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랜드] 간략후기
영화 <투모로우랜드>를 아이맥스로 보았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팔자 좋은 소리다' 혹은 '맞아, 일리 있는 말이지'라는 식으로 말이죠. 저는 후자였습니다.
<투모로우랜드>는 기본적으로 옛날에는 종종 찾아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찾기 힘든 '착하고 밝은 SF'를 지향합니다.
그에 따라 영화 속 미래의 모습은 디스토피아와 상극에 있는 유토피아의 모습으로 그려지는데요,
마치 어렸을 적 '과학상상화 그리기 대회'에서 그릴 법했을 미래 도시의 풍경이
할리우드의 최첨단 테크놀러지로 구현된 광경을 목격하는 쾌감이 쏠쏠합니다.
여러 영화에서 규모와 속도감을 그리는 데 매우 능통했던 브래드 버드 감독답게
그 풍경의 스펙터클과 스릴감이 극대화된 것도 인상적이고요.
(오죽하면 어린이 발명왕의 발명품 실험 장면조차도 대단히 다이내믹합니다.)
그래서 미래 도시의 우울함에 센치해지곤 하던 어두운 SF영화들과 달리,
신기함 어린 시선이 러닝타임 내내 스크린으로 향합니다.
디즈니랜드 내 놀이기구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답게 연출 또한 놀이기구에 탑승하듯,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하듯 시야가 점점 넓어지는 전개여서
다음엔 어떤 신기한 장면들이 나올까 기대되기도 합니다.
단순히 이런 부분으로만 봐도 <투모로우랜드>는 모처럼 미래에 대해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아닌 기대감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희망찬 놀이기구 같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투모로우랜드>는 그 이상의 목소리를 냅니다.
음울한 현재와 미래의 심각성을 즐겨 다루는 요즘의 매체들에 대중은 어쩌면
거기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기보다 '어차피 망하는 거...'라는 식으로 내심 즐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거죠.
인간은 절망적인 상황을 제시하면 정신을 차리기보다 거기에 무력하게 몸을 맡기게 마련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책임 있는 사람들은
절망의 메시지보다는 희망과 가능성이 어린 순간들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영화의 메시지는 분명 생각해 볼 만 합니다.
세상이 점점 험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지나친 낙관주의가 아니냐는 반감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단 0.005%의 가능성이라도 그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없다는 게 아니라 말하는 영화의 태도는
한편으로 그동안 등한시해왔던 미래에의 희망을 새삼 되새겨봐야겠다 싶어 따뜻하게도 와닿았습니다.
(다만 이런 의미있는 메시지와 이야기가 융합되기보다 좀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어쩌면 밝은 상상력으로 세계적인 문화 공장을 만들어온 디즈니이기에 더 가능한 메시지겠죠.
그러면서도 브래드 버드 감독 특유의 밝은 에너지 또한 함께 느껴졌습니다.
매우 밝은 톤 때문에 마냥 아동용 SF영화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발랄했던 유년기와 지친 현재가 대비되는 주인공 조지 클루니의 모습은
이 영화의 목소리가 어른들에게 좀 더 크게 향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게 했습니다.
꿈과 미래에 대해 모르거나 잊고 있었던 걸 다시 발견해야 하는 건 어쩌면 어른들이 더 절실할테니까요.
평가가 많이 나뉘고 있다곤 하지만, 개인적으론 <투모로우랜드>를 보고 난 후
브래드 버드 감독에 대한 애정과 기대감은 조금도 식지 않았습니다.
+ 미래 도시의 현장감이 강조된 장면이 많아, 아이맥스 등 큰 화면에서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이맥스 상영시 스크린에 꽉 차게 화면이 나와 몰입도도 좋습니다.
+ <인크레더블>, <아이언 자이언트> 이스터 에그에 <스타워즈> 깨알 홍보까지 들어 있습니다.
+ 익무의 은혜 덕에 내일 보게 될 <샌 안드레아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와 지향하는 바가 거의 상극에 있는 '절망적 재난'이 담긴 영화네요.
추천인 4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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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적이고...주인공들이 착하고 이쁘고...참 좋았어요.
같이 간 친구가, 이렇게 밝은 영화는 몇 년만에 보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생각해보니까 정말 그랬어요.
밝은 영화..참 좋더라구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음... 호불호가 심하네여...
기대가 됐다 안됐다...
저도 어제 봤습니다... 볼거리는 많은 착한 SF 더군요...
근데 제가 어제 보다가.. 급한 일이 있어서 10분정도 놓쳤어요..
(상영관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하고 와야했음...T.T.)
조지클루니가 미래로 다시 가서 닥터하우스 만나는 순간에 나갔네요.....
들어오니까 유배시킨다고 차원문 열고 열심히 싸우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조지클루니가 뭘 만들어서 왜 쫓겨났는지 모르겠어요...T.T
스포가 된다면.. 쪽지로라도 좀 알려주시면 감사.....
아 그러고보니 어딜 타고 오르락내리락하거나 격하게 이동하는 등 4D로도 즐길 구석이 꽤 있는 영화네요. 4D로도 적절할 듯 싶습니다.
영화가 주는 교훈은 정말 간결하고 정확했어요
극장과 집이 보도로 20분 거리인데 걸어가면서 영화보단 제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게 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