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함 대신 진보한 스파이 액션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5) 1500자평
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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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될 내용은 없습니다 재차 삼차 검토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입 회원 여자친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극 중 제임스 본드, 제이슨 본을 언급할 정도로 영화 킹스맨은 기존의 것을 타파하고 조금 더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했습니다. 그들이 가장 높이 성취한 부분을 나열하자면, 같이 몸을 날리는 것 같은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초단위로 쪼갠 박력 있는 편집, <올드보이>의 영감을 받아 롱테이크로 구현한 액션 장면 등 주로 시각적인 부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 한 장면을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감이 오지 않을 정도입니다. 콜린 퍼스의 나이를 감안하면 저 정도의 활력이 과연 대역일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직접 보는 것이 나은 일이죠. 이미 비평계나 관객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니까요.
작가 마크 밀러는 알다시피 <원티드>를 시작으로 자신의 작품을 4번째로 영화화시켰습니다. 정형화된 대중 미디어의 틀을 교묘히 벗어나는 그의 작품들은 영화 감독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는 듯 합니다. 특히 매튜 본 감독과의 협업은 <킥애스1>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본 작품에는 킥애스보다 약 3배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절반 수준의 금액이 들어갔습니다. 돈으로 모든 일을 재단할 수는 없지만, 위 두 작품보다 훨씬 재미있었다고 단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선 두 영화가 없었다면 킹스맨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각각 두 영화의 위태로움과 탄생에 대한 단적인 인상은 마치 킹스맨의 아버지와 어머니와 같습니다.
킹스맨의 주요 흥미 요소를 단 하나만 꼽으라면 전형과의 충돌을 언급할 수 있습니다. 전통의 영국 요원을 대표하는 테일러드 수제 정장은 스냅백과 충돌합니다. 또, 영국은 미국과 그렇고요. 그 외에도 영화라는 틀 안에서 좋은 일을 해야 할 상당수의 인물들이 반대편에 서있죠. 이러한 설정이 기초하지 않았다면, 단지 앞서 서두에서 언급한 시각적인 성취만으로 대단한 영화라고 칭송받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음악은 말할 것도 없지만, 올드 팝(주로 락)의 발굴은 액션 장면을 더 돋보이게 했습니다. 오프닝 크레딧 씬에서 다이어스트레이츠의 머니포나씽(I want my MTV~ 스팅의 목소리죠), 레너드스키너드의 프리버드 등 명곡들이 위화감 없이 어우러진 매칭은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각본은 약간 진부하기도 했죠. 주인공의 성장을 다루는 만큼 선택의 순간에서 무슨 결정을 할지는 뻔했으며, 고난이 오더라도 극복할 것이니 곧 텐션이 떨어지는 효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각 장면들이 기술적으로 강렬하다보니 기대감을 낳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코믹한 부분에서 국내 관객들도 공감해 크게 웃었으나 성적인 농담에서는 웃는 관객 수와 소리가 다소 줄더군요. 물론, 속으로는 웃었을 겁니다. 마지막에는 제임스 본드 영화에 대한 비틀린 오마주가 있더군요. 선물은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라며..
매튜 본 감독과 마크 밀러 작가는 박스 오피스 성적을 보고 2탄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는데, 현재의 박스오피스 성적에서 조금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쪽 동네에서는 국내에서만큼의 돌풍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제이슨 본 영화에 이은 2010년대 스파이 액션 물로 성장하기 위해 관객의 힘이 더 요구되는 때입니다. 기쁘게도 2탄이 제작된다면 감독이 콜린 퍼스와 다시 한 번 뭉치기를 희망한다고 합니다.
속편 나오고
주요 배우들도 다시 나오면 좋겠네요.^^