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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같은 감상평 -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

DAIN 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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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하의 내용은 그냥 개인적인 시선의 미정제된 기록일 뿐입니다.

  농담에 가까운 것으로, 딱히 심각한 것이 아니므로 그냥 읽으신 뒤에 잊어주시면 되겠습니다.


 농담 같은 감상평 -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 


 ★★★1/2 


 한 문장 평 : 21세기의 '고래사냥'과 사막의 모비 딕, 그리고 아버지 시체를 팔아 입성한 공주님. 



  - 다른 건 몰라도, 환갑 넘은 노인네가 이렇게 자기 주장이랄까 특색이 강한 물건을 21세기의 산업화된 헐리우드 영화 제작 시스템 속에서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자체가, 

  물건너 양키 영화 공장 쪽이 얼마나 안정적인 제작 체제를 갖추었길래~하는 막연한 부러움이 떠오를 지경입니다. 

  머 그렇게 안정적인(?) 시스템이 있으니 마이클 베이 같은 이름 값만 파는 사람도 먹고 살 수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쨌든 이 영화는 취향은 무지 탈지 모르겠고, 저 자신도 폭력이나 그런 것엔 굉장히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보는 도중에 잠시 기분 나빠질 정도로 '날 것 스러운' 거친 기분이 들기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 모든 걸 무시할 정도로 영화는 일단 닫는 말에 채찍질 하듯이 꾸준히 앞만 보고 달려갑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만족할 정도로 원초적으로 재미있다기엔 유머가 좀 부족하긴 합니다만, 

  폭력 자체에 대한 내성이 있다면 이 영화는 분명히 한번 이상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다만 과거의 매드 맥스 시리즈 와는 확실히 차별되는 영화기도 하고, 리이미지네이션~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과거와 구별되는 요소들을 가지고 과거 시리즈에서 말했던 이야기를 변주하고 있으며, 동시에 현재 시대의 사람들에게 먹힐 만한 '생각'이랄까 의식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시리즈로의 연속성이나 설정 같은 건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기분이고, 그런 요소들과 상관없이 그냥 액션 만으로 즐길 수 있긴 합니다만, 일단 '떠돌이' 부랑자 캐릭터로의 맥스가 본편에선 인상이 좀 약해지기도 했지만, 

  목적 달성후 사라지는 떠돌이~ 캐릭터 컨셉은 과거 미국 영화 속 서부극에서도 일본식 요짐보 물에서도 흔했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본편의 맥스는 철저하게 보조적인 인물이지만 그 만큼 오랫동안 고통을 겪고 무뎌진 만큼 강하게 자기 위치에 충실한 인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맥스의 캐릭터는 남녀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하지 않고 그냥 한국에서도 전설이나 설화 속에서 나오던 '지나가던 선비' 수준의 세계적으로 보편된 위치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티나 터너 같은 사람도 거쳐갔던 매드 맥스 시리즈인데, 이제 와서 딱히 맥스가 인상이 약하고 이야기의 중심 히로인 퓨리오사가 강하게 어필한다고 페미니즘 운운하기도 좀 뭣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 개인적으론 이 영화 관련으로 잠시 과도하게 불었던 바람 같은 페미니즘 논쟁은,

  어째 한국의 평론계가 좀 남성 위주였고 그렇게까지 그 쪽에 관심이 없었다는 반증처럼 보이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좀 심하게 음모론 적으로 비꼬아 말한다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혁명을 찬양하는 이적 영화~취급 받을까봐 무서워서 일부러 평자 층이나 관객 층에서는 그런 요소를 무시하고 페미니즘 논쟁으로 말돌리기를 하고 있는 건가~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그냥 이런 마초 액션 영화~로 생각되는 부류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게 그렇게 이상한 논쟁거리냐 싶기도 하고요.   (애시당초 능력과 상관없이 제일 높은 자리에 공주 하나 앉혀 놓고 있는 나라에서 그런 말 나오기도 우습지 않나 싶을 정도인데…) 


