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20세기] 이토록 쿨하고 스타일리쉬한 성장영화라니!!!!
이번주 목요일, 익무 덕분에 <우리의 20세기>를 보았습니다.
원제가 20th Century Women 이었기 때문에 페미니즘에 관련된 영화가 아닐까 했는데 실제로 페미니즘 관련 내용이 많이 녹아있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원제가 가진 페미니즘적 시각을, 한국 제목에서는 느낄 수가 없어서 아쉬웠네요.
15살 소년이 '좋은 남자'가 되어가는 법을 주변 사람들(엄마, 여사친, 같은 집에 사는 20대 여성)에게 배우는 과정을 다루었는데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서사가 굉장한 영화가 아니라 그 과정 자체가 스토리인 영화인 것 같았습니다.
요리를 예로 들자면
된장찌개를 맛깔나게 끓이는 법을 배워서 식당을 차렸는데 장사가 잘 되어 대회도 나가고.. 실패도 맛보고.. 이런영화가 아니라
어떤 된장을 써야 된장찌개가 맛있게 되나, 육수에는 뭘 넣어야 되나, 불의 온도는...? 이런 걸 담은 영화 같았거든요.
그래서 어떤 분들에게 두 시간이 지루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영화 시작하고 중반정도 되었을 때 두 분 정도 나가시더라구요.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은 캐릭터는 엄마였어요.
평균보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아들과 세대 차이가 꽤 났고 그로 인해 생기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그녀도 다루기 어려워 했거든요.
그런데 다루기 힘든 점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하는 그녀의 방식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시끄러운 음악을 들어보기도 하고, 자칫 일탈로 보이는 아들의 행동을 '내겐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그 아이의 모습일 뿐'이라며 받아들이는 모습도 놀라웠구요.
분명 아들을 사랑하는 '모성애'가 기반이었겠지만 그녀가 아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방식은 왠지 모르게 좀 더 외부인, 그냥 한 성인으로서 성장통을 겪는 소년을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이었던 것 같아요. 혹은 세대차이가 나는 청소년을 바라보는 중년의 모습이었다던가.
그래서 그녀가 그 갭을 좁혀나가려는 방식이 그렇게 쿨하고 멋져보일 수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세대차이는 엄마와 아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엄마와 20대 여자, 엄마와 여사친 사이에서도 드러나요. 페미니즘에 대한 시각이 너무나 다르고, 성에 대해 자유로운 청년들과 달리 엄마는 그런 주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는 걸 수치스러워 하는 것도 나오구요. 또한 아들이 페미니즘에 빠지는 것도 우려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엄마 또한 세 사람에게서 70년대 젊은이들의 문화를 배우게 됩니다. 접한다는 게 더 맞는 걸까요? 50대에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과정을 겪게되죠.
그 과정에서 엄마와 아들이 투닥투닥 하는데 결국 두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애정이었다는 굉장히 미국적인^^ 주제로 마무리가 되죠.
아들의 성장을 바랐지만 결국 두 사람이 모두 성장한 얘기를 다룬 게 아닐까 싶네요.
영화 잘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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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