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모킹제이 1부(2014)
헝거게임은 수잔콜린스의 3권짜리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1편에서 헝거게임에 동생대신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한 캣니스(제니퍼 로렌스) 는 2번의 헝거게임을 거쳐 혁명의 상징이 된다. 소설은 1, 2권에서 헝거게인으로 긴장감을 유발하며, 3권에서 혁명, 전쟁 과정으로 긴장을 불러온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헝거게임이 없는 3권은 전반적으로 생략이 많고, 산만해 별로 영화로 옮기기에 적절하지 못하다. 이런 소설 3권 모킹제이의 내용을 2부로 나눠서 영화화 한 것은 순전히 돈 욕심일 수 밖에 없다. 역시나 모킹제이 파트1은 액션은 배제되고 드라마적인 요소로만 긴장감을 유발하다보니 앞선 1편과 2편에 비해 규모면에서나 이야기의 속도면에서나 긴장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모든 혁명에는 어떤 상징적인 사건이나 인물이 필요하다. 프랑스 대혁명,영국 명예 혁명 등 세계 역사 혁명에서는 어떤 특정한 인물이나 사건이 혁명을 더 크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작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불타 오르게 하는 윤활유가 된다. 헝거게임에서 캣니스는 그 특유의 희생정신과 도전정신 때문에 캐피톨에 대항하는 반군을 결집하는데 결정적인 상징, 모킹제이가 된다. 물론 이번 파트1에서는 캣니스가 모킹제이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는 동기과정을 보여준다.
캣니스가 상징이 된다면, 그것을 만들고 조직화 해나가는 건 13구역,즉 새로운 판엠을 만드려하는 반군의 우두머리 코인 대통령이다. 처음엔 캣니스를 믿지 않지만 그를 받아들이고, 반군을 이끌어 나간다. 이른바 정치를 하는 것인데, 현대 정치와 마찬가지로 매스컴을 통해 더 많은 지지자를 끌어오려고 한다. 어찌 보면 누가 매스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판엠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거다. 단지 캐피톨이 더 우수하고 다양한 방송자원과 무기를 가지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려고 할 뿐이다.
방송과 연설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두려는 두 진영의 노력은 어떤 쪽으로 기울어지는지 명확히 보여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혁명의 상징 모킹제이를 이용해 왜 혁명이 필요한지를 논리적으로 끌어가는 건 반군쪽이다. 캐피톨은 단지 힘으로 그들을 부수고 다스릴 뿐이다.
어쨋건 헝거게임은 큰 틀에서 독재와 민주주의의 대항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고리타분한 논쟁은 여전히 흥미로우며,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여러 비슷한 영화들을 양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런 영화들은 대부분 인간에 대한 존중과 자유의 소중함을 기본으로 독재나 일체주의등의 인간통제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는 공산주의의 실패로 나쁜 체제에 대한 논쟁이 없어진 이유가 크다. 가상공간이라도 민주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체제는 일체주의 밖에 없다. 현재는.
현실의 정치와 매스컴을 영화 속에 끌어들이고, 사랑과 도전정신을 주인공 캐릭터들을 활용해 보여주는데, 특히 그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헝거게임 시리즈는 따뜻한 느낌을 준다. 피타(조쉬 허친슨)와 캣니스의 사랑은 진짜인듯 아닌듯, 따뜻한듯 차가운듯 공기를 바꿔가며 서로를 아끼는 사랑을 보여준다. 결국 이들의 사랑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불씨를 더 피우게 했는지 모르겠다.
아마 헝거게임 시리즈 중 이번 편을 처음 봤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리즈의 관점으로 봤을 때, 이번 모킹제이 1부는 그저 다음편을 위한 다리일 뿐이다. 1편과 2편이 가지고 있던 애틋함과 긴장감이 다음 모킹제이 2부에서는 더 많아질 거라 기대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문안한 편인데, 역시나 제니퍼 로렌스는 그야말로 캣니스가 되어 관객의 마음에 파고드는 연기를 보여준다. 안타깝게 이번 편이 유작인 필립세이모어 호프만은 인상적이지 않지만, 편안한 모습으로 캣니스를 지원한다.
1부의 만듦새에 상관없이 어쨋든. 모킹제이 2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