  외려 혁명과 반란의 정의, 또는 그런 강압적인 행위에 의한 체제 변화의 가치~ 같은 걸 묻는 정치적인 해석 쪽이 더 재미있었겠지만, 

  어떤 혁명이나 정권 교체로도 만족할 수가 없는 초인 혁명 조차 바랄 수 없는 국가에선 그런 건 그냥 정치과 대학생들의 농담 거리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질 지경이었습니다만…  

  사실 페미니즘 논쟁을 할려면 오덕쪽 시선에서 봐도 '극장판 싸이코패스' 쪽이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뭐…

  다양한 시선을 이끌어내서 하나의 창작물에 대한 여러가지 관점과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것이 지금의 '뭐가 진짜냐 아니냐' 논쟁보다는 좀 더 나을 것 같긴 한지라…  


  저는 딱히 정치적 노선 같은 걸 주장할 만한 사상적 방향 같은 건 없지만, 약간 빈정거림을 담아서 비틀린 시각의 잡설을 풀어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기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삐딱한 시선입니다… 



  - 일단 이 영화에 대한 개인적 느낌은,   우선 한국 영화로 말하면 '고래사냥' 입니다.  

 과거에 안성기 김수철 나왔던 '고래사냥' 말이지요. 

  다만 여기선 벙어리 소녀 히로인이, 한팔을 잃었지만 전문가로 (각박하고 삐뚤어진) 사회에서 대접받고 있는 전사형 히로인이란 점이 다르고, 

  임모탄은 사실 자기가 구해야 할 존재를 (천국이란 미명으로 속여) 팔아버리는 거지 왕초의 위치이며 최종보스인 셈입니다. 

  그리고, 맥스는 고래는 내 마음 속에 있었어~ 하고 작은 승리를 가지고 마음의 빚을 조금 해소했는지 모르겠지만, 시타델의 안정적인 삶을 등 뒤로 하면서 떠나갑니다. 

  머 고래사냥에서 고향에 돌아간 소녀가 과연 고향에서 환향년 소리 안 듣고 잘 살았는지는 아무래도 상관 없고, 이 영화도 퓨리오사의 혁명 뒤는 그릴 생각 따윈 없는 것처럼 급하게 마무리 하고 휙 끝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국 대중영화 이전의 영문학 쪽으로 말한다면,   이 영화는 사막에서 펼쳐지는 모비딕~입니다. (듄~이라기엔 좀 그럴 것 같고요…)

  별 목적이 없이 그냥 먹고 살려고 포경선을 타는 이슈마일이 맥스 위치면 좋겠지만, 이 영화의 맥스는 태평양 어느 섬의 원주민인 퀴케크의 위치고 주인공과 함께 하며 이끄는 조력자이자 용병의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슈마일이 퓨리오사라고 보면 머 말할 것도 없이 임모탄 조는 에이허브 선장일 껍니다. 

  다만 임모탄은 어떤 의미론 불구가 되었어도 복수 이상의 개인적 성공을 했고 거대한 시타델이란 사회를 이끌고 있지만,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자기 목적을 위해 맹목적으로 폭주하는 삐딱한 모습이 에이하브에 근접한 셈이겠죠. 

  이슈마일이 혼자 살아남아 피쿼드 호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처럼, 살아남아 체제를 바꾼 퓨리오사 체제에서 태어난 누군가가 마지막의 에필로그를 정리한다고 생각하면, 삐딱하지만 대충 생각해 볼만한 비교가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좀 유치하고 빈약한 개인적 정치에 대한 시선(?)으로 보면…, 

  트위터 등에서는 이제 TV조선 같은 종편에서 "퓨리오사와 박근혜의 리더쉽 비교" 같은 거 나오는게,  

 강력한 (페미니즘) 여전사 취급을 받아야 하지 않나~하는 썰이 나오고 있는 캐릭터인 퓨리오사에 대한 '가장 굴욕적인 비평' 아니냐는 농담이 나오는데, 어느 정도는 공감합니다. 

