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8
  • 쓰기
  • 검색

폴아웃 (2024) 오랜만에 보는 걸작 SF. 스포일러 아주 약간.

BillEvans
7493 5 8

scenesearch.jpg

images.jpg

 

이 드라마는 딱 이런 느낌이다.

존 포드감독의 걸작인 "수색자"를 레퍼런스로 삼아 만든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황량한 사막을 헤메다니는 다크한 안티히어로. 잔인하고 비정하고 그러면서도

내면적으로 상처입고 황량한 영혼. 가망 없는 목적을 찾아 수십년을 헤메다니는 암울한 여정. 

 

이 드라마에서는 사막 대신, 핵전쟁 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방사능으로 가득한 폐허가 주무대다. 하지만 그 폐허의 모습은 위 사진의 사막과 아주 흡사하다. 

 

이 폐허 위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가망 없는 방랑을 하는 사람들이다. 각자 간절한 이유들이 있다. 

그 목적 때문에 이백년 동안 이 폐허와 방사능 속을 헤메다니는 절망스런 남자가 주인공이다. 딱 "수색자"의 존 웨인 캐릭터다.

 

전성기 마블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드라마 내내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시켜나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가끔씩 느슨하거나 쉬어가는 부분이 

있을 법도 하건만 이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 

 

아주 다른 배경의 인물들이 주인공 그룹을 이룬다. 이들은 방사능으로 가득한 황무지를 각기 다른 이유로 헤메다닌다. 

마카로니웨스턴영화 비슷한 느낌도 난다. 하지만 마카로니웨스턴영화 주인공은 총솜씨가 있고 

권선징악이라는 안심되는 결말도 있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것이 없다. 폭력과 잔인함이 일상생활의 방식이

되어있으며, 이 폭력은 끝없는 고통이 표출되는 한 방식이다. 악역조차도 혼자 안 보이는 데서는 자살하려고 입에 

총구를 쑤셔박는 세계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에서 진정한 악역은 누구일까? 사실 이것이 이 드라마의 주제다. 

 

이 드라마는 아주 미국의 지금 현상황을 상징하고 있다.

부자들은 엘리트의식을 가지고 자기들만의 담을 높이 쌓은 다음 거기 숨어서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방사능으로 가득한 황무지에서 방사능으로 가득한 물을 마시고 도마뱀을 먹고 사는데,

그들은 케익이며 커스터드며 심지어는 캐비어까지 먹는다. 언젠가 방사능이 사라지면 

다시 담으로부터 나와 엘리트가 되어 예전인류세계를 재건하는 데 앞장서리라는 계획은 가지고 말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위기를 낳은 것은 뭐다? 이윤을 추구하느라 모기지대출을 저소득층에게까지 

마구 빌려준 대기업들이다. 경제 내에 위험을 엄청나게 축적시켜 놓고 뻥하고 터지자 

국민들의 세금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착복한 대기업들이다. 돈을 대기업에게 다 빼앗기고 사람들은 가난해진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도시로 나가서 빈민층구역에 몰려들어 바글거리며 산다. 모든 물자가 부족하다. 

책임을 진 대기업은 없다.

사람들이 화가 나서 월스트리트로 몰려들어 시위하자 명품옷을 입고 빌딩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비웃던 것이 대기업 사람들이다. 자기들만의 담을 세워놓고 마치 금융위기라는 것이 없었다는 듯 안락하게 산다.

이 우스꽉스러우면서도 비극적인 세계를 SF쟝르 안에 재현해놓는다. 

 

담장 안에서 태어나,

소박하지만 안락하고 행복하게 소규모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던 세계 속의 주인공이 담장을 나오자 발견한

진실은 이것이다. 

아주 잘 쓰여진 각본이라서 여러가지 주제들을 심도있게 녹여넣으면서도 드라마가 번잡하지 않다. 깔끔하다. 단, 매카시광풍을 연상시키는 공산주의 색출장면은 좀 낡은 감이 있다. 너무 많이 나와서 클리셰화한 감이 있기 때문이다. 

 

상징을 생각하지 않고서라도 이 드라마는 아주 재미있다. 마카로니웨스턴을 SF물로 변환하였기에 모든것이 탄탄하다. 수많은 마카로니웨스턴영화들이 등장해서 확고하게 수립한 클리셰며 줄거리며 하는 것을 드라마 내에 가져왔기 때문이다. 드라마 내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이 나온다. 그래도, SF물로 완벽하게 변환시킨 세계관 속에서 아주 개성적인 인물들이 나와서 개연성 있는 사건들을 벌이자, 이런 것들도 아주 생생하게 살아난다. 새롭게 보인다. 기존 영화의 기계적인 차용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캐릭터들을 잘 살리는 방법을 안다. 처음 몇십분 본 다음, 이 캐릭터는 이런 사람이다 하고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면서도 개성적인 캐릭터들이다. 그리고 선역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악역도 아니다. 이 모순된 세계를 살아가다보니 그렇게 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다들 끝없이 고통 받는다.

