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포] 익무시사/차이콥스키의 아내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호두까기 인형을 작곡한 러시아의 대표 작곡가인 표트르 차이콥스키,
그런 그는 9살 연하에 음악원 제자인 안토니나 밀류코바의 열정적이고 집착어린 구애 끝에 결혼을 허락했으나 남자를 향한 성지향성으로 인해 그녀와의 결혼은 3개월만에 파탄상태에 이르릅니다.
하지만 남성에 속한(투표권이 없었고, 남편이 없이는 여권을 발급받을 수 없어 여행도 불가) 지위를 가진 안토니나는 차이콥스키의 아내라는 위치를 포기할 수 없었기에 이혼없이 서류상으로만 부부인 상태로 지내게 됩니다.
3개월 만에 일을 핑계로 집을 떠난 차이콥스키는 병이 있다는 이유로 집으로 더 이상 돌아오지 않고 그녀는 끊임없는 이혼 요구를 맞이하게 되죠.
영화의 전반부는 비교적 평화로웠기에 좀 졸린 지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밀류코바의 집착과 차이콥스키의 성 지향성은 다분히 드러나고 있었죠.
하지만 중반부를 거쳐 밀류코바의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를 상황과 마치 연극무대처럼 관객과 소통하는 그들의 연기는 점차 영화 안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기 시작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어쩐지 이 영화가 밀류코바라는 여자가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미쳐가는 과정을 그린 한편의 사이코드라마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요.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을 보면 더 그런 심증을 굳히게 되기도 하고요.
영화적 연출은 강렬하지는 않지만 나름 독특한 구성을 취한 것 같았습니다.
상술했듯이 관객과 간혹가다 눈을 마주치거나 강렬하게 스크린 밖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나 어떤 특정 장면을 지나면(어딘가 앉았다 일어나거나 코너를 돌면) 바뀌는 전체적인 배경이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주죠.
그런데 이 연출이 그렇게 어색하지 않은데다 후반으로 갈수록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밀류코바의 상황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아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습니다.
다만 영화 중반 이후부터 수시로 높은 수위의 노출신과 연출이 등장하다보니 연인/가족이 관람하기에는 좀 불편한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영화 내에서 밀류코바의 행동은 사랑이었을까요? 명예였을까요?
전 돌아오지 않는 차이콥스키를 끊임없이 갈구하며 그의 아내임을 설파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사랑도 느껴졌지만 당시 러시아의 여성인권에 비춰봤을 때 차이콥스키의 아내라는 위치를 포기할 수 없었던 명예욕도 다분히 느껴졌습니다.
초반 이후 오디오 싱크 문제로 상당히 거슬리기는 했지만 대사가 거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참고 자막으로 볼 만했습니다...만 무던한 저도 그 정도로 거슬렸다면 예민한 분들에겐 상당히 괴로운 시간이었을 수 있어 보였어요.
어쨌든 전반부를 좀 놓치기도 했고, 개봉하면 다시 한번 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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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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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친구끼리 가는게 좀 덜 민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ㅎ
싱크의 경우 입다물고 있는데 소리나는 건 좀 이상하게 느껴지긴 하더라고요.
게이 남편 때문에 속끓이는 얘기였네요. ㅎㅎ
정교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혼이 어렵기는 하지만 서류 다 준비돼서 사인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수위가 꽤 높군요. 오디오 싱크 안 맞았다면 저라면 엄청나게 거슬려서 못 봤을 텐데,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