  진짜 종편에서 쓰기 전에 굽시니스트나 장도리 같은 데서 나올까봐 무섭긴 한데… 

  머 정말로 그렇다 치고 볼때, 퓨리오사는 그네공주고~ 

  녹스~를 비롯한 워보이들은 정동영(…)이라던가, 왠지 박쥐처럼 군달까 새누리당 2중대 소리 듣는 야당 인사들 같이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설의 수퍼 히어로~로 우상 취급을 받는 박장군의 시체를, 예수 믿으라는 십자가를 차에 붙인 검은 교회 차량처럼 임모탄의 시체를 고이 흰 천으로 염까지 해서 차 앞에 실어다 놓고서 시타델 사람들을 협박해서 (청와대의) 수문을 열어라~하는,

  그리고 가끔 미사일 쏴주고 대신 총도 쏴주고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적을 상대해주는, 매드 (김)정은이 '나는 농구공 하나만 있으면 됐어, 이제부터 데니스 로드먼을 만나러 갈꺼야' 라고 청와대 입성하는 그네 공주를 내비두고 떠나버리는 결말의 농담이 막 떠올랐을 정도입니다.  


  물론 퓨리오사는 국가를 '절망이란 이름'의 소금 사막으로 돌진시키면서도 나 몰라라~하는 그네공주와 감히 비교될 영역에 있지는 않으니, 이 부분의 내용은 재미없고 재수 없는 농담 이상의 이미는 가지고 있지 않겠죠. 별 의미 없을 겁니다. 


  = 우선 가장 비중이 크고 이야깃거리도 많은 퓨리오사~부터 계속 농담 같은 썰을 풀어 보겠습니다. 

  일단은 고래사냥보다는 모비딕을 비유로 해서 본다면, 

  이번 편에서 사실 상의 주인공 포지션이자 갱생자인 퓨리오사는 '과거에 좋은 곳에 살았기 때문에'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서 탈주 했었다고 하지만,  

 결국 한 팔을 잃고 난 후에 (시타델이란 시스템의) 현실에 굴복했는지 어쨌는지 몰라도, 임모탄의 광신자들 중심의 시타델이란 사회 시스템 안에 적응해서 '전투 트럭'을 모는 전문가로 대접을 받으면서 자기 위치를 활용해서 사건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슈마일보다 먼저 세상을 알기 위해 뛰쳐나왔던 남태평양 원주민 출신의 퀴케크 입장이자 이미 몇번의 죽음과 고뇌를 겪은 맥스의 위치에서 본다면, 

  퓨리오사는 777분의 1배당으로 만족 못하고 275분의 1 배당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무모한 도전에 나선 자기를 과신하는 이슈마일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맥스 조차도 이번 편에서는 초반에 다시 한번 죽음의 위기를 처하고 블러드 팩 취급으로 차 앞에 매달리는 제물처럼 되지만, 이후 되살아난 성자~처럼 활약하며,

  일본 사무라이 영화에서의 요짐보처럼 '진짜로 적을 그룹의 시선 밖에서 처리하고 돌아오는' 연출로 자신이 언젠가 계약이 끝나면 떠나야 하는 '용병' 임을 어필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한번 피의 제물 블러드 팩이 되었던 것처럼 퓨리오사에게 자신의 피를 주고 재현시키는 건, 너무나 뻔한 '이 것은 내 피이다~' 같은 종교적 은유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 보면…

  맥스는 그냥 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자에게 내가 피와 땀을 빌려준다~라는 정도로 힘을 보태고 상황 종료후에는 사라지는 서부극의 떠돌이 요짐보가 변화한 정도입니다. 