 

그러고보니, 서로 괴롭히고 사람들을 죽여대고 했어도, 그들 중 자기욕심을 추구한 사람들은 없다. 순수하게 자기 가치관을 추구한 사람들이다. 위기에 처한 자기 가족을 찾겠다는데,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 지랄맞은 세계에서는, 그러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모가지를 자르고 해야 한다. 주인공이 아무리 순수해도 말이다. 아주 불편한 진실이다. 이런 세계를 만드는 것이 돈벌이가 된다고 생각하는 대기업-권력자들은 또 무엇인가? 너무 음모론스러운 주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 주제는 이제 시작이고, 시즌2에서 본격적으로 이것을 다룬다고 하니 그저 기대가 클 뿐이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5

  • 다크맨
    다크맨

  • 이상건

  • 옥수동돌담길
  • golgo
    golgo
  • 해리엔젤
    해리엔젤

댓글 8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게임으로 재밌게 즐겼던 세계관인데.. 그 원작 게임 배제하고도 잘 만든 드라마인가 봅니다. 기대되네요.^^

18:06
24.04.18.
BillEvans 작성자
golgo
전성기 때 마블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22:02
24.04.18.
BillEvans 작성자
다크맨
상당히 영리하고 감칠 맛 있게 영화를 만드는 법을 아는 것 같았습니다.
15:39
24.04.19.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범죄도시 4] 호불호 후기 모음 3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24.04.24.08:38 24446
HOT 나홍진 감독 [호프] 2026년 개봉? 1 시작 시작 55분 전14:16 611
HOT [스턴트맨] CGV 골든 에그 점수 95% 1 시작 시작 1시간 전14:06 244
HOT 드웨인 존슨, 상습 지각으로 라이언 레이놀즈와 크게 다퉜다? 2 카란 카란 1시간 전14:02 534
HOT '스턴트맨'에 나오는 히트 팝송들 4 golgo golgo 1시간 전13:55 366
HOT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시카리오 3' 하차 2 NeoSun NeoSun 1시간 전13:25 614
HOT 자신 '존윅 4' 핫토이 인증하는 견자단 4 NeoSun NeoSun 2시간 전12:56 648
HOT '무파사' 배리 젠킨스 감독, 영화팬들과 설전 7 golgo golgo 3시간 전11:43 1164
HOT 일본 신오쿠보역 한류 샵에서 파는 마동석 부채 6 카란 카란 2시간 전12:31 671
HOT 넷플릭스 추억 돋게 하네요. 플란다스의 개! 빨강머리 앤!! 7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2:36 473
HOT 커스틴 던스트, 30년 전 함께 연기한 톰 크루즈에게 지금도 ... 12 카란 카란 4시간 전10:18 1747
HOT 다니엘 래드클리프, J.K.롤링 발언에 "정말 슬프다" 4 mcu_dc mcu_dc 2시간 전12:21 1378
HOT 넷플릭스,제시카 알바 액션 스릴러 <트리거 워닝> 첫 ... 3 Tulee Tulee 2시간 전12:15 593
HOT 칼라 구지노,비비안 리 전기물 <더 플로리스트> 출연 2 Tulee Tulee 2시간 전12:14 275
HOT 일본 신주쿠역 <시티헌터> 광고 6 카란 카란 3시간 전11:52 606
HOT '비비스와 버트헤드' 코스프레한 라이언 고슬링&a... 4 카란 카란 3시간 전11:41 330
HOT 5월 신작 소개 | 넷플릭스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0:56 693
HOT 강동원 [설계자] 손익분기점은 255~270만 관객 3 시작 시작 4시간 전10:40 886
HOT <범죄도시4> 신스틸러 조연 스틸 공개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0:08 725
HOT '동조자' 1인 다역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영상 4 golgo golgo 5시간 전09:30 629
1134777
image
카란 카란 1분 전15:10 6
1134776
image
NeoSun NeoSun 4분 전15:07 30
1134775
image
NeoSun NeoSun 10분 전15:01 64
1134774
image
NeoSun NeoSun 30분 전14:41 280
1134773
image
시작 시작 44분 전14:27 177
1134772
image
시작 시작 55분 전14:16 611
1134771
image
중복걸리려나 59분 전14:12 110
1134770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4:10 266
1134769
image
시작 시작 1시간 전14:06 244
1134768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14:02 534
1134767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13:55 366
1134766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51 605
1134765
normal
납득이안가요 납득이안가요 1시간 전13:49 323
113476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38 217
1134763
image
e260 e260 1시간 전13:30 182
1134762
image
e260 e260 1시간 전13:30 175
1134761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25 614
1134760
normal
호오오옹이 1시간 전13:20 273
1134759
image
밀크초코 밀크초코 2시간 전13:08 328
1134758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3:06 148
1134757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3:06 286
1134756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3:05 385
1134755
image
뚠뚠는개미 2시간 전13:04 486
113475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3:03 147
1134753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2:56 648
1134752
normal
라인하르트012 2시간 전12:50 328
1134751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2:40 330
1134750
image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2:36 473
1134749
image
카란 카란 2시간 전12:31 671
1134748
image
mcu_dc mcu_dc 2시간 전12:21 1378
1134747
image
킹치만귀여운걸 킹치만귀여운걸 2시간 전12:16 475
1134746
image
Tulee Tulee 2시간 전12:15 593
113474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2:14 280
1134744
image
Tulee Tulee 2시간 전12:14 275
1134743
image
Tulee Tulee 2시간 전12:14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