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타: 배틀 엔젤' 웨타 디지털 프레젠테이션, 기자간담회 정리(2부)
웨타 측은 알리타의 눈 표현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데, CG 작업자들이 두려워하는 클로즈업 장면도 자신 있게 공개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라고 자랑했습니다.
눈의 홍채 등 해부학적 연구를 통해, 눈 안의 섬유질 하나하나를 다 구현하고 시뮬레이션했다고 합니다.
<반지의 제왕> 캐릭터 ‘골룸’의 눈과 비교해서 오브젝트 개수가 320배나 증가했고, 그 결과 3D 오브젝트들을 2D 영상으로 렌더링할 때 엄청난 연산이 필요했습니다.
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고철도시’ 세트장은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집 근처에 3천 평 규모로 지었는데요. 실제 거리들과 유사하게 2층 이상의 건물들로 구성했습니다.
남미 파나마에 있는 실제 도시를 모델로 해서 만들었는데,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거리의 풍경들은 햇빛과 먼지들까지 웨타의 독자적인 기술로 모두 시뮬레이션화해 구현했습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과 스탭들은 그린 혹은 블루 스크린이 아닌 실제 공간처럼 촬영장을 꾸며서, 연기자들이 상상력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려고 배려했습니다.
로사가 연기하는 디지털 캐릭터 알리타와 상대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자연스러워야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다고 합니다.
액션 장면의 경우 우선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콘티로 먼저 장면을 구상한 뒤...(로드리게즈 감독의 그림 솜씨 대단해요)
사전시각화(프리비주얼라이제이션) 영상을 만든 뒤, 그것을 기초로 연기자들이 연기를 하면 퍼포먼스 캡쳐로 동작을 따오고, CG 애니메이터들이 움직임을 다듬어서 영상을 완성시킵니다.
제작자 제임스 카메론과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원작 만화의 장면들을 중요시해서 그것을 최대한 재현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재밌는 트리비아 정보 하나를 알려줬습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거리 악사(양팔이 사이보그 의수)의 기타 연주는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직접 연기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종료 후 기자 간담회에서 오고간 질문과 답변들입니다.
웨타는 타협하지 않는다.
Q: 알리타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특별히 신경을 썼던 부분은?
김기범: 컨셉 디자인을 기초로 알리타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작업하던 중 제임스 카메론과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계속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불쾌한 골짜기’ 효과라는 것인데 CG로 인간 같은 캐릭터를 만들었을 때 조금이라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동물 같은 캐릭터를 만들면 쉽게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가 항상 보아오던 여동생 같은 캐릭터면 사람들 눈에 어색함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연기자 로사가 가진 신체의 해부학적 구조를 최대한 재현했다. 눈꼬리의 구조, 홍채, 동공 등을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살려서 데이터 입력을 했더니 어색함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마이크 코젠스: 알리타의 표정을 만들어내는 데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화할 때의 미묘한 얼굴 변화, 뉘앙스 등으로 감정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느끼는데, 정말로 설득력을 갖게 하려면 세세한 부분들을 다 살려야 했다.
Q: 알리타를 연기한 로사 살라자르라는 어떻게 캐스팅된 건가? 혁신적인 디지털 영상을 만들기 위해 연기자에게 특별히 주문한 게 있다면?
김기범: 로버트 로드리게즈와 제임스 카메론이 그의 오디션을 보고 강렬한 이미지를 가졌다고 생각해서 캐스팅했다고 들었다. 그녀의 이미지 덕분에 우리도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우리가 진정 원했던 것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데 있어서 시각효과라는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흔히 ‘CG로 다 표현하면 되지 배우가 굳이 필요한가?’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기술적으로 그러한 준비는 돼 있다. 하지만 배우가 가진 개성과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에서 나오는 애드리브를 모두 캡쳐해 그것을 영화로 표현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였다고 생각한다.
마이크 코젠스: 배우야 말로 우리의 CG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배우가 빠진다면)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한 채 하얀 도화지만 가지고 작업하는 식이나 마찬가지다.
김기범: 로사에게 특정한 연기를 요청하지 않았다. 로사의 본모습 그대로가 드러나길 원했고 그것을 알리타에 투영해서 표현했다. 배우가 어떠한 제약도 없이 연기하는 게 중요했다.
마이크 코젠스: 로사가 알리타를 연기하면서 그 과장에서 발견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기억이 없던 알리타가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고 변화하는 것을 로사가 느껴야 했으니까
사회자: 로사 없이는 알리타도 없었다는 이야기인가?
마이크 코젠스: 그렇다.
Q: 알리타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모두 시뮬레이션했다고 했는데, 하나의 움직임을 표현할 때 알리타의 모든 동작들과 얼굴의 움직임을 한꺼번에 렌더링한 것인가?
김기범: 제작 영상을 보면 빠르게 구현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많은 단계가 필요하다. 안구 부분 따로, 퍼포먼스 캡쳐를 통한 몸동작 따로, 표정 따로, 머리의 움직임에 따른 머리카락 반응 따로 순차적으로 작업했다. 또 그 사이에 이것저것 수정도 많았고. 만약 그것이 한꺼번에 되는 툴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구매하고 싶다. (웃음)
Q: 김기범 감독은 외국의 CG 회사에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
김기범: 처음에는 ‘영구아트무비’에서 <디 워>를 작업했고, 그 영상 데모를 ILM에 제출해서 입사했다. 거기서 많은 작업들을 한 뒤 웨타 디지털로 갔는데, 그곳으로 옮긴 가장 큰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이 친구들은 어떻게 작업하는 걸까? 어떤 마법을 갖고 있는 건가?” 등. 와이프에게는 봉급이 더 오른다고 설득했지만...