  다음 편 매드 맥스가 퓨리오사 시점에서 이어지는 전기적 시퀄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머 그렇지 않다고 해도 맥스의 위치에 딱히 큰 변화 같은 건 없을 것 같습니다만…  

  뭐 결국 영화가 기승전결의 전으로 넘어가면서 과거 동향의 할머니들을 만나지만 (결국 낙원은 없었고) 갈 곳을 잃고 사막의 바다에서 표류하게 된 퓨리오사는, 퀴퀘크의 관에 매달려 살아난 이슈마일처럼 맥스의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제안에 다시 매달리고, 

  시타델에 빈집털이를 시전해서 위기를 겪지만 살아남는데 성공하고 자신의 삶을 바꾸고 결정지어 버린 나쁜 의붓 아버지를 처리해서 개인적인 복수와 시타델의 시스템을 바꿀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렇게 결국 퓨리오사 자신을 (임모탄 자신이 만든) 시스템 속에서 이용하고 나름의 위치를 확보하게 만들어 '안정된 삶' 속에 가두어 버린 임모탄을 치고,  

  그 시체를 앞세워서 청와대…가 아니라 시타델에 입성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단순한 혁명이나 승리가 아니라, 

  시스템 밖에서 데려온 이방인이자 노예를 길러줬더니 뒤통수를 치는 모습이기도 하고, 동시에 자기를 재창조한 '창조주'이자 의붓아버지인 임모탄에 대한 반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패륜아~가 아니라 흔히들 말하는 돌아온 탕아의 귀환이며,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서 내부의 개혁 운운하는 혁명을 가장한 '명분'을 가진 모반이기도 합니다. 

  퓨리오사가 주인공인 프리퀄 만화 이야기나, 영화의 사이드 스토리를 다루는 매드 맥스 게임판의 이야기를 보기 전에 단정하긴 힘들지만,   개인적으론 퓨리오사가 임모탄 조의 숨겨진 딸이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유어 마이 도터~'하는데 '리멤버 미?' 하면서 아버지를 찢어죽이고 그 시체를 차에 걸어서 입성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들라크루와의 승리의 여신처럼 그려지는 여성 리더의 대두보다도, 그 여성 리더가 자기 고집을 꺾지 않고서 소금 사막으로 돌진하는 미친 에이허브 선장 같은 짓을 하지 않는다는 점부터 단순한 성별 구분 이상의 전인적 영웅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고…  

  퓨리오사가 그렇게 도피하게 만든 시스템의 압제자 임모탄이 가진 기득권을 노리면서도 타협이 가능한 최소한의 이성을 가지고, 그 가능성을 살려내기 위해 리더로의 책임감과 함께 행동력을 선보이면서 진짜 행동하는 리더 다운 모습을 확고하게 보여줬다는 점, 

  그리고 그것에 모성 같은 여성만의 특질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여자들 이외에도 남자라도 수용할 수 있는 풍모 등등 여러가지 면에서 볼 때,  

  단순히 어떤 성별이냐가 아니라 어떤 존재인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죽어서 천국에 가겠다고 맹목적으로 날 뛰는 골빈 수컷 워보이들보다는 어떻게든 살아 남으려는 존재로의 여성을 그려냈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는게 무난할 것 같지 않나 싶습니다. 


  정말로 퓨리오사는 자기가 죽어도 자기가 데리고 나온 다른 여자들을 살려낼 생각이었는지는, 이 영화 만으로는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잘 모르겠다' 상태입니다만,  

 다만 퓨리오사 자신이 본래 속해있었어야 하는 시타델 밖의 그룹과 재회하고 결국 그들을 이끌고 그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무모한 도전에 나섰음에도  

  맥스의 설득에 다시 (빈집털이 하려고) 돌아가는 것은, 크게 미화할 것도 아니지만 적절하고 확실한 선택이었고, 그 선택을 관철할 의지와 결심이 확고하다는 것은 영화 내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것은 리더쉽이나 그런 상찬이 붙을 만큼 거창한게 아니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조건 하에서의 당연한 선택이었고, 수치적으로는 낮은 확률이라도 조금이라도 높은 가능성을 가진 쪽으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자, 리더로의 결단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퓨리오사는 그렇다 치고,

 맥스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과거 '고래사냥'의 병태처럼 사건에 휘말려서 고생하다가 다른 사람을 돕고 구한 것으로~ 

