들어진 유쾌한 아시아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고 봐도 충분히 의미있는 관람이 될 듯 합니다.
gv를 통해 음악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따로 작성하려구요 :)
뻔해 보일 수 있는 영화를 아시아라는 전혀 다른 환경 속에 시종일관 재치있고 유쾌하게 풀어낸 이 영화, 가을에 꼭 한 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어제 시사 후기는 크레이지 리치 익무인 다크맨님 진행샷으로 참석 인증을 겸해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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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할리우드 영화에서 묘사되는 아시아는 오리엔탈리즘 판타지로 점철되었지만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원작자 케빈 콴은 싱가포르 출신이라서 이런 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봅니다. 게다가 존 추 감독도 그런 점을 잘 살려서 연출했다고 보구요. 그리고 영화속에서 그려지는 갈등을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의 시선을 통해서 보였다는 점은 참으로 인상적이면서 신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