사회자: 봉급은 안 올랐나?
김기범: 약간 올라갔다. (웃음)
Q: <알리타>의 시각효과 작업은 어떤 점에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나?
김기범: 현재 CG 기술로 나이든 배우를 젊어보이게 한다는 식의 작업은 이미 실현되었지만, <알리타>에서는 그보다 더 나아가서 CG 캐릭터가 다른 실사 캐릭터들과 유기적으로 교류하며 성장해나간다. 처음에는 기억이 없어서 순수하기만 했던 캐릭터가 갑자기 폭력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고, 또 대화 없이 침묵하는 장면들도 많다. 관객들이 만화 같은 캐릭터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표현하려고 했다.
그렇게 변화하는 알리타의 컷이 총 2천 컷이 넘어가는데, 그 모든 데이터들을 관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의 배경과 캐릭터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 와중에 클라이언트의 지적으로 수정하고 컨펌 받고, 배우들의 연기를 캡쳐해서 구현하는 과들에서 엄청난 데이터들이 쌓이는데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도전적이었고 혁명적인 작업이었다. 웨타에서 일하면서 느낀 자부심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스튜디오에서는 효율, 예산에 얽매이곤 했는데, <알리타>는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며 만들었다.
마이크 코젠스: 우리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제임스 카메론은 처음에 원작 만화를 당시 기술로는 못 만든다고 여겼는데, 지금은 많은 기술적 진전 덕분에 만들 수 있었다.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결과를 볼 수 있게 돼서 기쁘다.
Q: 원작 만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그로테스크한 묘사도 많았던 원작에 비해서 비주얼들이 밝아 보이는 것 같다. 그것은 제임스 카메론의 주문이었나?
김기범: 컨셉 아트 등으로 전달받은 내용은, 작품의 배경을 너무 디스토피아적으로 표현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남미의 파나마를 모델로 촬영을 했고, 수백 년 뒤 사이보그 기술이 발달한 미래지만 현실적인 거리의 풍경을 구현하려 했다. 기계가 모든 걸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를 묘사하려 한 건 아니다.
마이크 코젠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원작을 가지고 각본을 만들면서 그의 비전을 균형 있게 전달하려 했다. 원작 코믹스에도 담긴 활동적이며 와일드한 이미지를 차용해서 촬영했다.
Q: 최신 기술로 태양광까지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했다고 하는데, 그러한 웨타의 기술력이 다른 시각효과 회사들과 비교해서 독보적인 이유가 있다면?
김기범: 우리는 영화 작업을 하면서 필요한 어떠한 효과가 있을 때, 자체 R&D팀과 의논해서 매주 업데이트한다. 매주 그런 작업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기술을 계속 개선해나간다. 때문에 제작 초반과 후반의 기술이 달라진다. 영화에 표현된 대기 효과도 처음에는 연산 시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려 했지만 기술팀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개선하여 구현할 수 있었다.
마이크 코젠스: 우리 웨타는 엄청난 시각효과를 이뤄냈고, 감독과 계속 협의하면서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비전을 만들어내는 회사다. 그래서 우리 회사가 흥미롭고,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캐릭터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회자: 마지막으로 영화 팬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마이크 코젠스: 우리가 만든 캐릭터를 여러분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 극장에 많이들 와서 봐주시고 알리타와 사랑에 빠졌으면 한다.
김기범: 자부심을 가진 혁명적인 작품이다. 특히 ‘모터볼’ 장면은 IMAX로 보는 걸 추천한다. 그 장면만 IMAX로 본다 해도 가치가 충분할 거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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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솜씨도 엄청나네요
눈 진짜 사진같아요 ㄷㄷ
타협하지 않는다 라는 정신이 멋있습니다.. 아맥에서 볼 결과물이 정말 궁금해집니다
모터볼장면 맛보기는 진짜 대단했습니다...
와 그림 정말 디테일 장난아니네요.. ㅠㅠ 아맥으로 어서 보고싶어요!!
로드리게즈감독 콘티가 원작을 연상케하네요. 정말 알찬 내용입니다.
크.. 이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ㅠㅠ 빨리 IMAX 3D 보고싶어요!!
아맥으로 볼게요!!
두번 볼게요!!
두근두근 합니다!!
타협하지 않는다....캬 답 나왔네요
개봉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글이네요. 감사하게 읽고 갑니다!
읽기만해도 엄청 재밌는 내용이 많네요.
사실 대단한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막상 읽고나니까
기술때문에라도 아이맥스로 꼭 관람해야겠어요.
생동감 기술력에 박수를 보내요!!! 대단하세요
보고나서 이글을 다시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맥으로 꼭 볼게요
웨타의 ‘타협하지 않는다’ 라는 모토랑 ‘필요한 기술이 있으면 매주 업데이트 해서 적용한다’라는 내용에서 장인 정신이 느껴집니다. 2d로 봐서 아쉬웠는데 오늘 3d 로 보러 갈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네요!!
블루레이에 간담회에서 했던 자료들이 나왔으면 좋겠네요ㅠㅠ진짜 값진 사진들이에요!! 잘 봤습니다ㅎ
고맙습니다^^
아 이거 또 봐야겠네요.
아이맥스로 꼭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비로운 눈을 표현한 점이 가장 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