  맥스 자신이 (고래사냥의) 병태가 오랫동안 잃었던 '마음 속의 고래'를 되찾았듯이 퀴케그의 자리를 거쳐 '모비 딕'으로의 위치를 되찾고 다시 방랑의 길로 돌아갑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 초반에 블러드 팩으로 차 앞에 매달리는 맥스는, 모 사막 종교의 성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모비딕 등에 매달린 에이허브~를 연상케 하는 과거의 무모하고 치기 넘치는 '매드' 맥스의 모습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휴멍거스 생각나는 철가면과 사슬을 때고 다시 자유를 얻어 본래의 '맥스'로 돌아와서도 한동안 맥스는 말도 없고 (과거에 겪은 일들의?) 후유증에 시달리지만,

  퓨리오사와 손발을 맞춰가면서 '병신' 소리 들으면서 무리에서 겉돌다가도 결국 눈먼 총알 농장 뭐시기를 '무리들의 시선 밖에서' 겨우 처리하고 나서야,

  비로소 더러운 일을 대신하는 대역자이자 용병=요짐보 같은 종래 작품에서의 위치와 역할을 되찾고, 

  영화 마지막에는 폭력이라는 막연한 해결 수단을 맥스가 대표해서 등에 지고 떠나는 것이, 퓨리오사 그룹과 과거 임모탄 그룹의 차이를 조금이라도 더 확고히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외토리 늑대는 멋있어 보이지만 결국 그냥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서 외토리가 되는 것 뿐이라는 어떤 만화의 대사가 있었는데,  

 이 영화의 맥스는 무리에 협력하지만 결국 떠나가야 하는 이방인의 위치이자 일본식 히어로물에서 흔히 보이는 '외부의 요짐보' 또는 고용된 용병에 가까운 '로닌' 같은 위치에 충실한 편이고, 

  또 딱 적당하게 시스템의 새로운 구심점에 협력한 다음 안정되고 평화로운 재구성된 사회 시스템에서 전사나 용병은 원래 없었듯이 떠나가는 위치라는 데에 만족합니다.


   솔직히 극장에서 어떤 사람이 지껄이는 걸 들었는데 맥스가 '미친 놈'인건 (안정된 시스템 안에서) 부귀영화를 누릴 기회를 포기하고 그냥 떠난다는 것~라는 속물적인 농담을 날릴 수도 있습니다.

  퓨리오사 입장에서도 댓가만 치룬다면 확실히 자기 편을 들어줄 인물이지만, 맥스가 그냥 떠나버리는 것으로 철저하게 시타델 내부의 일은 시타델 내부 사람들 만으로 처리하도록 바뀌는 혁명의 성취가 완성되는데…

  예, 어떤 의미론 체 게바라 같은 혁명꾼의 위치입니다만, 정말로 여기서 맥스가 이 영화에서 그려진 작은 성공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안식을 얻었는지는 영화 만으로는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무시당했던) 분노와 살기 위해 달려온 '분노의 길'만 남아 있고, 맥스는 그 길로 돌아갑니다.

    다음에 어떤 이유로 분노해서 MAD 맥스가 될지, 어떤 이유로 이 세계관의 막막함 속에서 다시 싸울지는 현 시점에선 알 수 없겠습니다만… 


  = 어찌되었건 간에 이것저것 두서 없이 헛소리를 풀어 보았는데, 

  스토리나 내용적 측면에서 어찌되었건 간에,  이 영화는 결국 차를 타고 달리면서 펼쳐지는 액션을 중심으로 하는 로드 액션 무비~입니다.

  어떻게 해석하냐는 보는 사람 맘이지만, 재미와 이 영화 내에서 사용된 다양한 코드들의 해석은 일단 액션을 보여주는 곁다리일 뿐이고,  

 맥스도 퓨리오사도 강한 액션을 위해 강한 동기를 갖고 우직하게 밀어 붙이는 힘을 이끌어 내면서 '살짝 머리에 열이 오른' 정도 수준의 광기는 충분하게 그려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가 강한 힘을 갖게 된 건, 그냥 누에 띄이는 영상의 멋, 스턴트의 위험성이나 액션의 강렬함 등으로 대표되는 그런 요소들 뿐이 아니라, 이왕 떠난 몸 끝까지 가는 식으로 쭉 달려버리는 우직한 날 것의 느낌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날 것이란 입장에서 보면 이 작품은 진하고 맛있는 카레 소스입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싫어하는 가정식 카레의 큰 감자나 양파 같은 건데기도 딱히 없고, 그냥 순수하게 카레 소스의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카레에 밥을 말아 먹을 때의 맛을 평하느냐, 빵이나 돈가스~ 스테이크 고기 같은 재료에 소스로 뿌려서 먹을 때의 맛을 평하느냐가, 

  이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라는 영화를 보는 시선의 차이겠지요. 


