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빅 히어로 6 (Big Hero 6, 2014)
타이가장관
3436 2 2
뉴질랜드는 원래 12월 26일 정식 개봉(하지만 25일부터 정식 상영 시작) 일요일에 유료 시사회가 있어서 조금 먼저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누가 뉴질랜드라니 L&P 얘기를 꺼냈길래 생각나서 한병 사들고 들어갔습니다.
티켓 인증. 포토티켓 같은 건 지구적으로 촌구석인 이곳에는 없습니다.
국내는 내년 1월 22일 개봉 예정입니다.
이 영화는 마블을 인수한 디즈니 본사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마블사의 캐릭터를 활용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작품인데, 많은 부분이 바뀌었기 때문에 캐릭터 이름과 초안만 영향을 받았다고 보이며 거의 오리지널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물론 겨울왕국하고는 그 특성이 많이 다른 영화이므로 둘을 같은 기준으로 놓고 평하기는 어렵다고 보이며, 이런 특성의 차이로 겨울왕국때 처럼 미친듯한 신드롬을 일으키기는 어렵다고 보입니다. 작품 완성도를 떠나서 말이죠.
그리고 실제 지금까지 개봉한 국가에서의 흥행 성적도 그렇구요.
하기야 흥행 성적 자체는 라이벌들을 보면 아주 준수하죠. 북미에서는 인터스텔라보다 흥행하고 있구요.
단 겨울왕국이 역대급이었으로 거기 비교를 안할 수 없기 때문에...
작품 자체는 매우 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장단점이 어느정도 확실히 예상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기대치가 적절하게 조절된 면도 있지만)
근미래 샌프란쇼코라는 가상의 도시(비공식 설정으로는 샌프란시스코가 1906년 지진으로 대충 망한 뒤에 일본 이민자들이 주축이 되어 재건한 일종의 재팬 타운)를 무대로 천재 소년과 로봇, 공대생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활용해 슈펴 히어로가 되어 도시를 위협하는 수수께끼의 악당에 맞선다...뭐 그런 내용 되겠습니다.
공대생 타다시(국내명은 테디-다니엘 헤니)의 천재 동생인 히로는 형의 의문의 사망 이후 형이 만든 개인 의료용 로봇 베이맥스와 형의 친구들과 힘을 합쳐 형의 죽음의 진실에 접근해 가는데...
영화는 제작진이 꽤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덕분에 상당히 정제되고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히로의 연구가 왜 대단한지 그걸 설명하는 부분이 꽤나 설득력이 있습니다(구현이 과학적으로 되느냐를 떠나서).
더구나 기술적으로 확실히 전에 볼 수 없었던 그런 정교한 장면들이 꽤 나옵니다.
겨울왕국은 무대 공연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배경에 힘을 쓰지 못한 부분이 눈에 띄는데, 이건 그때의 설움을 한번에 날려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압도적인 배경을 자랑합니다.
굉장히 세밀하게 구축된 도시 전체를 거침없이 잡아내는 카메라 워킹은 그 자체로도 상당한 볼거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장르가 장르인 만큼 액션도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다만 일부러 그런 것 같은데 피부 표현은 좀더 애니메이션스럽게 매끈하게 처리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과격한 액션과 다소 비현실적인 과장된 신체비율로 디자인된 캐릭터에 맞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 애니메이션 역시 기대대로 훌륭합니다.
특히 원 두개와 직선 하나로 구성된 얼굴을 가진 베이맥스는 이 영화 최대의 포인트이자 애니메이터들의 도전과제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적이었고 울컥했던 베이맥스의 로켓 피스트 장면
사실상 핵심적인 줄거리와 모든 감동의 순간들은 베이맥스에 의해 이뤄집니다.
전체적으로 베이맥스를 통해 히로가 형이 가졌던 정의롭고 희생적인(트루 러브?) 가치를 배운다는 주제를 갖고 있으므로 베이맥스가 실질적인 주역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전체 진행이 베이맥스와 히로를 중심으로 이뤄지므로, 필연적으로 제한된 러닝타임 속에서 나머지 4명의 비중은 꽤나 낮아지는 면이 있긴 합니다.
사실상 이들이 활약을 하는 것도 기껏해야 각자 3타 정도 때리는 수준인 것 같네요.
대신 디즈니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데, 과거 아틀란티스때처럼 지리멸렬하게 조연들의 사연을 구구절절 나열하지 않고, 과감한 생략과 각 캐릭터의 행동을 통한 암시로 캐릭터성을 구축하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절대적인 양이 적기 때문에 대신 질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는지 저 3타 모두가 강렬한 인상을 주도록 했더군요.
특히 한국인으로 상정하고 디자인되었다는 고고(제이미 정)의 경우 꽤나 인상적입니다.
고고의 막타(?)
왜색이 문제될 것인가?
샌프란쇼코의 자세한 부분을 들여다 보면 일본 도시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
왜색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원작은 왜색 가득한 그런 느낌을 주는지 모르겠는데, 실제 본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을 빼면 그냥 배경 디자인에서 장식적인 요소 정도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을 제외한 두어명밖에 안나오는 다른 일본인 캐릭터는 취급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나마 액션이 본격화 되는 중반을 넘어서면 액션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고...
그정도에도 알러지를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면 큰 문제는 안되지 않나 싶습니다.
허나 왜색 문제는 원작 선정부터 불거지는 문제라 쉽게 말하기는 어렵군요.
개인적으로는 디즈니 작품 최초로 캐릭터 메인 디자인과 수퍼바이징이 전부 한국인에 의해 이뤄진 작품(김시윤님/김상진님)이리는 면도 의의가 있다고 보이며, 디즈니 본사도 미완성본을 한국에서 비밀리에 시사회를 통해 공개, 왜색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는 노력을 보인 바 그점이 문제가 크게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줄거리도 어쩐지 한국에서 먹힐만한 요소가 꽤 있다고 생각되므로 의외로 흥행이 잘 될지도 몰라요.
겨울왕국 후광효과도 있을 것 같구요(시사회도 애들이 엄청나게 왔거든요).
디즈니(코리아)가 홍보를 어떻게 얼마나 하느냐가 관건이 될수도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쿠키 영상에 엄청난 것이 나오므로 쿠키를 놓치면 안됩니다.
그리고 될수 있으면 검색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디즈니 위키나 정식으로 판매되는 동화책등이 스포일러 천지입니다.
작품 자체는 좀 전형적이라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게 진행되지만 다 알고 보면 저처럼 아쉬울 수 있거든요.
샌프란쇼코는 DIY애호가들과 공돌이들에게는 꿈의 도시입니다.
티타늄이나 탄소섬유로 된 물건을 14살짜리도 대충 집에서 3D프린터와 이런저런 장비로 뚝딱뚝딱 만들거든요.
...
말을 잡아라처럼 Feast라는 멍멍이(윈스턴)가 나오는 단편이 있습니다.
멍멍이의 건강이 좀 걱정되는 내용인데, 아웃포커싱을 연출로 매우 잘 이용했다고 보입니다.
멍멍이의 연기는 과연 디즈니 답게 뛰어나구요.
호기심에 쿠키부터 미리 봐버렸네요.^^;
여자 캐릭터 국적도 한국으로 바꿨단 얘기 들었습니다.
국내 개봉이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