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국산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 좀 해봤습니다.
요즘 핫한 콘솔 게임이죠. 섹시한 여캐릭터의 화려한 액션 어드벤쳐...
보기 드문 국산 콘솔 게임이란 점에 좀 선입견 갖고 있었는데, 게임 초반 맛보기로 즐길 수 있는 데모 버전 해보니 생각보다 액션이 꽤 쫀쫀하게 잘 나와서 정식판 좀 해봤습니다.
일단 액션이 좋습니다. 일본 게임 <세키로>와 미국 게임 <스타워즈 제다이> 시리즈의 중간 정도 난이도와 메커니즘이네요.
적이 나타났을 때 주인공이 할 수 있는 행동으로 크게 3가지, 공격, 패링, 카운터가 있습니다. 적이 가만히 있을 때는 당연히 때려야 하고, 적이 공격하면 타이밍 맞게 방어 버튼을 누르면 패링(튕기기)을 할 수 있는데, 그 이펙트가 굉장히 화려해요. 때리는 것보다 패링이 더 손맛이 좋을 정돕니다. 패링을 자주 성공시키면 필살기 게이지가 차올라서 강력한 필살기 공격을 할 수 있고요. 그리고 적이 때때로 가드 불가 공격을 하는데, 여기서 마찬가지로 버튼을 타이밍 좋게 누르면 적의 공격을 무시하면서, 역공할 수 있는 강력한 카운터 기술을 쓸 수 있어요. 이 기술들의 어렵지 않게 구사하여<세키로>보다는 훨씬 쉽게 적들을 유린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았던 <제다이> 시리즈보다는 좀 더 까다로우면서도 타격감이 좋아서 전투하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논란이 된 캐릭터들의 지나치게 성적 대상화(섹시하게)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PC주의가 팽배한 서구권에선 상당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그건 게임 하는 사람의 취향에 달린 거고, 그런 섹시함, 미모의 여캐를 선호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큰 장점이죠.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의 외모가 지나치게 K팝 아이돌스럽고, 턱을 특히 심하게 깎아서 강남 의느님 손길이 느껴지는 게 약간 아쉽긴 하지만요.
제 개인 취향일 수 있지만 가장 거슬렸던 부분은 일본 문화(서브컬쳐)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은 점입니다. 국산 게임이니 꼭 한국의 얼을 담아서 만들라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 게임은 한국인이 만들었음에도 일본식 스토리, 일본식 캐릭터, 일본 서브컬쳐 풍의 미학이 바탕에 깔렸습니다. 가장 심한 부분으로 대사들이 매끄럽지가 못한데(한국어 더빙인데도), 이건 마치 일본어로 오리지널 대본을 만든 뒤 그것을 기본으로 한국어로 번역하고 옮긴 듯한 '일본어 번역투' 대사들이에요. 게임 개발자 김형태라는 분이 일본 문화에 상당히 심취했다고는 들었는데,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습니다. 대사, 캐릭터들의 행동, 말투, 모든 게 일본 애니메이션, 게임, 라이트노벨 스타일이죠. 세계관 역시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영향이 짙게 배여있고, 심지어 <에반게리온>을 오마주한 용어, 설정도 담겼어요. 미국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매트릭스> 영향도 보이지만,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이 게임은 90% 이상 일본 문화의 산물로 여겨집니다. 특히 중2병 십대 취향으로 말이죠. 좀 더 현실감 있고, 어른스러운 스토리의 게임을 좋아한다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죠. 이 게임과 꽤 비슷한 세계관으로 캐릭터가 꽤 좋았던(하지만 액션 시스템은 아쉬웠던) <인슬레이브드>와 비교하면 확실히 무개성의 캐릭터와 독창성, 대사 퀄리티 등이 단점이라고 봅니다. <스텔라 블레이드>와 반대로 주인공의 외모 너프로 까이는(....) 플스 게임 <호라이즌> 시리즈의 깊이 있는 스토리, 개성적인 캐릭터와도 비교되고요.
저의 취향과 다르게 그런 일본 문화의 영향이 딱히 거슬리지 않는다면, 전투 시스템이 상당히 우수하고 전반적인 편의성도 좋아서 액션 게임 마니아라면 추천이고, 일본식 미소녀 액션 게임, 일본 애니 등을 좋아한다면 더더욱 추천하는 바입니다.
golgo
추천인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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