  밥을 비벼먹는 한국적 시선이라면 그네공주 농담이나 고래사냥 농담으로 퉁치고 넘어갈 수 있고, 스테이크를 생각한다면 오래간만에 하여튼 달리는 액션을 즐기는 거고, 왜쿡식 돈가스를 생각한다면 엘치와 라그가 주인공인 워커 머신 자븐글 같은 농담도 하지 말라는 법도 없겠습니다만… 

  다만 그 카레의 맛이 과거의 매드 맥스 시리즈와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고, 강황이 증가된 요즘 가정식 카레처럼 적당히 편중되었다는 인상도 조금은 있습니다. 


  여전히 사람에 따라서 불편감을 크게 느낄지도 모를 폭력성은 남아 있지만, 

  디지탈 기술의 적절한 응용과 발전된 촬영기술로 더 활극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고공 시점 등의 응용 등에 거대한 모래 폭풍 연출 등등 잘 꾸며진 시츄에이션이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아날로그적 느낌을 논한다면 한국의 '놈놈놈'과 직접 비교하긴 뭐하지만, 놈놈놈이 보물지도를 놓고 먼저 도착하는 경주물이자 추격물이라면, 

  분노의 도로는 exodus=영광의 탈출이자, 혁명기이기도 한 식으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겠군요. 


  어쨌든 CG의 비중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효율과 질감이 달라진다는 것은 확실하고,  

요새 CG 다용의 영화 중에서 공통되기 쉬운 푸른 색조 중심이 아니라 다양한 색조를 극장에서 누리나 했지만,   중간 중간에 위기 상황 등에서 인물에 비추어지는 색광이 어두운 푸른 색의 명암으로 겹쳐지면서 고뇌 같은 걸 그리는 등등에서,  

  시각적인 측면에서 만화적이면서도 적절하게 배분된 미술적인 면면이 21세기의 파편화된 CG와 달리 재대로 먼지와 덩어리가 날리는 아날로그의 날 것 느낌을 살리는데에 충실하게 봉사하고 있다 봅니다.   

  하여튼 언제나 그렇듯이 잡설이 길어졌는데, 결국 중요한 건 이런 영화가 만들어 질 수 있는 헐리웃이란 환경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돈과 돈이 오가며 만들어진 굳건한 시스템 안에서 고용 감독이란 입장이나 스튜디오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주장을 관철하여 뚝심있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강한 자의식'이 예술적인 것에 도달하던가, 

  아니면 상업적인 측면을 위해 팬 들에게 봉사하는 작품이 될 것인가… 


  머 상상하는 데에 돈은 안나갑니다만, 이 영화가 기존 매드 맥스 시리즈 팬들을 만족시키기 보다는 21세기의 영화 관객들에게 이런 유형도 가능해~라고 어필하고 그 감각을 되살리는 데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것은 확실할 것 같습니다. 

  모두가 만족할 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오래간만에 잔꾀 없이 우직하고 힘 찬 영화를 보았다는 기분입니다만, 그게 독주냐 커피냐 그냥 향과 맛만 나는 탄산이냐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습니다. 


  긴 헛소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AIN. 


P.S. : 정치 관련 농담은 어딘가 다른데서 본 오독을 비튼 농담일 뿐일겁니다~



DAIN 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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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시 모처 서식 중.

- 외주 작업 중.

- 다양한 삶의 방법을 공부하고 싶었던, 바보입니다. 

- 약간의 왜쿡 컨텐츠 덕후 기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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