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Interstellar, 2014) - 어쨌든 놀란의 영화는 재밌다, 늘 그랬듯이
그저께 화제의 영화 <인터스텔라>의 국내 최초 아이맥스 시사회+ 정재승 박사,박상준 교수님이 함께한 GV를 다녀왔습니다.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는 이 영화, 긴 말 필요 없이 직접 씹어보겠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붕괴된 미래, 인류는 사막화,병충해에 시달리며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립니다. 과거 파일럿이었던 쿠퍼(매튜 메커너히)는 딸 머피와 어떠한 일을 겪은 후, 해체된 줄 알았던 NASA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 프로젝트는 더이상 인간이 살 수 없게 된 지구를 떠나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을 찾는 것이죠. 쿠퍼가 아멜리아(앤 헤서웨이)를 비롯한 연구원들과 함께 전 인류의 운명이 달린 우주로의 여정을 떠나며 거대한 서사가 펼쳐지게 됩니다.
<인셉션>,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터스텔라>는 그의 영화 중 '가장 웅장한 동시에 가장 따뜻한 작품'이었어요. 재미 를 떠나서, GV때 나온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SF영화사에 하나의 발자취를 남길만한 작품'이기도 하구요. 그런 극찬을 받을 수 있는 건 역시 놀란의 뛰어난 연출력 덕분이겠죠? 놀란이 <메멘토>, <프레스티지>에서 보여준 치밀함과 영민함, <인셉션>에서 보여준 상상력이 이번 영화에서 굉장히 잘 어우러졌어요.
일단 저명한 물리학자 킵 쏜이 과학 고문을 맡았고, 놀란 감독의 동생 조나단 놀란이 상대성 이론을 4년동안 공부하고 집필한 영화의 각본 덕에, 영화는 짜임새 있고 과학적으로 제대로 고증이 되어있다는 점이 칭찬할만 하구요. 시각적인 면에서도 관객들을 압도하는 영상미를 선보이지요. 우주에서 펼쳐지는 매 장면 장면들이 장관이예요. 웜홀과 블랙홀을 활용한 신이 인상적이고, 특히 엄청난 크기의 파도가 주인공을 덮치는 부분에서는 아이맥스 효과가 빛을 발해 쩍 벌린 입을 다물기가 힘들었네요. <그래비티>의 시각적 재미와는 또다른 재미가 있어요. 영화의 스토리 면에서는.. 전 탄탄하고 좋았는데 그 점은 호불호 이야기에서 다루도록 해볼까요.
<인터스텔라>는 모두의 극찬을 받을거란 예상과 달리, 미국과 국내 시사회를 거친 후 호불호가 나뉘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어요. 우선, 3시간 가량의 러닝타임 중에 영화의 발단-전개 부분이 좀 지루해요. 1시간 가량은 좀 지루해서 몇 번 하품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영화가 '우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중력 방정식','상대성 이론','웜홀' 등의 어려운 용어가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SF장르를 그닥 좋아라하지 않는 저로서는 조금 따라가기 버겁고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점은 숙지하고 가시는게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 영화의 이야기 면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구요. 누군가는 '지루하지 않은 탄탄한 드라마'라고, 누군가는 '종종 덜컹거리고 너무 감상적이다'라고 얘기하던데 저는 전자 쪽이예요.
이 영화는 놀란의 어떤 영화보다도 '사랑'을 강조한 영화예요. <인셉션>에서 주인공의 부성애가 등장한 바 있지만, <인터스텔라>는 우주라는 배경 속에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거든요. 그 사랑은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기도 하고,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는 이의 사랑이기도 해요. 그런 휴머니즘적 요소가 저는 맘에 들었어요. 절정에 이르러서는 짠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구요. (옆에 남자분이 정말 펑펑 우시더라는) 놀란의 영화들이 어둡고 무겁다는 느낌이 이번 영화가 그의 영화 중 가장 따뜻한 영화라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
총평을 해보자면, 일단 역대급은 아니예요. 완전 강추급은 아니고 추천 정도? 놀란 감독의 최고작은 역시 <다크나이트>라고 생각해요. 제 기준은 다크나이트>>인셉션≥인터스텔라 랄까요? 기대치를 사알짝 낮추고 보시는걸 추천드려요. 그치만 영상미는 역대급! 일반 디지털보다는 아이맥스로 보시면 그 재미가 배가될 것 같구요. 뭐 어찌됐든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잖아요, 별 네개 이상은 돼요. 늘 그랬듯이. 이상 화제의 영화 <인터스텔라>였습니다.
※ 과학적으로 고증이 잘 된 건 사실인데 GV때 교수님과 박사님이 몇몇 부분 옥에 티를 찝어내셨다는. 뭐 영화보는데 크게 지장은 없어요.
※ GV때 많이 나온 이야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이야기.
※ 역시 GV때 '흥미롭고 꽉 찬 영화는 맞으나 많은 분들이 좋게 받아들이실지, 크게 흥행할지 갸웃하게 된다' 라는 말을 정재승 교수님이 하신 걸로 기억하는데. 관객들의 선택은 어떨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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